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리더쉽이 필요한 시대
존 스토트 지음 / IVP / 198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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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간단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얇은 소책자이지만, 몇 번을 반복해서 읽을 만큼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리더의 핵심 요소들을 생각하게 하는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비전이란 추상적인, 비실제적 언어가 아닌, 현재의 상태에 대한 깊은 불만족과 가능한 상태에 대한 분명한 파악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이며 리더쉽에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뽑고 있다. 경영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과 조직에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좀 더 현실적으로 나 개인의 목표와 내가 속한 조직의 목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왜 그렇게 되지 못했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구체적인 행동이 결여된 막연한 이상은 문자 그대로 '헛된 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꿈의 성취를 위해서는 단계적 목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게을러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땀과 수고가 없이 비전은 결코 가까이 오지 않는다.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려면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에도 기꺼이 자신을 스스로 훈련시킬 수 있는 근면함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쉽게 성취할 수 있다는 수 많은 광고 메시지 속에서 우리는 노력도 하기 전에 쉽게 포기한다. 근면과 인내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인터넷 시대에는 10초를 기다리는 것도 지겹다. 강력하게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디자인과 카피 그리고 초고속의 속력를 담지 않으면, 네티즌은 돌아선다.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은채... 이러한 사고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나는 과연 알아 주는 사람이 없어도 언제나 성실하게 일할 수 있을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위해 끝까지 인내하며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빨리 빨리 결과를 돌출시켜야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해주는 이 사회에서 내가 노력한 댓가가 평생을 바친 결과 나올 정도로 어려운 인내를 요구한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젊은 나는 몇 개월도 버티기 힘들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노예 매매 폐지를 위해 평생을 바친 월버포스는 나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와 비전, 성취를 위한 댓가를 치러야 하는 수고와 자기 훈련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리더는 비전과 근면, 인내와 자기 훈련의 자질을 갖춘 자여야 한다는 얘기는 수없이 들어왔다. 존 스토는 이 자질에 '섬김'이라는 성품을 더하여 리더쉽의 절대적인 필요 요소로 뽑았다. 왜 그럴까? 다른 사람을 잘 '다스려야'한다고 들어왔는데, 잘못 배운 것일까? 다른 사람을 섬겨야 한다니.. 리더쉽이란 사람을 앞으로 이끌고 나아가는 사람이니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할 것 같고, 험난한 길을 뚫고 가려면 지배력이 강해야 된다고 배웠다. 섬김이라는 말은 어딘가 낯설다. 리더란 '지배권'이 아니란 저자의 말은 나의 가슴을 때린다. 지도자의 권위가 아니라 섬기는 자로서의 겸손, 강요가 아닌 모범으로, 위압이 아닌 합리적인 설득 바로 섬김 속에 드러나는 리더의 덕목이라니...

요즘 팀을 잘 이끌고 싶어 나타나는 나의 행동은 결코 섬김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끄러워진다. '프로젝트를 위해서' 난 '사람'을 우선시 하지 못했다. 사람을 위해 프로젝트가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자신을 낮추는 사람의 손안에서 리더의 힘은 안전하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섬길 수 있는 리더쉽을 배우고 싶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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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돌 2005-12-17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퍼갑니다.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