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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인간이 지구를 구한다 ㅣ 티쇼츠 3
남유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위즈덤하우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
책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가시 인간이 서로 보둠어 주어야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짐작했었는데, 가시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지구를 구하거나 구하지 않거나 선택할 수 있다는 설정에 살짝 놀랐다.
SF를 존중해주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느낌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준이 손목에 가시가 돋았다. 처음엔 그저 작은 뾰드락지인줄 알았다.
예준이는 급식실에서 우연히 윤서의 손에 난 가시를 봤다. 다른 친구에게도 가시가 났다니! 궁금한 예준이는 윤서에게 말을 건다. 예준이는 딱 하나 났고 더 이상 커지지 않는 것 같은데 윤서는 몸에는 가시가 열 여섯개 있다. 그리고 계속 자라고 있다고 한다.
윤서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가시 인간, 지구 멸망 같은 단어가 드문드문 들렸어.노이즈도 심해서 다 알아 들을 수 없었는데 앞뒤 내용을 이어 보면 지구 멸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시 인간을 더 찾아야 한다."(p.32)
윤서는 함께 지구를 구하자고 하지만 예준이느 좀 황당하다. 어떻게 세상을 구하지?
일단 윤서는 가시 인간이 더 있을거라고 찾아 보자고 한다. 애들한테 가서 너 가시 있니?라고 물어볼 수도 없고. 어떻게 가시가 난 아이를 찾지?
윤서와 예준이는 언제 가시가 났는지 생각해보니, 둘 다 외롭다는 느낌이 들때었다. 윤서는 부모님이 자동차 사고로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식물인간으로 병원에 계신다. 커다란 집에 혼자서, 정말 윤서야 외로웠구나. 예준이는 옆반으로 가서 살펴본다. 애들이 뒤엉켜 시끄러운 가운데 창가에 혼자 있는 곱슬머리 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예준이는 자기 손목에 난 가시를 보여주면서
"너 혹시, 이런 거 본 적 있니?" (p.42)라고 물어본다.
그 아이는 살짝 당황하는 듯
"아, 아니.난 처음 봐. 그, 그게 뭔데?"라고 대답했다.
예준이는 열심히 가시 인간을 찾는데, 실은 '가시 인간을 찾는다는 건 핑계이고, 오랜 시간과 공백을 훌쩍 뛰어넘어 윤서와 친해진 게 마냥 좋았다.'(p. 44)
방학하는 날에 윤서가 결석을 했다. 예준이는 윤서 집으로 찾아가서 왜 학교에 오지 않았는지 물어보니,
'그들이' 윤서를 데리려 온다고 했다고 말한다. 예준이는 가시 덕분에 윤서와 오해도 풀고 가까워져서 좋지만,
'우리 몸에 난 가시와 지구를 구한다는 것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 '(p.54)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때 갑자기 거센 바람에 베란다 창문이 흔들리고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어둠 속에서 섬광이 번쩍 빛났다.'(p.55)
거실에 '괴생명체가 예의 바른 태도로 인사했다.'(p.56)
괴생명체는 윤서와 예준이에게
"여러분이 지구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지구를 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p.58-59)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선택하라는 것이다. 가시인간으로 지구를 구한다는 것은 자기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고 그것이 싫으면 안하면 된다. 내 생명을 잃고 지구를 구한다? 고민될 것 같다. 진짜 가시 같은 질문이다.
괴생명체와 함께 간 곳에서 옆반의 곱슬머리도 만났다. 그도 가시인간이었다.
셋은 각자의 생각으로 하나를 선택한다. 그 결정을 두고 나쁘다 좋다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가시 인간은 지구를 구했을까?
지금 어딘가에 가시 인간은 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가시를 키우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흉악스러운 가시이고
가시가 있어서 불편하지만
지구를 구하고자 하는 의지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난 가시 인간 싫은데...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음.
107쪽의 짧은 소설이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들었다.
나는 가시에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