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온도 사전 - 체온 36.5℃를 기준으로 보는 우리말이 가진 미묘한 감정의 온도들
김윤정 지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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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키우며 말의 힘을 자주 느낀다. 아이와 함께 하루를 보내다 보면, 내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아이의 표정과 마음을 바꿔 놓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내 말의 무게를 새삼 느끼기도 한다.

어느 날은 짧은 말 한마디가 아이를 웃게 만들고, 또 어떤 날은 같은 말투가 아이의 눈빛을 어둡게 만든다.

김윤정 작가의 『우리말의 온도사전』, 제목부터 마음이 끌렸다.

말에도 온도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낸다.

저자는 교사로서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을 통해 말이 얼마나 따뜻할 수도, 차가울 수도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도 감정의 결이 깃들어 있고, 그것이 곧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책은 ‘온기’, ‘열기’, ‘냉기’, ‘미온’이라는 네 가지 온도로 단어들을 나누어 담고 있다.

단어마다 짧은 일화가 덧붙어 있는데, 아이들과의 일화라 그런지 따뜻하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단어의 정의를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대신, 그 말이 실제 삶 속에서 어떤 순간에 피어나고 어떤 마음으로 쓰였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단어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그 안에는 사람의 숨결과 관계의 온도가 담겨 있었다.

책장을 넘기며 나는 내 일상의 언어를 하나씩 떠올렸다. 아이를 부를 때, 다그칠 때, 위로할 때 나는 어떤 단어를 선택해왔을까.

때로는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내뱉은 말이, 그 아이에게는 차갑게 닿았을지도 모른다.

저자가 말하듯,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마음의 온도다. 같은 문장이라도 온도가 다르면 전해지는 느낌이 달라진다.

『우리말의 온도사전』을 읽으며 나는 말을 다시 배우고 싶어졌다.

정확한 표현보다 따뜻한 표현을, 차가운 말보다 다정한 말을 고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이와의 대화는 결국 사랑을 표현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말은 감정을 다스리고,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 같은 것이다.

아이가 나를 통해 배우는 언어가 다정하고 단단한 언어이길 바란다. 그 바람 하나로도 내 하루의 대화가 조금은 달라진다.

책을 덮고 나서 아이가 내 말을 어떻게 듣고 있을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말의 온도를 가늠하는 그 짧은 멈춤 속에서, 내가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의 방향이 선명해진다.

따뜻한 말은 사람을 살리고, 차가운 말은 마음을 닫게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이 책은 조용히 일러준다.

『우리말의 온도사전』은 언어의 사전이 아니라 마음의 사전이다. 단어 하나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게 만들고, 나의 언어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아이에게 건네는 말의 온도를 생각하는 순간, 나 역시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그것이 이 책이 내게 남긴 가장 큰 온도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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