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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18
김성미 지음 / 책읽는곰 / 2025년 5월
평점 :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
책 '친구' 제목과 다르게 책 표지에는 좀 어색하고 불편한 친구 관계가 보입니다. 너구리와 원숭이 사자가 함께 있고 여우가 눈동자를 돌려서 째러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어떤 친구 사이일까요? 3대1로 싸웠을까요? 사자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하는 것을 보니, 사자와 여우 사이에 이야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앞면지에는 빨강줄과 파랑줄이 어울려 있고
뒷면지에는 빨강파랑 연두,노랑 네 가지 색이 어울려 있습니다.
오! 지금 보니 사자는 파랑이고 여우는 빨강색이네요.
주변 사물에 색이 없어서 여우와 사자가 잘 보입니다.
둘은 단짝 친구입니다.
지금 둘 밖에 보이지 않을겁니다.
그런데
어느날 길을 가다가 우연이 여우는 사자를 보았습니다.
사자는 학원 차를 타고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사자 옆에는 너구리가 있네요.
사자와 너구리가 신나게 웃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사자는 우연히 여우를 만났습니다.
여우가 옆집에 들어가는데, 거긴 원숭이 집이었습니다.
둘이 사이가 꽤 친해보입니다.
아침에 만난 사자와 여우는 인사를 하지만 왠지 불편합니다.
'사자가 요즘 너구리랑 자주 붙어 다니던데 이러다가 나보다 너구리랑 더 친해지는 거 아니야?'
'여우가 요즘 원숭이랑 자주 놀던데, 이러다 나보다 원숭이랑 더 친해지는 거 아니야?'
여우와 사자를 속으로 생각하니 기분이 가라앉고 한 숨이 나왔습니다.
체육시간입니다. 너구리가 사자에게 배드민턴을 같이 치자고 말합니다.
뒤에 서 있던 여우는 사자가 여우랑 칠거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사자가 너구리랑 치니가 놀랍니다.
점심 시간, 식판을 받아서 사자를 기다리고 있던 여우에게 원숭이가 같이 먹자고 옵니다.
뒤에서 다가오던 사자가 보더니 놀랍니다.
하교 시간에 사자와 여우는 함께 집에 가지만 속 마음은 불편합니다.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합니다.

놀이터에서 여우를 기다리던 사자에게 너구리가 공을 차자고 합니다.
사자는 여우가 올 때까지만 차기로 하고 공을 차고 있는데
그 모습을 여우가 봅니다.
여우는 '나랑 놀기로 해 놓고! 사자는 이제 너구리가 더 좋아진 게 분명해'
'이제 사자랑 다시 안 놀아' 하며 돌아서 집으로 가는데
사자가 뒤 돌아서 봅니다.
사자가 여우에게 달려가고 있는데
원숭이가 집에 가서 놀자고 끌어당깁니다.'
원숭이 집에 들어가기전에 사자가 뛰어오면서 부르는 것을 들었지만
여우는 원숭이 집으로 쏙 들어가 버립니다.
'이럴수가. 나랑 같이 놀기로 해 놓고!
여우는 이제 원숭이가더 좋아진 게 분명해' 사자는 생각합니다.
어제 모른척하고 원숭이 집에 들어갔던 여우는 사자에게 미안합니다.
다음 날 사자에게 사과할려고 사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사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자가 나올 시간인데 나오지 않자
여우는 분명히 자신에게 화가 나서 먼저 간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일어납니다.
마침 원숭이가 같이 가자고 합니다.
여우가 원숭이가 웃으면서 학교 가는 길을
늦게 나온 사자가 봅니다.
둘은 하루 종일 생각하느라 머리속이 복잡합니다.
둘은 하교할 때
솔직하게 말할려고 했는데,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둘 사이는 서먹해집니다.
겨울방학이 되어서 마주친 둘은 한숨을 쉬고 스쳐지나갑니다.
그때.
여우와 사자 이야기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을만한 이야기입니다. 친구랑 마음이 맞아서 신나게 놀다가도 가끔은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오해가 생깁니다. 왜 친구는 내 마음을 모를까? 왜 나는 그때 친구에게 그런 말, 행동을 했을까 후회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해로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용기를 내서 먼저 말을 건다, 솔직하게 말한다. 타이밍을 놓쳐서 사이가 멀어진 여우와 사자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원숭이와 너구리는 여우와 사자 사이를 몰랐을가요? 저는 원숭이와 너구리 마음이 궁금합니다. 그런데 눈이 온 겨울 방학때 만난 여우와 속마음과는 달리 그냥 지나쳐 갈려고 할 때, 둘 사이에 눈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요, 둘 사이에는 눈덩어리가 필요했습니다. 그 눈덩어리는 무엇일까요? 눈덩이를 맞고 나서 사자와 여우의 행동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자와 여우 사이에 던져진 눈덩어리를 다시 봅니다. 눈덩어리는 깨졌지만 둘 사이는 다시 이어집니다. 좀 더 단단하게 뭉쳐지겠죠. 둘뿐만 아니라 너구리와 원숭이가 함께 넷이서요. 넷은 서로 어울립니다. 앞면지에 두 색보다는 뒷면지에 네 색이 어울린 것이 보기 좋네요. 넷이 어울리다가 혹시 오해가 생기면 이번엔 먼저 눈덩어리를 던지겠죠. 눈덩어리가 깨지듯이 자신의 속마음을 깨끗하게 털어 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사이가 친구사이죠.
친구사이는 솔직한 사이니까요?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여우와 사자의 속마음을 듣고 공감도 하고 나의 경험도 떠올릴 듯합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친구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 같습니다. 또한 주변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사자와 여우 사이를 맞춰준 눈덩어리처럼 둘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도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친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