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차 한잔이 인생을 결정한다
아놀드 베네트 지음, 윤선원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지난 해 서점가 최대의 화제작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침형 인간'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도 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찍 일어나고 일찍 일어난 시간만큼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인생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지요. 그러나 이것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날 것을 주장하는 저자들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말은 '자기를 돌아보고 하루를 계획할 여유시간을 만들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의 장점이자 특색은 책 제목에 나오는 '아침의 차 한잔'이라는 단어에서도 풍기는 것처럼 조금 여유롭고 낭만적으로 아침을 맞이하자는 것입니다. 책의 2, 3부로 가면 시간관리를 다룬 여타 책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제시하는데 이 부분은 다른 책에도 많이 나오는 너무 식상한 내용이서 별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첫장이 무척 공감이 갔습니다. 서점에서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책을 봤는데 첫 페이지에 나오는 말들이 저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른 아침에 창가에 놓인 난꽃의 향기를 맡고 꽃을 스다듬어서 꽃향기가 밴 손으로 세수를 한다... 그리고 어제 미리 준비해놓은 찻잔에 차를 부으며 남편과 여유롭게 차 한잔을 마시면서 오늘의 하루를 설계한다...'

이 책은 효율적인 시간관리나 자기계획 등을 위해서는 볼 만한 부분이 그리 없습니다. 오히려 아침 예찬이나 아침 명상을 위해서 머리 맡에 두었다가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잠든 남편에게 그들 머리 위에 이 책을 꽂아두고, 이른 아침에 난의 항기를 맡듯 이 책의 아름다운 말과 문장을 두고두고 음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기관리나 시간운용, 경쟁과 승리, 이런 딱딱하고 섬뜻한 말을 떠나서, 이 책의 저자처럼 향기롭고도 고즈넉한 아침을 맞이하고 싶어서라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내일은 정말 더 일찍 일어나서 따뜻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하리라. 하루를 더 알차게 살리라' 이런 각오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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