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이종필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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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을 읽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사람에게 추천한다. 과학이 어려운 건 원래 어렵다며, 외국에서 들어온 외계어가 쉽겠냐며 내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그 누구도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다. "수학, 과학 어려워요"하면 공부를 열심히 하라거나, '문과'를 가라거나 위로도 대안도 1도 안 되는 말만 들었는데, 무려 과학자가, 근거를 들어가며 과학이 어려운 이유를 진지하게 설명해주는데 이런 친절, 처음이다. 첫인상이 이렇게 좋은 책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목차를 봤을 땐 이 책 어렵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출력, 스캔, 팩스가 모두 되는 복합기와 아이폰을 비교하면서 아이폰은 시대의 아이콘,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는데 복합기는 왜 그렇게 되지 못했는지 설명한다. 아니 어떻게 아이폰이랑 복합기를 감히 비교해?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읽으면서 '어, 그렇지, 그렇지' 하며 읽게 되는데 이렇게 끄덕끄덕하면서 읽다보면 디지털 지능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러서도 '어, 그러네, 그럴 수도 있네'라며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과학을 공부해라! 라는 부담스러운 결론을 주지 않는다. '과학적인 태도, 과학적인 생각'을 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의 매력은 여기서 발한다. '과학적인' 그 어떤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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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 사계절 1318 문고 129
김혜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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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연히, 공교롭게 어쩌다 학교에 갔다가 갇혀버렸다. 학교에 누가 폭탄을 설치했다며 학교에서 누구라도 나간다면 폭탄을 터뜨려버리겠단다.

 

1학년은 수련회를 가고, 2학년은 체험학습을 가고, 3학년은 모의고사가 있어 5시 전에 귀가하는 날이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그 사실을 제일 먼저 알게 된 사람은 계약 만료로 그 학교를 그만둔, 전 기간제교사였다. 선생님이긴 했지만 지금은 선생님이 아니라 외부인인데 학생들도 경찰도, 심지어 그 학교의 교감선생님도 학생들을 잘 통제하고 '잘 있기'를 바란다. 불편했던 동료에게 굳이 연락해서 알아낸, 마주칠 사람이 거의 없을 날을 고르고 골라 왔는데 다시는 마주치고 싶은 않은 구남친 같은 학교와 구질구질하고 지독하게 엮어버린 것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 전에 "이건 학교에 관한 이야기다. 학교 문이 닫힌 후, 학교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라고 시작한다. 폭탄 테러 예고로 학교 문이 닫힌 후, 학교 밖을 나오기까지의 이야기가 어떻게 학교의 진짜 이야기인지 궁금해하면서 책을 읽게 된다. 이 소설의 소제목 중 하나인 '학교에 가지 말았어야 해' 그랬어야 했는데 학교에 와서 이 상황을 겪어야 하는 등장인물들은 특별하다기보다 학교다니면서 마주쳤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수련회를 가지 않았으면서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있는 1학년, 체험학습을 갔다가 굳이 집에 안가고 학교로 돌아온 2학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전 직장에 잘못 배송된 택배를 가지러 온 전 선생님이라는 이상한 사람들이지만 어디엔가 있을 법하다. 문이 닫힌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우연히 모인 인물들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는지 따라가다보면 각자가 가지고 있는 학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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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뜰
강맑실 지음 / 사계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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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좋아하던 만화 중에 「검정 고무신」이라는 만화가 있다. 사실 배경이 되는 시대가 옛날이라 교복값이 없어 교복을 못 사입는 학생이 나오거나 선생님이 집에 찾아왔는데 컵이 없어 대접에 커피를 대접하는 장면이 나오고, 귀한 바나나를 먹으며 행복해하는 장면도 나온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경험인데도 즐거워하면서 본 이유는 주인공의 유년시절이 즐겁고 행복하게 투영돼서 보는 사람도 즐거웠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배경도 사실 내가 경험한 과거보다 더 먼 과거지만 막내가 태중에 있을 때부터 이사갈 때마다의 기억이 정감있고 공감되게 서술되어 있다. 막내가 언제나 행복한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다. 우리들의 유년시절도 그럴 것이다. 노상 행복하진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좋았던 그날들에 대한 기억들이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전달된다.


지금은 보기 힘든 '적산가옥'에 살았다거나 다다미방이 있는 집은 신기하기도 하지만 오빠들 방, 언니들 방을 같이 쓴다거나 마당에 핀 과꽃은 나의 추억 어딘가와도 맞닿아 있다. 아파트에만 살아본 어린이들도 집을 그리라고 하면 마당이 있고 굴뚝이 있는 단독주택을 그린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마당 한 켠에 나를 위로해주는 나무가 있고, 마당을 빙글빙글 돌며 오빠와 술래잡기를 하고, 대문 앞에서 돌아오는 아빠를 기다리는 추억은 아파트에서 갖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 기억을 가진 막내를 부러워하다보며 책장을 넘기다보면 막내가 어느새 초등학생이 되고 언니에게 '고등학생이면 다냐'며 심부름을 하기 싫다고 할 말을 다 할만큼 커가는 것도 볼 수 있다.


나도 어린 시절에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오늘은 왠지 내가 살았던 집과 마당을 그려보며 추억에 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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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정재민 지음 / 사계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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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란 말이 자주 들리는 시대가 되었다. 스피커도 인공지능을 탑재해서 나오는 시대에 인공지능의 한 부분인 머신러닝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도 등장했다. 인공지능이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기술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인공지능과 미디어를 십 대 청소년에게 이해하기 쉽게 써있다.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콘텐츠가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어떤 미디어를 자주 사용하는지-보통 스마트폰일 것 같지만-생각하게 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 미디어를 사용한 대화와 그렇지 않은 대화의 양을 비교해보게 된다. 사실 책이 전달하는 내용이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상의 일은 진지하게 생각하기 전까지는 너무나도 일상적이라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루에 얼마나 걸으십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면 얼마 되지 않듯이 미디어 활용도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잊혀질 권리, 사이버불링 등 미디어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언론이 뉴스를 선별하여 매체를 통하여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설명한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 책은 기술이 생각보다 발전했고,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함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기술의 공학적인 면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 설명서로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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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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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책 추천 요청이 들어오면 진로나 관심사를 묻곤 한다. 학생들의 공통적으로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데, 의외로 심리학에 모른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독심술로 알고 싶다거나, 심리테스트에 대해서 잘 알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이 그게 아닐걸? 이라고 말하면 그럼요? 라고 되묻는다. 그때마다 심리학에 대해서 잘 몰라서 대답해주기가 곤란했는데, 다른 책들보다 얇아 읽을 부담은 적은데, 내용이 알차서 심리학이 무엇이고, 심리학의 다양한 학문영역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 알 수 있다. 또 심리학을 생활이나 관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까지 잘 설명하고 있어서, 심리학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필요로 하는 독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조별과제에 적절한 인원 수도 심리학적으로 분석했는데, 단순히 우리 반이 몇 명이고 몇 조 정도로 나눴으면 좋겠다던가, 비슷한 규모로 조를 짜기에 적당한 인원수가 아니라 의견 교환이 쉽고 결정하기 쉬운 적정 인원에 대해서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놓은 내용도 있다. 실제 삶 속에 심리학을 활용하여 어떻게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심리학에 대해서 더 공부해보고 싶은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십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을 시작으로 관심 분야나 더 자세한 내용의 다른 책들로 확장독서가 가능할 수 있어 심리학에 관해 관심이 있지만 잘 모르는 십대 학생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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