운명을 바꾸는 감정의 비밀
판도라 킴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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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나는 산후우울증을 꽤 크게 겪었었다.

그 시기를 지나오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단순히 내가 우울하고 지쳤다는 사실만은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불안, 예민함, 무기력, 분노 같은 감정들이 혹시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이의 감정을 돌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 감정과 마주하는 일이기도 했다.

아이가 울 때, 떼를 쓸 때,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나는 아이의 감정보다 먼저 내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에 자주 당황했다.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할까.’

‘내 감정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싶었고, 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조금 더 안정적인 정서를 전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책의 제목은 나에게 꽤 강하게 다가왔다.

<운명을 바꾸는 감정의 비밀>이라니.

처음에는 조금 거창하게 느껴졌다.

감정이 정말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가 매일 느끼는 불안, 분노, 서운함, 죄책감, 무기력 같은 감정들이 단순한 기분을 넘어 삶의 방향까지 바꾼다는 말일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궁금했다.



내가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도 결국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였고, 엄마로서 아이에게 조금 더 건강한 정서적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판도라 킴은 감정을 단순히 억누르거나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저자는 감정을 삶을 움직이는 중요한 에너지이자, 자신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바꾸는 도구로 바라본다.

유튜브, 팬카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여러 채널을 통해 감정과 무의식, 내면 치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도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스스로 삶을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는 그동안 감정을 너무 자주 ‘문제’로만 여겨왔다는 것이었다.

화가 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불안하면 약한 사람 같았고,

질투나 서운함이 올라오면 스스로를 못난 사람처럼 느꼈다.

특히 엄마가 된 이후에는 더 그랬다.

엄마니까 더 참고, 더 성숙해야 하고, 더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 앞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그 감정을 이해하기보다 누르려고 했다.



하지만 감정은 누른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억눌린 감정은 어느 순간 더 큰 짜증이나 분노, 무기력으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감정을 없애야 할 문제로 보지 않는다.

감정이 올라오는 이유를 바라보라고 말한다.

감정은 나를 망치기 위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내면의 신호일 수 있다는 관점이다.

내 감정에는 늘 평가가 먼저였다.

왜 이것밖에 못 참느냐고, 왜 또 흔들리냐고, 왜 이렇게 예민하냐고 나를 다그쳤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감정은 판단하기 전에 먼저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은 나를 벌주기 위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서 상처받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감정은 단순히 그날의 기분으로 끝나지 않는다.

불안한 마음은 자꾸 확인하게 만들고,

분노는 관계를 밀어내게 만들고, 열등감은 나를 방어적으로 만들고,

서운함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비틀어 표현하게 만든다.

감정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선택을 만들고, 선택은 결국 삶의 방향을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감정이 운명을 바꾼다는 말은 완전히 허황된 말만은 아니었다.

내가 반복해서 느끼는 감정, 그 감정에서 비롯된 선택, 그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삶의 흐름이라고 생각하면 이 제목은 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 감정의 반복 패턴에 대해 생각했다.

왜 나는 어떤 말에는 유난히 크게 상처받는지,

왜 아이의 작은 행동에도 갑자기 화가 올라오는지,

왜 아무 일도 아닌 척하면서도 마음속에는 서운함이 오래 남는지.

그 감정의 뿌리를 들여다보는 일은 쉽지 않다.

때로는 내가 외면하고 싶었던 내 모습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피하면 감정은 계속 비슷한 방식으로 반복된다.

육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에게 화를 낸 뒤 후회하는 날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다음에는 화내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단순한 다짐만으로는 잘 바뀌지 않았다.

왜냐하면 화라는 감정 뒤에는 피로, 부담감, 인정받고 싶은 마음, 혼자 감당하고 있다는 억울함 같은 더 깊은 감정들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감정만 누르려고 하면 결국 비슷한 상황에서 다시 무너진다.

하지만 그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알아차리면, 적어도 이전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볼 수 있다.

아이에게 바로 소리치기 전에 한 번 멈추는 것.

내가 지금 화가 난 건 아이 때문만이 아니라 내가 너무 지쳤기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것.

아이에게 사과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것.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오늘 많이 힘들었지'라고 말해주는 것.

어쩌면 감정을 바꾼다는 것은 억지로 긍정적인 생각만 하라는 뜻이 아닐 것이다.

내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오래된 반응 방식을 알아차리고, 같은 상황에서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해보는 일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감정을 다루는 기술서라기보다, 감정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다.

<운명을 바꾸는 감정의 비밀>은 심리학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학술서라기보다는, 감정과 무의식, 에너지, 내면 치유를 연결해 설명하는 자기이해형 자기계발서이다. 그래서 과학적 근거가 촘촘한 감정조절 심리학 책을 기대한다면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운명’, ‘무의식 정화’, ‘의식 확장’ 같은 표현은 독자에 따라 조금 영성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나 역시 그런 표현들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 감정 상태를 바라보는 하나의 은유로 읽는 편이 더 자연스러웠다.

감정의 에너지라는 표현을 과학적 개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가 자주 머무는 감정이 결국 나의 사고방식과 선택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로 이해했을 때 훨씬 잘 읽혔다.

엄마가 된 이후 나는 아이의 감정을 더 잘 읽어주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그 전에 내 감정도 조금 더 다정하게 읽어주고 싶다.

내 감정을 이해하는 일이 결국 나를 바꾸고, 나의 반응을 바꾸고, 아이와의 관계를 바꾸고, 어쩌면 우리 삶의 작은 방향까지 바꿀 수 있을 테니까.

감정은 나를 흔드는 적이 아니라,

어쩌면 내가 나에게 보내는 가장 솔직한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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