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달걀 찾기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1
제리 스피넬리 지음, 부희령 옮김 / 비룡소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벽에 걸려있는 각종 교육법령들이 깨부수어지는 장면:출처-네이버 영화>


 


얼마 전 막을 내린 해리포터 시리즈 중,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에서는 마법부에서 파견된 교수 '돌로레스 엄브릿지' 가 호그와트에서 학생들의 행동을 제한하기 위해 계속해서 규칙들을 만들어낸다. 결국에는 불만으로 가득 차게 된 학생들이 그들을 옭아매던 말도 안되는 규칙들이 적힌 액자들을 깨부수어 버리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여기, 관습적으로든 법으로든 만들어진 수천가지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소년이 있다. 아홉 살 된 이 어린 소년은 미끄러운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죽은 엄마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청소부가 물걸레질 후엔 '미끄럼 주의' 라는 말을 써 놓아야 한다는 원칙을 어겼기 때문에 그런 불행이 일어났다고 생각해 소년은 스스로 수천가지 규칙을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그 규칙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때, 소년의 어머니도 돌아올 것이라고 그는 믿었다.


 


 



 P45


" 에 젖은 바닥이 데이비드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갔다.


   어머니가 일하던 회사 건물의 바닥이었다.


   청소부가 막 대걸레질을 끝낸 뒤라 바닥은 물에 젖어 있었다.


   물에 젖은 바닥에는 어떤 경고 표지도 붙어 있지 않았다.


   물에 젖은 바닥을 조심하시오!!!


   어머니가 물에 젖은 바닥 위를 지나갔다..."



* 사춘기


[명사]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인이 되는 시기.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이차 성징이 나타나며, 생식 기능이 완성되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춘정을 느끼게 된다. 청년 초기로 보통 15~20세를 이른다.


질풍노도의 시기, 요즘은 중2병이라고 불리는 바로 이 시기.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하며 '나'에 대한 여러 의문을 던지는 시기.


 


여기 사춘기인 소녀가 있다.


아버지 없이, 아버지가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점을 치러오는 사람들에게 항상 '오래오래 행복하게 산다.' 라고만 말하는 사기꾼 점쟁이인 엄마를 둔.


항상 제 것을 엄마 물건처럼 마음대로 쓰는 엄마에게 화를 내는,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하는.


소녀는 사기꾼 점쟁이가 아닌 평범한 엄마를 원했고 평범한 엄마처럼 동화책을 읽어주길 바랬다.


그래서 소녀는 어린아이들이 있는 도서관에서 혼자서 눈을 감고 동화책을 읽어주는 목소리가 엄마 목소리로 되길 원했다. 하지만 그렇게는 전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엄마에게서 소녀는 달아나고 싶어했다.


 



 P20


" 소녀는 침대 위에 있는 어머니와 곰 인형을 내려다보았다.


  곰 인형을 치워 버리면, 그냥 평범한 어머니가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아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저 어둡고, 쥐죽은 듯 조용하고, 소름꺼치는 거실 또한 없애 버려야 한다.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집이었다.


  ...


  현관문 밖에 붙어 있는 '운명을 읽는 조언자' 라는 간판도 떼어 버려야 할 것이다.


  ...


  믿을 수 없겠지만, 소녀의 어머니는 당연하다는 듯, 정말 진지하게, 다 큰 십 대 딸과 침실을 함께 쓰려고 했다.


  없애 버려야 하는 것들을 모두 치워 버리고 나면, 침대에서 자고 있는 여자 하나만 남을 것이다.


  그러면 여자는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어머니가 될지도 모른다.



소년의 이름은 데이비드.


소녀의 이름은 프림로즈.


부활절 달걀 찾기에서 그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만나 친구가 되게 된다.


엄마가 없는 데이비드


아빠가 없는 프림로즈


둘 다 외동이고


둘 다 망고 매드니스(얼음과 망고를 갈아 만든주스)를 좋아하고!


그들은 묘하게 닮았다.


아홉 살과 열세살이라는 나이의 차이가 있지만


그들의 대화를 들어본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어느 날 데이비드는 벼룩시장에 갔다가 프림로즈의 트라우마에 대해서 하나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프림로즈가 자신의 아빠라고 보여주었던 사진이 벼룩시장에 갔더니 프림로즈의 아버지의 얼굴이 진열된 액자에 가득히 있었다.


이상하게 여긴 데이비는 할머니를 통해 그 사람이 프림로즈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프림로즈가 틀렸다는 사실을 안 데이비는 프림로즈에게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프림로즈의 꿈을 지켜 주고 상처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진실을 절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아홉살 짜리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이 녀석, 제법 의젓하다.


 


프림로즈는 데이비와 '손 흔드는 남자' 를 만나기 위해 꽤 멀리 떨어진 큰 도시, 필라델피아를 향해 떠나는 중 데이비의 비밀, 트라우마를 알게 된다. 엄마와 함께 해 뜨는 걸 보러 가기로 했기 때문에 엄마와 함께 있지 않으면 해 뜨는 광경을 절대로 보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과 규칙을 하나도 어기지 않고 다 지키면 엄마가 돌아올 거라고 믿는 것 때문에 늘 쓰레기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고 슈퍼마켓의 나가는 문으로 절대 들어가지 않았다는 걸. 프림로즈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하나 남은 식량인 초콜렛과 딱 한 모금 남은 망고 매드니스를 선물로 주었다.


그들은 서로의 상처에 대해서 위로하고 걱정해주었다.


 



 


 P288


 "엄마!"


데이비드는 이제 때가 되었음을 알았다. 눈을 떴다. 데이비드의 눈길은 흘러가는 강물과 함께 떠오르는 해를 향했다.


해는 색칠한 달걀처럼 산뜻하고 선명하고 아름답고 동그랬다. 그리고 매 순간 색이 변했다. 처음에는 주황색이었다가 담황색으로 변한 뒤 노란색이 되었다가 아침 식탁에 오른 볼록 튀어나온 달걀 노른자같이 되었다. 그러더니 마치 달걀이 포크에 찔린 것처럼 갑자기 깨어져 흩어지더니 강물과 도시, 숲과 하늘 그리고 온 세상의 어둠 위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데이비드는 또 속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이번에는 괜찮았다. 데이비드는 프림로즈에게 매달려 흐느꼈다. 데이비드의 눈물이 프림로즈의 옷깃을 적셨고, 숨을 막히게 했다. 프림로즈가 데이비드를 품에 안았다.


"너도 알다시피, 난 네 어머니가 아니야, 난 그냥 나야. 프림로즈"


쉰 목소리로 프림로즈가 말했다.


데이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이렇게 데이비드의 트라우마는 깨지게 되었다.


 



 P294


" 철컥! 잠금 단추가 튀어 올랐다.


문이 열리자 사람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들려왔다. 


데이비드의 할머니와 냉장고 존 그리고 데이비드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두 아이들을 향해 달려왔다.


모두들 기뻐하고 안도하면서 눈무로가 웃음으로 범벅이 된 얼굴들이었다.


프림로즈는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프림로즈의 어머니가 모든 사람들 앞에서 기쁨에 찬 눈빛으로, 우스꽝스러운 금발 가발을 귀까지 흘러내린 채, 두 아이를 향해 어색한 모습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


이렇게 프림로즈의 트라우마도 깨지게 되었다.


 


서로 상반되는 트라우마라는


'사랑' 이라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귀결된다.


 


달걀은


프림로즈의 자신만의 공간의 유리에 깨진 채로 있었고


프림로즈와 데이비를 만나게 했고


데이비의 상처를 깨게 했다.


 


결국,  그들은 그들의 행복의 달걀을 찾았다! 그들로 인해서.


 


 


오늘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하나를 읽었다. 마음이 훈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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