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그림책이 참 좋아 118
김성미 지음 / 책읽는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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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

책 '친구' 제목과 다르게 책 표지에는 좀 어색하고 불편한 친구 관계가 보입니다. 너구리와 원숭이 사자가 함께 있고 여우가 눈동자를 돌려서 째러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어떤 친구 사이일까요? 3대1로 싸웠을까요? 사자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하는 것을 보니, 사자와 여우 사이에 이야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앞면지에는 빨강줄과 파랑줄이 어울려 있고

뒷면지에는 빨강파랑 연두,노랑 네 가지 색이 어울려 있습니다.

오! 지금 보니 사자는 파랑이고 여우는 빨강색이네요.

주변 사물에 색이 없어서 여우와 사자가 잘 보입니다.

둘은 단짝 친구입니다.

지금 둘 밖에 보이지 않을겁니다.


그런데

어느날 길을 가다가 우연이 여우는 사자를 보았습니다.

사자는 학원 차를 타고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사자 옆에는 너구리가 있네요.

사자와 너구리가 신나게 웃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사자는 우연히 여우를 만났습니다.

여우가 옆집에 들어가는데, 거긴 원숭이 집이었습니다.

둘이 사이가 꽤 친해보입니다.

아침에 만난 사자와 여우는 인사를 하지만 왠지 불편합니다.


'사자가 요즘 너구리랑 자주 붙어 다니던데 이러다가 나보다 너구리랑 더 친해지는 거 아니야?'

'여우가 요즘 원숭이랑 자주 놀던데, 이러다 나보다 원숭이랑 더 친해지는 거 아니야?'


여우와 사자를 속으로 생각하니 기분이 가라앉고 한 숨이 나왔습니다.


체육시간입니다. 너구리가 사자에게 배드민턴을 같이 치자고 말합니다.

뒤에 서 있던 여우는 사자가 여우랑 칠거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사자가 너구리랑 치니가 놀랍니다.

점심 시간, 식판을 받아서 사자를 기다리고 있던 여우에게 원숭이가 같이 먹자고 옵니다.

뒤에서 다가오던 사자가 보더니 놀랍니다.

하교 시간에 사자와 여우는 함께 집에 가지만 속 마음은 불편합니다.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합니다.


놀이터에서 여우를 기다리던 사자에게 너구리가 공을 차자고 합니다.

사자는 여우가 올 때까지만 차기로 하고 공을 차고 있는데

그 모습을 여우가 봅니다.

여우는 '나랑 놀기로 해 놓고! 사자는 이제 너구리가 더 좋아진 게 분명해'

'이제 사자랑 다시 안 놀아' 하며 돌아서 집으로 가는데

사자가 뒤 돌아서 봅니다.

사자가 여우에게 달려가고 있는데

원숭이가 집에 가서 놀자고 끌어당깁니다.'

원숭이 집에 들어가기전에 사자가 뛰어오면서 부르는 것을 들었지만

여우는 원숭이 집으로 쏙 들어가 버립니다.

'이럴수가. 나랑 같이 놀기로 해 놓고!

여우는 이제 원숭이가더 좋아진 게 분명해' 사자는 생각합니다.

어제 모른척하고 원숭이 집에 들어갔던 여우는 사자에게 미안합니다.

다음 날 사자에게 사과할려고 사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사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자가 나올 시간인데 나오지 않자

여우는 분명히 자신에게 화가 나서 먼저 간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일어납니다.

마침 원숭이가 같이 가자고 합니다.

여우가 원숭이가 웃으면서 학교 가는 길을

늦게 나온 사자가 봅니다.

둘은 하루 종일 생각하느라 머리속이 복잡합니다.

둘은 하교할 때

솔직하게 말할려고 했는데,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둘 사이는 서먹해집니다.

겨울방학이 되어서 마주친 둘은 한숨을 쉬고 스쳐지나갑니다.

그때.

여우와 사자 이야기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을만한 이야기입니다. 친구랑 마음이 맞아서 신나게 놀다가도 가끔은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오해가 생깁니다. 왜 친구는 내 마음을 모를까? 왜 나는 그때 친구에게 그런 말, 행동을 했을까 후회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해로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용기를 내서 먼저 말을 건다, 솔직하게 말한다. 타이밍을 놓쳐서 사이가 멀어진 여우와 사자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원숭이와 너구리는 여우와 사자 사이를 몰랐을가요? 저는 원숭이와 너구리 마음이 궁금합니다. 그런데 눈이 온 겨울 방학때 만난 여우와 속마음과는 달리 그냥 지나쳐 갈려고 할 때, 둘 사이에 눈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요, 둘 사이에는 눈덩어리가 필요했습니다. 그 눈덩어리는 무엇일까요? 눈덩이를 맞고 나서 사자와 여우의 행동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자와 여우 사이에 던져진 눈덩어리를 다시 봅니다. 눈덩어리는 깨졌지만 둘 사이는 다시 이어집니다. 좀 더 단단하게 뭉쳐지겠죠. 둘뿐만 아니라 너구리와 원숭이가 함께 넷이서요. 넷은 서로 어울립니다. 앞면지에 두 색보다는 뒷면지에 네 색이 어울린 것이 보기 좋네요. 넷이 어울리다가 혹시 오해가 생기면 이번엔 먼저 눈덩어리를 던지겠죠. 눈덩어리가 깨지듯이 자신의 속마음을 깨끗하게 털어 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사이가 친구사이죠.

친구사이는 솔직한 사이니까요?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여우와 사자의 속마음을 듣고 공감도 하고 나의 경험도 떠올릴 듯합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친구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 같습니다. 또한 주변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사자와 여우 사이를 맞춰준 눈덩어리처럼 둘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도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친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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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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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다.

둘째 아이가 읽느라 후기가 늦었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우리학교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 받고 작성합니다.


아이의 기록

"아무리 간절하게 원하고

떼를 써도 세상에는

안 되는게 있다는 거.

그걸 아아버린거야. 그 어린게."

장면과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의 한 문장

내 마음에 들어가려면 사진보다 그림이 낫다 p.215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신발이 한 컬레 밖에 없느냐는 조롱에 자존심이 상해 그냥 툭 던진 말에 허풍쟁이, 허언증으로 아이들사이에 소문이 났고 무시를 받고 가까이 오는 친구가 한 명도 없다.

혼자서 급식실에서 밥 먹을 자신이 없어서 굶던 지민이는 인터넷에 고민 상담을 올린다.

걱정해주는 댓글에 위로와 공감을 받으면서 지민이는 빨리 먹고 도서관으로 간다.

도서관에서 인기가 많은 현서를 만나고 현서와 함께 고전읽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마음에 드는 남학생도 만난다. 이렇게 초록초록한 학교 생활이 이어진다.

지민이 '인생에 꿈이 생기고 계획이 생긴 것 같아 뿌듯'(p.78)해졌고

인생에 목표가 생겼다. '나는 태오한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그리하여 더 멋진.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p.91)

그런데


예쁘고 눈부신 문장이 많다. 책 읽기 싫어하는 학생이 이 책을 잡으면 끝까지 읽을 것 같다.

지민이 현서, 태오, 루리, 유찬이 아이들의 대사와 글을 읽다보면 아이의 마음이 전해진다. 바로 공감한다.

이 아이들에게 내가 고백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현서의 독후감이 나한테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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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코끼리와 사과나무 햇살그림책 (봄볕) 61
나카반 지음, 이은주 옮김 / 봄볕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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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독문밴드 소슬 사통후기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 받고 작성합니다.


책 표지에 코끼리와 사과나무가 보입니다.

물빛 코끼리.

원서 제목이 궁금합니다.


물고기가 있는 강 같은데, 코끼리가 물빛이라서 강은 하얀색으로 두었나봅니다.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사과나무를 타고 강물 따라 가고 있는 물빛코끼리는 사과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새와 마주 보고 있습니다.

코끼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요?

새은 왜 여기에 앉아 있는 걸까요?



속제목이 있는 곳에 코끼리는 코에 뭔가를 잡고 있습니다.

종이 같습니다.

장소는 마치 무대 같아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이야기는

'드넓은 들판에 물빛 코끼리가 살았어요.'로 시작합니다.

코끼리는 혼자입니다. 주변에 코끼리 한 마리도 없습니다. 다른 동물도 없어요.

왜 코끼리가 혼자 있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어요.

코끼리는 들판에 굴려다니는 돌멩이로 놀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돌멩이를 나란히 세우기도 하고 모으기도 하고 흩트리기도 합니다.


어느날 물빛 코끼리는 돌멩이들을 코끼리모양아로 만들고 나서 한숨을 쉽니다.


"맨날 이렇게 노는 것도 재미없어."


그날 밤,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다음 날 물빛 코끼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코끼리 모양으로 세운 돌멩이들 안쪽에 물이 고여 호수가 생겼습니다.

코끼리 코가 강줄기로 연결 되어 물이 뻗어 나갑니다.

물빛 코끼리는 궁금합니다.

"이 강물은 어디까지 흐르는 걸까?"


물빛 코끼리는 처음으로 이 들판을 벗어나서 앞으로 걸어갑니다.

한참동안 걸었는데, 주변 풍경은 마른 풀로 가득한 들판 그대로입니다.

물빛 코끼리는

"이럴 줄 알았으면 시작도 하지 말걸." 후회합니다.


그때 강물에 무언가 떠내려옵니다.

태풍에 부서진 사과나무입니다.


사과 나무는 물빛 코끼리의 마음을 읽었을까요?

코끼리에게 "괜찮니?" 라고 물어봅니다.


태풍에 뿌리째 뽑혀서 강물에 떠 내려오는 사과나무가 괜찮아 보이지 않는데,

사과나무는 코끼리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물빛 코끼리는 "이 강이 끝나는 곳을 향해 가고 있어."라고 말하면서 그 끝이 어디인지 아는지 물어봅니다.

사과나무는 코끼리에게 자신의 등에 타서 함께 가보자고 말합니다.


물빛 코끼리는 사과나무를 타고 강을 따라 내려갑니다.

며칠이 지났을까요. 드디어 주변 풍경이 바뀝니다. 언덕이 보이고 나무와 새,다람쥐가 보입니다.


어? 강가에 코끼리가 있습니다.

붉은 빛을 띄운 갈색 코끼리, 노란 코끼리, 보라빛 코끼리 다양한 색을 보이는 코끼리가 있습니다.


사과나무가 알려줍니다.

"여기는 코끼리 숲이거든."


물빛 코끼리는 빨간 코끼리에게 "혹시 여기가 강이 끝나는 곳이야?"

라고 물어봅니다.


아니라고 합니다.

이 강은 숲 너머 아주 먼 곳까지 이어져 있다고 합니다.


물빛 코끼리는 코끼리 숲에서 지냅니다.

코끼리 숲은 따뜻하고 멋진 곳이라서 여기서 지내고 싶지만 가고 싶습니다.

이 강의 끝이어딘지 궁금합니다.


물빛 코끼리는 사과나무 위에 타고 떠납니다.


밤이 되어 하늘과 강물 빛이 같습니다.

별이 반짝이고 달빛이 강물에 흔들립니다.

넓은 강에 작은 코끼리와 사과나무가 있습니다.


물빛 코끼리는 코끼리가 말한 먼 곳은 어떤 곳일지 생각하니 두근거리면서 설레입니다.


많은 날을 강물 따라서 가던 사과나무와 물빛 코끼리는 강물이 끝나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는 멋진 산이 있습니다.

코끼리는 사과나무를 등에 이고 산에 올라갑니다.


물빛 코끼리와 사과나무의 여행은 어떻게 될까요?


저는 사과나무가 엄마처럼 느껴졌습니다.

코끼리의 마음을 읽고, 도와줍니다.

코끼리가 머물고자할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다시 코끼리가 떠나고자 할 때 조용히 응원을 보냅니다.


물빛 코끼리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아이의 기록

'코기리가 끝이 어딜지 설레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나라면 점점 더 두려웠을 것 같다.'



강물의 끝이 어딜지 생각하면서 설레이는 감정을 느끼는 물빛 코끼리가 부럽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에 대해서 불안함과 걱정을 먼저 생각하는데

물빛 코끼리는 설레임과 기대감을 먼저 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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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기르는 새 올리 그림책 41
야나 지음 / 올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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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독문 밴드 이벤트로 올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

작가님 이름은 가명인듯 합니다. 이름에 의미가 있을 듯한데, 궁금합니다.

작가님은 이탈리아 북부 깜비아노 라는 작은 마을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느리게 가는 시간을 마음껏 즐기면서 지냈던 그 시간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뒤 겉표지에 바코드 모양까지도 생각했습니다.

앞와 뒤의 다른 면지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머! 이게 뭐에요?

깜비아노의 나무에 무언가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열매에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깜비아노는 또 씨앗을 심고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시들을 꺼내서 읽으면 즐겁습니다.

새로운 씨앗은 싹을 틔우고 자라더니

바람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열매가 한 가득합니다.


열매를 만질 때마다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깜비아노는 새로운 씨앗을 심고 기다립니다.


"와, 나무를 기르는 건 정말 행복해!"


새로운 씨앗을 심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씨앗을 싹을 틔우지 않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지친 깜비아노는 떠납니다.


얼마 날지 않아서 맛있는 열매가 가득한 숲을 발견합니다.


너무나 맛있는 열매입니다.

깜비아노는 그동안 자신이 헛수고를 생각합니다.

열매가 가득한 숲에서 매일 배부르게 먹고 놉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점점 지루합니다.


열매 맛도 그 맛이 그 맛 같아 맛있지 않습니다.


깜비아노는 두고온 자신의 나무가 생각납니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정원은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정원을 청소하던 깜비아노 눈에 아주 작은 싹이 보입니다.

그렇게 싹을 틔우지 않던 그 씨앗입니다.


주변에 친구들이 돌아온 깜비아노에게 인사를 하면서

오이며 완두콩, 허브를 가져옵니다.

깜비아노가 날아가면서 버렸던 씨앗이 열매를 맺었던 겁니다.




깜비아노는 오늘도 씨앗을 심고 열매가 열리기를 기다립니다.

어떤 열매가 나올지

물은 적당히 주었을지

몰라서 걱정이 되지만

이 시간도 행복합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행복을 기른다고?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른다 보다는

가꾼다

돌본다

함께 한다로 바꾸고 싶어요^^


깜비아노는 많은 씨앗을 갖고 있습니다.

그 씨앗이 어떤 씨앗인지는 모릅니다.

심고 물을 주고 잘 키워서 열매를 맺어야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처럼요.


우리 모두는 씨앗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어떤 씨앗은 심으면 금방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립니다.

어떤 씨앗은 아무리 기다리고 잘 보살펴도 싹이 나지 않습니다.

그럴때는 포기하고 싶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듭니다.


저라면 씨앗을 하나씩만 심지 않고 서너개를 심겠습니다.

하나만 심고 기다리는것은 많이 지루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와 같네요.

저는 이것저것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곳 저곳에 씨앗을 뿌립니다.

이중에 하나라도 싹을 피우라고요.

하나만 심어서 잘 안되면 정말 속상하잖아요.


그런데 어느때는 서너개의 씨앗이 한꺼번에 나서

버겹거나 힘들때도 있습니다.

좋지 않은 결과를 만나기도 했고요.


하나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것은 그것에 집중하라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깜비아노처럼 기다리는 시간도 행복해질겁니다.


좋은 그림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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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딱지 - 제15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주미경 지음, 정지윤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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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문학과지성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


주유는 딱지치기의 대장이다. 그런데 라이벌인 동탁이한테 갖고 나온 딱지 10개중에 9개를 잃었다. 동탁이가 새아빠 동탁 아저씨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 집중이 안 되고, '자꾸 손에 힘이 풀렸다. '(p.10) 동탁이가 말한 버드대디인 새 아빠는 집에서 글을 쓴다. 아직 작가 지망생이다. 엄마와 둘이서 잘 지냈는데, 새 아빠가 들어오고나서는 엄마랑 잠도 못자고 여러가지가 불편하다. 엄마는 새아빠의 어느 면이 좋은지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왠 할아버지가 자신이 딱지 도사라고 한다. '눈꼽만큼도 도사처럼 안 보였다.'(p.11)할아버지는 주유에게 한 판하자고 하면서 봉긋한 모자를 잡아 당기니, 딱지가 후드득 떨어진다. '그것도 대왕딱지다.여포대왕딱지, 조조대왕딱지, 유비대왕딱지, 공명대왕딱지!'(p.11)


'정말 갖고 싶다. 저 대왕딱지'(p.14) 주유는 할아버지께서 등을 긁는 순간에 발끝으로 할아버지의 딱지를 바닥이 울퉁불퉁한 쪽으로 슥 밀고 '재빨리 펄쩍 뛰어올랐다.'(p.15) 공명대왕딱지가 뒤집혀졌다. 주유는 할아버지한테서 딴 공명대왕 딱지로 조조대왕딱지, 유비대왕딱지를 따면서 모두 이겼다.


밤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낀 밤에 잠이 오지 않은 주유는 만화 삼국지를 꺼내서 봤다. '읽다보니 재미났다.'(p.25) 다시 대왕딱지를 꺼내서 딱지 하나씩 만져본다. 그때 천둥번개가 쳤다. 안방으로 뛰어 가서 방 앞에 서자 엄마와 아저씨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랑 자고 싶지만 안방 문을 열지 못하고 되돌아왔다.


다시 천둥이 친다. 주유는 무서워 눈물을 찔끔 흘리면서 자장가를 부른다. 자장가를 다 부를때쯤에 창밖에 푸른 빛이 번쩍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 마자 대왕딱지를 만지작거리다가 방바닥에 내리쳤다. 팟! 빛이 번쩍했다. 어제 봤던 푸른 빛이다. 두 줄기 푸른 빛이 나오더니 무언가 글씨가 써 있다.


'새 아빠를 집에 못 들어오게 하는 방법' (p.32)


영화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어젯밤에 무서워서 '봉추 아저씨가 안 들어오면 좋겠다고 했었다. 혼자 생각한 건데, 어떻게 알았을까.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들킨 것 같았다.'(p.34) 그날 저녁에 외출하는 새 아빠가 주머니에 조조대왕딱지와 유비대왕딱지를 담았다. 설마하면서도 엄마랑 자고 싶은 주유의 마음이 느껴졌다.


주유는 베개를 들고 엄마 옆에 누웠다. 엄마는 주유 방으로 가라고 하지만 '아저씨가 안 들어올지 모르니까'(p.39) 오늘만 엄마 옆에서 자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 옆에 누우니 엄마 냄새, 엄마 숨소리, 엄마 자장가가 들려온다. 주유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새 아빠는 소파에서 자고 있다. 어. 집에 들어오셨네. 주유는 아저씨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았다. 주머니에 구멍이 뚫어져 있다. '누가 주웠을까.(중략) 밤늦게 돌아오던 동탁이 아빠가 주웠다면 큰일이다.'(p.40) 딱지치기 라이벌인 동탁이에게 딱지를 다잃어서 동탁이가 밉지만 동탁이가 속상해하는 것이 싫은 주유 마음이다. 아이답다.


하루만 더 엄마랑 자고 싶은 주유는 공명대왕딱지를 방바닥에 힘껏 내리쳤다. 팟! 푸른빛이 번쩍이더니 글자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현관문에 딱지를 세 번 쳐 절대로 문을 열지 마'(p.43) 아저씨가 편의점 나간 사이에 주유는 딱지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현관문을 세 번 쳤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쳤을 때 딱지가 현관문에 딱 붙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유는 엄마 옆에서 잠이 들었다. 자다가 깨어나 창밖을 보니 앞동이 아니라 '네모난 하늘 가득 별만 보였다. (중략) 우리 집이 밤하늘에 붕 떠 있었다.'(p.48) 다음 날 안방에서 눈을 떴는데, '종일 딱지치기 한 것처럼 피곤했다.'(p.50) 어제 아저씨는 집에 돌아왔는데 우리집만 쏙 사라져서 울고 있는 것을 엄마가 데리고 들어왔다고 한다.


'오호, 꿈이 아니었나 보다.'(p.51)


아저씨는 '엄마랑 자고 싶으면 언제든지 그러라고'(p.53)말하는데, '기분 나빴다. 엄마 옆은 내 자리지만 가끔 양보할게. 그러는 것 같았다.'(p.53) 주유는 마지막 딱지에 자꾸 눈이 간다. 마지막 딱지다. 이 딱지를 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유는 새 아빠랑 잘 지낼 수 있을까. 새 아빠는 주유랑 잘 지낼 수 있을까.


처음에는 그냥 환타지 같은 동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인공 주유가 원하는 것이 있을때 딱지를 치는 행위를 했다. 그냥 소원 이루어주세요가 아닌 마중물로 어떤 행동을 한 것이 좋았다. 어찌되었던 시도한 것이니까.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의 특성과 이야기가 연결되어 더 재미있게 읽었다. 삼국지를 읽어보지 못한 어린이들은 삼국지가 뭘까 호기심이 생길 것 같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마술 같은 <마술 딱지>다.


주유가 새 아빠를 미워하면서도 새 아빠를 걱정하고, 라이벌 친구가 새 아빠에 대해서 흉을 보면 좋은 방향으로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 만나는 아빠와 적응하는 기간을 잘 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몇년동안 엄마랑만 단 둘이 살다가 새로운 식구가 들어오면 어느정도 삐걱거린다. 시간을 갖고 대화로 풀다보면 마술 같은 신기하고 놀라 일이 일어날 것이다. 주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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