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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What? - 삶의 의미를 건저 올리는 궁극의 질문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삶의 의미를 건져 올리는 궁극의 질문.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으로만 이루어진 희한한 책.
770개 물음표를 따라 떠나는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여행.
우리의 삶 속에는 질문이 가득하다. 대화중에도 육하원칙에 의해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의문사를 넣어 대화가 진행되기도 하고, 그 질문으로 인해 점점 질문이 이어져나가기도 한다. 그만큼 ‘무엇’이라는 의미는 호기심과 궁금증을 내포하고 있는 우리의 삶 자체이다.
이 책은 총 20가지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질문이 다시 질문으로 꼬리를 잇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우리 삶에서 궁금했던 질문들이 속속들이 질문을 통해 드러난다. 질문으로 시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답변을 찾아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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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왜 우리는 수백만 페이지를 샅샅이 뒤지는가?” 비록 질문을 제기하는 책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세상 모든 책은 답변을 의도하고 쓴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답변을 찾는 것 역시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답변을 얻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질문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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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상가들로 불리는 저술가들에게서 우리가 기억할 점은 무엇인가? 훌륭한 질문을 던지는 것, 그리고 그들이 던지는 질문의 수준, 이 두 가지가 그들을 남다르게 만들어주지 않는가? 훌륭한 질문을 던지지 않은 위대한 저술가들도 있긴 하지만 과연 그들이 위대한 사상가들로 여겨지는가?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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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우리가 어떤 것도 확실하게 알 수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데카르트의 결론인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이 질문에 답변하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그 답변은 결국 질문하는 행위 자체야말로 우리의 존재를 입증하는 증거로 충분하다는 게 아닐까? (p.38)
언제나 생각해왔던 거지만, 제대로 된 훌륭한 질문을 던질 때야 비로소 자신이 진정으로 듣고 싶어 했던 훌륭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작년에 네이버 카페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진행 된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코너에 참여했다. 온라인상에서 작가님께 궁금한 질문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미처 질문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까닭에 듣고 싶었던 대답을 듣지 못하게 되었다. 과연 나는 지금까지 내가 궁금한 것들에 대한 올바른 질문을 제대로 해 왔던 것일까? 갑자기 나의 질문을 던지는 대화능력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로소 질문을 던질 때는, 나름의 생각과 고민을 거쳐 신중하게 질문을 던져야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헤밍웨이는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모른다고 해도, 물어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가장 큰 예가 헤밍웨이의 책의 대부분이 항상 질문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좋은 질문이든 나쁜 질문이든 간에, 질문들이 야기하는 또 다른 질문들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더 자극시킨다. 또한 책 속에 함께 구성되어있는, 흑백으로 된 삽화가 질문과 연결고리가 되어 그 질문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물음표로 시작해 물음표로 끝나는 참 희한한 책! 이 책의 의도가 참 궁금했다.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대답하고, 대답이 절대 평서문으로 끝나지 않는 그런 책. 어떻게 보면 답답할 수도 있고,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처음 접해보는 독특함과 신선한 충격으로 잠시 책을 보다가 멈칫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의 질문들을 질문으로 되받아, 그 질문에 대한 의도를 다시 되뇌어 볼 수 있는 지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현명한 태도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