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
법상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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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뭔가를 채우며 살아왔다. 책상 위, 방 안, 옷장 속은 늘 물건으로 가득했고, 마음 한편도 늘 ‘더 나아져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빼곡했다. 예쁜 걸 보면 갖고 싶고, 필요하지 않아도 언젠가 쓰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물건을 쌓아두곤 했다. 머릿속은 늘 미래를 계산하며 움직였고, 감정은 자주 요동쳤다. 화를 내고 후회하고, 불안을 감추려 애쓰다 지쳐버리는 일이 반복됐다.

그래서인지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을 펼쳤을 때, 나는 이 책이 내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를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왜 마음이 공허한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데도 왜 여전히 불안한지, 그 이유를 스님은 조용하지만 단호한 말로 들려주었다.

이 책은 ‘비우고 내려놓는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 말이 이상적인 교훈으로 끝나지 않고, 내 삶의 구체적인 문제와 감정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래서 더 깊게 읽히고,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부족하면 그 안에 행복이 있다. 풍족한데 행복이 있는 게 아니라 부족한 거기에 도리어 짠한 행복감이 있다.
p21
책에서 말하는 ‘부족함의 행복’은 나에게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풍족함 속에서 안정을 찾으려 했다. 더 가지면 불안이 줄어들 거라 믿었고, 많이 채울수록 마음이 든든해질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래 기다렸다가 꼭 필요한 때 하나를 들였을 때 느껴지는 충만함을 떠올려보니, 진짜 만족감은 사실 ‘절제의 순간’에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풍족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부족함을 견디고 기다릴 수 있을 때 비로소 행복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 말이 지금의 나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그 ‘어떤 일’에 대한 집착을 놓으면 풀리는 일이 대부분이다.
p66
나는 어떤 일을 붙잡으면 쉽게 놓지 못하는 편이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압박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지나쳐 집착처럼 변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돌아보면, 문제보다 그 문제를 움켜쥐고 있는 내 마음이 나를 더 괴롭게 했다.
스님의 말처럼, 의지를 세우고 애쓰기보다 ‘집착을 놓는 연습’이 나에게는 더 필요한 태도였다. 놓아야 보이는 길이 있고, 내려놓아야 숨통이 트이는 순간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 흐름을 벗어나려 하지 말라. 변화는 진리이다.
p103
나는 예상과 계획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갑작스러운 변화에 약했다.
예상 밖의 상황이 오면 당황하고 불안해졌고, 가능한 한 변화의 흐름을 피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책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인 ‘무상’을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으며,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삶의 본질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고, 흐르는 것을 붙잡으려 할수록 괴로움만 커진다.
변화는 피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자연의 이치이자 내가 함께 흘러가야 할 흐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



화를 다스리려 애쓰지 말고, 다만 호흡을 지켜보기만 해보라.
p211
감정 기복이 크고, 화가 오르면 금방 올라오는 성향 때문에 후회한 적이 많다. 그래서 명상에 관심을 가지며 조금씩 연습하고 있었는데, 책의 메시지는 그 연습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억누르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호흡을 바라보는 것.
이 단순한 관찰이 감정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조용히 하는 데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직접 경험해보고 나니, 명상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깨어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행복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있지, 미래에 있지 않다.
p183
나는 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왔다.
불안하지 않기 위해 계획하고, 더 안정적인 내일을 위해 지금의 나를 몰아붙이곤 했다. 그런데 그 미래는 언제 도달할 수 있을까?
스님은 말한다.
행복은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이라고.
미래만 바라보느라 현재를 잃어버리는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 문장은 나의 무의식적인 습관을 다시 바라보게 했고,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하게 느끼도록 도와주었다.


그 가난은 물질의 가난이 아닌 마음의 가난이다.
p290
충분히 갖고 살아도 이유 없이 공허할 때가 있었다.
그게 왜 그런지 몰라 답답했지만, 이 구절이 그 답을 단번에 밝혀주었다.
내가 느낀 가난은 물질 때문이 아니라 마음 때문이었다.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 더 가지려는 마음, 부족하다고 느끼는 마음이 만들어낸 허전함.
이 책은 내게 말해주었다.
진짜 부유함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만족하고 누릴 줄 아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더 가지려는 욕망이 당연시되는 지금 시대에,
오히려 덜 가지되 더 자유로운 삶을 선택하는 용기를, 나는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은 소유를 줄이라는 단순한 말이 아니다.
마음을 덜어내고, 집착을 놓고, 변화와 감정을 받아들이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라는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가르침이다.
이 책은 나에게 “덜 가지는 삶이 오히려 더 충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삶을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연습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남겼다.
삶을 조금 더 단정하게, 마음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준 따뜻한 책.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장 큰 선물이다.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하게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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