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혹했던 전쟁과 휴전
마거리트 히긴스 지음, 이현표 옮김 / 코러스(KORU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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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넘나드는 종군기자가 전하는 한국전쟁사



국전쟁이 있었던 달 6월을 보내면서 컬처블룸의 서평단 모집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게 하였다. 종군여기자가 바라본 한국전쟁. 그 속에서 그동안 내가 알지 못한 기자들의 움직임과 취재활동 등 모르는 그 어떤 내용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발상이 이렇게 좋은 책을 받아보기에 까지 이른것이다. 지나간 '보훈의 달' 6월을 생각하면서. . .

생각보다는 조금 무게감 있는 책으로 400페이지에 달하는, 읽기에 다소 시단이 소요될것 같은 그런 책이다. 인문학계열의 전쟁기록 에세이에 분류되는 책으로 다소 지루한감이 없지 않은 그런 책이기에 시간을 두고 읽었다.



책의 저자인 〈마거리트 히긴스〉 는 1942년 뉴욕 헤럴드 신문에 입사한 뒤 한국전쟁의 종군여기자로 활동하면서 그녀의 역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부터 1954년까지 한국을7차례나 방문하면서 한국전쟁과 휴전에 관한 많은 기록을 남긴 기자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단행본으로 『War in Korea』 를 발간하여 1951년에 여성최초로 풀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대한민국 정부로 부터 훈장을 수여받은 외국인으로 알려져 다.

어느 전쟁에서든 종군기자의 활약에는 많은 찬사가 뒤따른다. 그만큼 목숨을 내놓을 만큼 힘들고 위험한 일이기에 그들의 기사를 접할때면 항상 대단하다는 의미를 함께하며 기사를 읽게 된다. 히긴스 역시 그러한 위험을 감수한 기자이기에 종군기자의 반열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목에서 알려주듯이 이 책은 전쟁과 휴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전쟁의 시작에서 부터 휴전에 이르기 까지 모든 내용들을 상세히 수록되었다고 볼 수 있다.

1부 〈자유를 위한 희생 (한국전쟁 르포)〉 에서는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2009년에 한글판으로 발간된 『War in Korea』의 『자유를 위한 희생』 에 번역과 역주를 대폭 보완한 것이며, 2부 〈한국에 가혹했던 휴전〉 에서는 히긴스가 만난 고위급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실은 『NEWS IS A SINGULAR THING』(1955)을 번역한 것으로 휴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머리에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추천사와 히긴스 자녀의 축사를 시작으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6.25전쟁 1129일』 을 비롯하여 한국전쟁과 관련된 많은 책을 보았지만 이처럼 세부적인 책은 보지 못했다. 그녀의 행보를 따라 가노라면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을 받는다. 열악한 취재현장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허가받은 종군기자는 270명이지만 실제 전선에 투입되는 종군기자는 20명 정도가 고작이라고 한다.



자정부터 새벽4시 사이에만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는 한국전쟁 종군기자의 업무수칙도 뜻밖이다. 그리고 자주 불통되는 전화. . . 군의 활동상 어쩔수 없는 단전이지만 기자에게는 꼭 필요한 통화이기에 기사를 원고로 써서 비행기로 직접 이송했다는 이야기 또한 급박한 그 시기를 이야기 하는것 같았다.



히긴스 기자는 장군들과 가깝게 지내며 취재를 할수 있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어떻게 작전중인 군과 함께 행동하며 취재를 할 수 있는지. . .

우리가 모르는 전투들을 기자의 취재를 통해 알게되는 것들이 많았다. 히긴스 기자에게 한 워커장군의 이야기는 뜻밖이다.

"미국 여성인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나는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오. 미국 굼민이 나를 용서치 않을 테니, 제발 죽거나 포로가 되지 마시오."

이 후 남자와 동등한 대우로 자유로운 취재를 하지만 이도 잠시. 부산과 마산부근까지 밀린 아군. 그리고 워커장군의 그 유명한 사수명령.

"죽음을 각오하고 지켜라"

"후퇴는 없다"

엔군의 참전과 함께 실행된 인천상륙작전에는 270척의 군함이 참여했다고 한다. 엄청난 수의 전함이다. 상륙작전에 동행한 히긴스 기자의 이야기는 마치 전쟁속에 서 있는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치밀한 계획을 인지하고 움직이는 해병들과 동행하는 그녀의 용기가 대단할 뿐이다.

상륙작전 후 서울로 들어선 기자일행이 들은 명동성당의 종소리는 책을 읽는 나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내게 할 만큼 울컥하였다.

성당의 종은 건물 밖 나무 대들보 위에 걸려 있었다. 우리는 총알을 맞고 종이 땡그랑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 갑자기 네 명의 한국인이 대담하게도 하늘 아래 우뚝 서서 타종하는 것을 보았다. 종소리는 소란했던 전투의 종료를 알리듯 청아하게 울렸다. 불타는 도시에서 보기 드문 사랑스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얼마 후 종을 울린 네 사람은 크레이븐 중위에게 급히 달려와서 통역관을 통해서 말을 건넸다.

"당신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종을 울렸습니다."

우리는 눈물이 핑 돌도록 승리에 도취했다. 그러나 우리 중에 그 승리가 얼마나 일시적인지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미 해병과 함께 북으로의 전진하는 과정에서의 히긴스 기자의 이야기엔 들뜬 마음이 서리기도 한다. 아마도 그 당시 모든 국민과 군인들은 승리를 예감하는 그런 마음이였을 것이다. 완전한 통일을 위한 맥아더 장군의 말 "노병은 죽지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다" 그만큼 통일이 간절했다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곧 이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죽음의 전투가 여러곳에서 이루어지고 끝날것 같지 않은 전투는 3년1개월을 종점으로 휴전에 돌입하게 되고.



전을 이야기하는 2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가지고 대국들의 거래에 가슴이 차거워지는것 같았다. 이래서 힘이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것 아닌가.

히긴스의 이야기에서 우린 많은것을 배워야 한다. 강대국이 아니고서는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 .



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일단 히긴스 기자 그녀에게 찬사를 보낸다. 기자의 취재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해던 한국전쟁의 일말을 알게 됨에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그녀의 용기와 종군기자로서의 능력에 다시 한번 더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한국전쟁의 또 다른 일부분을 알게하기에 충분한 책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상세하게 묘사된 부분들이 그녀가 기자로서의 집필이였음을 여실히 나타나 있어 읽으면서도 그녀 옆에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것 같았다.

전쟁사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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