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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을 쏜 소녀
안 테랄 지음, 상드 토망 그림, 김자연 옮김 / dodo / 2024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합니다.
그림책 판형이 꽤 큰 편이다.
책표지의 촉감이 참 좋다. 부드러우면서 촉촉한 좋은 느낌.
책 안에 그림도 만져본다. 느낌이 좋다. 너무 미끄럽지 않고 적당한 거침이 있다.
글작가인 안 테랄이 쓴 그림책으로는 < 이 책은 무슨 상상을 하고 있을까?>가 있다. 그림 작가인 상드 토망의 다른 책은 검색이 안된다. <화살을 쏜 소녀>만 검색이 된다. 그림이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것이 다른 작품도 기대된다.
'나는 화살을 쏜 소녀예요' 라고 글은 시작한다.
화살을 쏘면서 혼자 놀고 있었나보다. 활을 당겨서 쏜 화살이 멀리 날아갔다.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걱정이 된다. 멀리 날아간 화살이 누군가 심장을 맞힌 것은 아닐지. 아이는 화살을 찾으려 걸어간다. 울타리까지 왔다. 멀리 집이 보인다. 직접 만든 화살이라서 찾고 싶었을까. 아이는 울타리를 넘어 숲으로 들어간다.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린다.
'얘야, 더는 가지 마.'
낯선 목소리에 아이는 잠깐 멈추었지만 새로 산 신발을 핑게로 넘어 간다. 낯선 목소리는 '너는 지금 혼자야,'라며 가지라 마고 한다. 하지만 아이는 빠른 다리와 강한 두 눈, 우렁찬 목소리, 밝은 귀가 있으니 괜찮다고 우거진 숲으로 들어간다. 화살이 날아간 곳으로.
화살은 뭘까?
아이에게 화살은 뭘까?
의문이 생길 때,
글에서는
' 화살은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됐을 때 내가 쏜 거랍니다. 내가 만든 활을 당겨 쐈어요.'라고 말한다.
말리는 낯선 목소리를 듣지만 아이는 가기로 한 마음을 접지 않는다. 아이는 말한다.
'나는 혼자가 아니야.'
아이는 왜 이렇게 말했을까? 지금 부모님과 함께 있지 않지만 노란 밭에서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은 지금 진행형처럼 느껴져서 그럴까.
묵직한 목소리를 아이에게 말한다.
너는 아직 강하지 않으니, 이끼로 덮힌 바위 너머로 가지 마라고.
하지만 아이는 ' 나는 약하지 않아'라고 말하며 걸어간다.
걷다 보니 마을로 가는 도로가 보인다. 이제 화살 찾는 것은 그만 두고 집으로 가면 좋을련만 아이는 화살도 찾고 또 다른 세상도 찾고 싶어서 들어간다. 해가 길어지고 나무도 아이가 평소에 보던 모습이 아니다. 변한 숲 속을 보고
'나는 두렵기도 하지만 기쁘기도 해요.
이 거대한 숲의 심장에 도착했거든요.'
라고 말한다.
거대한 숲 거기다가 숲의 한 가운데에 들어온 아이는 발견한다. 엄청 오래된 떡갈나무에 박혀 있는 자신의 화살을. 아이는 화살을 밟고 나무 위로 올라간다.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 보니 멀리 집도 보인다. 그리고 오른쪽 풍경은 아이에게는 처음 보는 풍경이다. 많은 집이 모여 있는 오른쪽 풍경을 아이는 앞으로 알게 될 세계라고 말한다. 아이는 남에서 내려와서 집으로 뛰어간다. 그때 목소리가 들린다.
'얘야, 이제 너는 다 컸구나."
달려가는 아이의 몸에 다양한 빛이 스며들어 있다.
잠들기 전에 아이는 아까 그 목소리에 대답을 한다.
'있잖아. 나는 길을 잃었던 게 아니야."라고 말한다.
둘째 아이의 기록
화살을 쏜 소녀는 왜 화살을 가지려 갔을까. 아마도 화살이 소중한 것이었을 것 같다. 나도 소중한 것을 찾으려 갈 것 같다. 그런데 가는 길에 힘든 일이 있다면 다시 되돌아가 것 같다. 왜냐하면 끝까지 갔는데 좋은 것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아이의 글을 보면서 좀 더 용기를 내서 갔으면 좋을텐데.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어디로 날아간지 모르는 화살을 찾는 것은 힘들고 지루하고 괴로운 일이다. 이 넓은 숲에서 화살 하나 찾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커피콩 하나 찾는 것과 같을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쏜 화살이다. 내가 만든 화살이다. 내가 한 행동에 책임감을 갖고 나아가는 용기를 발휘하면 좋겠다. 누군가 내 화살을 맞아서 상처가 생겼다면 그 상처가 아물 때까지 걸리는 시간만큼 기다린다. 다가가면서 기다린다. 상처의 중심에 서기까지는 힘들지만 상처를 제대로 바라봐야 상처를 낫게 할 수 있다. 상처가 낫는 그 시간까지 돌본다. 상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시간이 필요하다. 용기를 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두렵기는 하지만.
또한 내가 만든 활과 화살은 튼튼하고 강하다면 화살은 멀리 날아갈 것이고 그만큼 나도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을 믿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가다가 웅덩이에 빠지거나 무서운 동물을 만나서 힘든 시간을 보내더라도 자신을 믿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서 멀리 내다보는 세상은 보석처럼 빛날 것이다. 그리고 책의 소녀처럼 또 다른 세상이 보이겠지.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면 또 힘껏 활을 당겨서 화살을 쏘고 날아가는 화살과 함께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아이가 희망을 갖고 발을 내딛도록 아낌없는 응원도 지지를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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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