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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모양
키아라 메잘라마 지음, 마리아키아라 디 조르조 그림, 제님 옮김 / 목요일 / 2025년 6월
평점 :
두려움이라..
연말을 맞은 요즘이 불안하고 두렵다.
<두려움의 모양>
책 겉표지에 있는 아이는 비둘기의 날개에 속에서 두려운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다.
곧 아이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두렵다.
책 표지를 돌려서 뒤를 보니
사람들의 손 사이에 비둘기가 있다.
사람들의 손이 비둘기를 덮칠 것 같다.
나는 무엇이 두려울까?
나의 두려움의 모양은 어떤 모양일까?
이 그림책의 풍경은 베네치아다.
주인공 아이도 베네치아에 사는 자기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수상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고
안개에 뒤덮힌 골목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물 위에 놓인 다리를 걸으면서 물고기를 보고
참 좋다.
다음 장을 넘기니
화자가 바뀌었다.
베네치아에 사는 비둘기다.
비둘기도 베네치아에 사는 것에 대해서 정말 운이 좋다고 한다.
궁전 지붕에 집을 짓고
관광객이 먹을 것을 주고
산마르코 광장을 어슬렁 돌아다녀도 좋다. 여기는 자동차가 없다.
다음장을 넘기면 아까 그 꼬마가 비둘기를 무서워한다고 말한다.
무서운 비둘기가 베네치아에는 너무 많다.
아이는 비둘기를 보면 공포스럽다.
'두려움이 백 배쯤 커진다고 상상해봐.'
다음 장을 넘기면
'사실은 나 아이들이 무서워. 베네치아에는 아이들이 정말 많아.
(중략) 아이와 마주치면 깃털이 곤두서고, 부리가 바짝 말라서 아무 소리도 못 내.
방향 감각이 흐려지고, '
이런 둘이 딱 마주쳤다!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어.
비둘기는 가만히 있었어.'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어.
아이가 그대로 있었어.'
공포의 대상 앞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게 하도록 만든 것은 무엇일까?
앞 장면에 힌트가 있다^^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
각자 길로 가는 아이와 비둘기
다음 날 다시 만난 둘은
또 마주 보고 서 있다.
한 걸음 내딛고,
그대로 멈추고
또 한 걸음 내딛고,
멈추고.
'이건 놀이가 아니었어.
서로를 알아가는 용기였고, 서로를 길들여 가는 순간이었어.'
마침내
둘은 가까이 섰다.
손을 내밀면 닿을 만큼
가까이.
그런 둘을 보고 곤돌라 아저씨가 말한다.
"너희들 표정이 왜 그래? 곤돌라로 한 바퀴 돌고 올래?"
곤돌라에 탄 아이와 비둘기.
서로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참 그림이 예쁘다.
두려움을 이겨냈더니
아름다운 베네치아가 보였다.
아름답다.

대독문북밴드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