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과 저것
아리아나 파피니 지음, 김현주 옮김 / 분홍고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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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귀여운 듯하면서도 어딘가 묘하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표지와, <이것과 저것> 이라는 단순하지만 심상치 않은 제목.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마치 어떤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이탈리아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리아나 파피니의 작품이다.
파피니는 글과 그림을 모두 직접 작업하는 작가로, 감정과 인간 관계를 상징적인 이야기와 강렬한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그림책들은 단순한 어린이 이야기를 넘어 인간 사회와 관계,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많다.

<이것과 저것> 역시 그런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책이다.

이야기는 '이것들’과 ‘저것들’이라는 두 집단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서로 다른 존재인 이것들과 저것들은 서로를 경계하며 바라보고, 심지어는 먹으려 하기도 하고, 먹히기 전에 즐기며 살기도 한다.
처음 이 장면을 읽을 때는 어딘가 불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 이유는 어쩌면 이 이야기가 동물 세계의 먹고 먹히는 관계를 넘어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모습과 닮았다고 느껴서일까.
서로 다른 집단을 경계하고 경쟁하며 때로는 상대를 이기려 하는 모습.
그 모습이 마치 우리 사회의 단면을 비추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야기는 '이것과 저것들'의 새끼들이 서로 편견없이 친구가 되며 함께 어울리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니,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이것이었다.
“왜 먹어?”
아직 동물들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이 부분이 조금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듯하다.
그래도 이야기가 결국 서로 친구가 되는 장면으로 이어지자, 그 부분에서는 아이들도 조금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싸우던 존재들이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그림은 일반적인 귀여운 그림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단순하고 굵은 선, 어두운 색감, 그리고 약간은 상징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그림 덕분에 이야기 속의 긴장감과 메시지가 더 강하게 전달된다.
귀여운 듯하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묘한 분위기가 함께 느껴지는 것도 이 그림체의 특징이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도 느꼈지만, 이 책은 아이들보다 어른인 내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이것’과 ‘저것’을 만들어 낸다.
나와 다른 사람, 우리와 다른 집단, 같은 편과 다른 편.

세상에는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싸우기보다는, 결국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
아이들과 함께 읽었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생각할거리가 더 많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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