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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이명진 지음 / 크루 / 2025년 10월
평점 :
평소 푸드 에세이를 좋아해서 자주 읽곤 하는데, 이 책은 예쁜 표지가 먼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표지에서 기대한 포근함과는 달리, 첫 장부터 작가에게 닥친 일들이 빠르게 몰입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문장은 흡입력이 있었다.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담담하게 풀어내,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언가를 잃고도 음식을 만들고, 그 순간들을 기록해 나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들었다.
음식 묘사가 정말 섬세하고 생생해서, 글만 읽는데도 맛의 향과 온기가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읽는 내내 '이거 꼭 해먹어봐야겠다' 싶은 음식이 계속 생겨서, 책 여기저기에 마킹을 하게 됐다.
단순한 요리 에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안에는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들이 가득했고, 한 끼 식사를 넘어서는 위로가 있었다.
가장 마음에 남았던 건 작가가 남긴 이 레시피들을 아이들이 언젠가 이 책을 꺼내 보며 엄마의 음식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게, 너무도 큰 선물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그 따뜻한 손맛을 더 이상 기억할 수 없게 되었고, 제대로 받아 적은 레시피 하나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따뜻한 기록이 더 애틋하게 다가왔다. 누군가를 위해 차려준 따뜻한 밥상 하나가 삶을 얼마나 오래 떠받쳐줄 수 있는지를, 나는 알고 있다. 나 역시 그런 한 끼의 기억으로 지금까지 버텨오고 있으니까.
나도 아이들에게 ‘엄마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손맛이 그러했듯이, 나의 요리도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았던 장면중에, 작가가 엄마와 주고받은 전화 속 대화가 있다.
“엄마도 그런 세월 다 견뎠어. 결국에는 다 지나간다. 네가 제일 잘 살 거야.”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찡해졌다.
엄마가 해줬던 말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했고, 지금은 곁에 없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함께 밀려왔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와 따뜻함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작가가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는지를 따라가며 지금은 진심으로 행복하길, 정말로 잘 살고 있길,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다.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는 페이지마다 삶의 온기가 묻어 있는 책이다.
읽는 내내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갔고, 책을 덮고 난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이 책은 지치고 흔들리는 누군가, 혹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절실한 사람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당장은 큰 위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책 속의 한 문장이나 음식 하나가 언젠가 마음을 어루만져줄지도 모른다.
그런 문장과 요리를, 나 역시 두고두고 꺼내 보게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내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엄마,
그리고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