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유만으로 - 육아와 가사에 지친 이 세상 모든 워킹맘에게
안지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육아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이다. 누군가의 솔직한 고백 속에서 위로를 얻고, 또 나의 시간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이 책은 일과 육아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워킹맘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직장에서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집에서는 아이에게 헌신적인 엄마로 살아가야 하는 이중의 삶 속에서 저자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지켜내고 있었는지, 그 고군분투의 여정을 숨김없이 풀어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공감 되는 부분도 많았다.
엄마라는 이름 아래 흔들리고, 때로는 무너졌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단순한 육아 에세이가 아닌 한 사람의 성장을 따라가는 깊은 기록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의 엄마이기 전에 나로 살아가기 위한 고군분투의 기록

1. 일기장처럼 꾸밈없는 문장들, 그래서 더 깊게 와닿는 책

<엄마라는 이유만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꾸밈이 없다. 문장은 화려하지 않고, 구성도 복잡하지 않다. 마치 하루하루 일기를 써내려가듯 솔직하게, 감정을 억지로 포장하지 않고 고백하듯 써내려간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옆집 언니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저랬지’ 싶은 순간들이 많아서, 페이지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육아에 지쳐 툭 하고 터져버린 순간들, 다 그만두고 싶은 날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아무 일 없었던 듯 일어나야 했던 반복되는 일상까지. 이 모든 장면들이 거창한 서사 없이도 담담하게 펼쳐진다.

2. 워킹맘으로서의 현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고단함

책 속 저자는 워킹맘이다. 나는 워킹맘은 아니지만, 한 때 직장을 다녔던 직장인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일만으로도 벅찬데, 동시에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프기도, 공감되기도 했다.
직장에서는 좋은 동료이자 일 잘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집에서는 늘 아이에게 헌신적인 엄마여야 한다는 이중 부담.
이 현실을 지나온 엄마라면 누구든 느꼈을 법한 그 무게를 이 책은 담담하게, 그러나 뚜렷하게 보여준다. “육아는 전쟁이고 출근은 휴가”라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처럼 들릴 정도로, 이중의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을 놓치지 않으려는 저자의 고군분투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3. ‘나’를 먼저 돌보는 것이 결국 가족을 위한 길이었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 중 하나는 “내 감정을 건강하게 돌보는 행동이 곧 우리 가족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었다”는 말이었다.
나 역시 산후우울증을 겪으면서 책과 배움으로 조금씩 나를 회복해갔고, 그 과정을 통해 아이에게 더 건강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저자 또한 번아웃 상태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찾아가며, 아이와 가족을 위한 진짜 돌봄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감정이 바닥을 치는 시기, 책을 통해 위로받고 다시 자신을 바라보는 저자의 모습은 그 자체로 치유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 책은 '좋은 엄마가 되려면 자신을 먼저 보살펴야 한다'는, 너무 당연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차근차근 일깨운다.

4.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인정하는 힘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감정을 피하거나 억누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편과의 갈등 속에서 느낀 분노, 아이에게 화내고 나서의 자책감, 혼자 있는 시간에 문득 올라오는 허탈함 등. 저자는 이런 감정들을 ‘엄마니까 참아야지’라며 덮지 않는다. 대신 끝까지 들여다보고, 글로 꺼내놓는다.
읽다 보면, 오히려 책 속 저자의 너무 참는 태도에 약간의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감정과 절제를 읽어내고 나면, 그 또한 엄마로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5.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

많은 육아서가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말을 반복하지만, 이 책만큼 그 문장의 진짜 의미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은 드물다.
저자는 아이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맞춰 자신의 시선을 조율해간다. “마음을 알아주니 아이의 해맑은 웃음이 돌아왔고, 그것은 곧 나의 행복이 되었다”는 마지막 문장은 단순한 육아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에게, 특히 워킹맘으로서 매일이 전쟁 같은 삶을 사는 엄마들에게 조용한 위로와 확신을 전해준다. _‘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나도 아이도 잘하고 있다’_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말이다.

6. 이 책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엄마라는 이유만으로>는 단지 한 여성의 개인적 고백으로 끝나지 않는다.
책을 덮고 나면, 이 안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이자 ‘누군가의 이야기’임을 실감하게 된다.
한 명의 엄마가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기록함으로써,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엄마들에게 연결의 감각을 전한다.
이 책은 ‘엄마’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은 희생과 혼란, 그러나 동시에 얼마나 깊은 사랑과 성장을 품고 있는지를 진심 어린 목소리로 증명해준다.
육아에 지치고, 자기 자신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엄마들에게 이 책은 위로가 아니라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본 서평은 도서 협찬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실제 읽은 후 느낀 점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