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희의 영감

조선희의 영감 - 포토그래퍼 조선희 사진 에세이
조선희 지음 / 민음인 / 2013년 12월

영감이 가득한 청춘처럼..

우리 주변의 수많은 것들로부터, 경험 할 수 있는 모든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영감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을 열어 놓아야한다.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뜻이다. 영감은 쓰면 쓸수록 더 유연해지고 더 민감해져서 더욱 자주 그리고 빠르게 끌어 낼 수 있다. 쓰면 쓸수록 고귀해지는 것이다. 의도나 의지와 상관없는, 그러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마음을 방치해 두어서는 절대로 떠오르지 않는 것이 영감이다. (p.9)

사진작가들은 영감을 어디서 얻는 걸까?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들 영감을 얻는 노하우가 있기 마련이다. 영감을 얻기 위해서 평소에 뭔가 특별한 것들을 하는 것은 아닐까?

조선희 사진작가는 국내에서 유명한 사진작가이다.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모델들 사진을 도맡아 찍는 분으로 익히 잘 알고 있다. 직업이 사진작가인만큼 사진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사진의 느낌을 전달해 주어야한다. 사진에 담을 수 있는 느낌과 감각을 어떤 영향을 통해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걸까?

책을 읽기 전에는 뭔가 특별한 방법으로 사진을 찍을 때의 영감을 얻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은, 영감을 얻기 위해서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도 사진을 찍는 것, 사진에 찍히는 것 둘 다 참 좋아한다. 평범한 일상 속의 시간과 공간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는 사진을 통해서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었고, 위로와 위안을 받을 때도 참 많았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사진은 어려운 것이 아닌 우리 삶에 살며시 스며드는 존재인 것이다.

시각, 낯섦, 사람, 새벽 그리고 시간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는 조선희 작가님의 영감을 들여다보았다.

시각이 가져다주는 영감. 색을 통해, 그림을 통해.

우리는 단지 아름답고 예쁘기만 한, 별다른 느낌 없는, 그저 그런 그림을 원치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는 리터칭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 수없이 많고, 어디까지가 진실 혹은 진심인지도 불분명하다. 그러기에 더더욱 무엇을 위해 그렇게 찍었는지 그 의도 혹은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한다. (p.30)

조급해하지 마라. 인생은 길고 우리는 사진을 며칠, 몇 달, 몇 년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사진이 곧 삶 자체가 될 거란다. 사는 것이 굴곡이 있듯이 사진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빨리 성공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뉴턴처럼 오래, 사진을 삶 자체로 즐기고 싶다. (p.43)

사진이 영화보다 매력적인 큰 장점은 소리가 없다는 것이다. 소리는 보는 사람들의 심장에 존재하므로... (p.68)

낯섦은 사진 찍는 이를 관찰자로 만든다. 그 관찰자는 낯섦에 용기를 얻어 셔터를 누르게 된다. (p.89)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잃은 것이 많음을 의미하고, 잃을 것이 많다는 것은 두려움이 많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p.94)

어떤 여행이든 모든 여행은 축복이다. 현실의 삶들이 나를 늪처럼 끌어안고 있어 자주 떠나지는 못하지만, 그 늪에서 어렵게 발을 빼내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며 소 되새김질처럼 나의 변화를 스스로 되새길 때, 비로소 여행이 얼마나 나를 변화시켰는지 깨닫는다. (p.110)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영감을 얻고 싶다면 일단 시작하라! 가만히 있어 와야 영감이 생겨나지 않는다. 주저하지 말고 셔터를 눌러라. 그것이 그 어떤 것보다도 당신의 영감을 불러일으킬 테니. 더 노력하고 몰입하다 보면 길이 보이고 도전할 용기가 생기는 법이다. (p.128)

서점에 가는 것은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어떤 목적지도, 루트도 정해 놓지 않는 여행. 오늘은 어떤 책을 만날까 하는 기대가 나를 채운다. (p.146)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지만 무엇보다 나의 영감은 새로운 것들에 대한 멈추지 않는 도전이다. 새로운 도전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게 하고 이미지의 힘은 소통에서 비롯된다. 난 멈추지 않는다. 언제나 새로운 걸 계획하고, 생각하고, 소통하고 실행에 옮긴다. 이것이 내 에너지의 힘이다! (p.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