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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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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는 런던에서 수지라는 룸메이트와 함께 살고 있다. 앨리스는 30대 남자 에릭과 우연히 만나 밤을 함께 보내고, 연인이 된다. 그녀는 낭만적인 편이고 생각이 많으며 자존감이 낮다. 에릭은 그녀와는 성향과 성격이 사뭇 다르다.

알랭 드 보통답게 철학, 예술 작품 등을 통해 연인 간의 심리와 행동, 사랑할 때 생기는 감정을 설명한다. 앨리스와 에릭 간의 '사건'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편은 아니다. 연인 간에 보편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말다툼, 표현, 권력관계 등을 간단히 언급하고 이를 철학적으로 분석한다. 어떻게 보면 쉬운 내용을 어렵게 설명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만의 서술 방식과 통찰력은 참 독보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연애 소설인가 철학서인가 심리학 서적인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서는 화자가 남성이었지만, 『우리는 사랑일까』에서는 여성인 '앨리스'의 입장을 주로 서술한다. 첨부한 사진처럼 곳곳에 이해를 돕는 그림이 꽤 많이 등장하는데, 귀여웠다.

촉매(83p~), 왜 사랑받는가?(198p~), 독서의 문제(232p~), 자기 자신에 대한 휴가(280p~) 이렇게 네 챕터가 가장 재밌고,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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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누아르 달달북다 3
한정현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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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양 물산 공장에서 경리로 일하는 '박 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시대를 살았던 모든 여성들에게 '로맨스'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먹고사는 것이 더 중요했고 누군가는 '미쓰 리 언니'처럼 로맨스라 칭하기 어려운 관계에 속하기도 했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과거 여성 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남녀 사이의 진실한 사랑은 없었더라도 누군가를 따르는 마음은 갖고 있었을 수도 있다. '선'이 '여가수'와 '미쓰 김'을 동경했던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80년대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분명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사랑'이 있었으리라는 희망을 이 작품에 아로새겼다.



서울은 어떤 곳인가.

서울은 동물원이다, 그것도 맹수들이 서식하는. 서로를 물어뜯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 약한 사람에겐 약하고 강한 사람에겐 강한. 서울은 왕궁이다. 그야말로 계급이 분명한 이곳, 서울에서 하위 계급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인간 취급이란 없다는 뜻이다. 서울은 병원이다. 온갖 경쟁을 뚫으려다 보니 정신이 남아날 리가 없다. 육체는 말할 것도 없다. (중략) 서울은 목욕탕이다. 속옷 한 장까지 다 내줘야 하는, 그러고도 수치를 몰라야 하는 이곳은 서울이다.

『러브 누아르』 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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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맛 멋
김혜나 지음, 김현종 감수 / 은행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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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주, 지역 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소설가님이 쓰신 책이라 그런지 술이나 지역의 풍경에 대한 묘사가 정말 섬세했다. 직접 마셔보지 않고 글만 읽는데도 술의 맛과 향이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단순히 '술'이라는 주제를 다룬 에세이는 몇 번 접한 것 같은데 '전통주'를 테마로 한 에세이는 처음이었다. 따라서 '우리 술'이라는 독특한 소재 자체만으로도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었고 우리 술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새삼 깨달았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마셔보고 싶은 전통주를 메모해둔 뒤, 해당 지역에 방문했을 때 찾아 마셔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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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풍경 을유세계문학전집 135
E.T.A. 호프만 지음, 권혁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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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풍경』에는 모래 사나이, 이그나츠 데너, G시의 예수회 교회, 상투스, 적막한 집, 장자 상속, 서원, 돌 심장 이렇게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 책은 국내 최초로 『밤 풍경』 1, 2권을 묶은 합본을 출간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책 뒤편에 수록되어 있는 해설을 통해 독서 후 독자 개인의 생각과 감상을 정리해 볼 수도 있다.

꿈과 환상, 광기, 초자연적 현상이 작품에 많이 녹아들어 있는데, 저자는 특히 인간 영혼과 심리의 어두운 면에 집중한다. 개인적으로는 『모래 사나이』가 가장 인상 깊었고 모든 작품의 풍경, 행동 묘사에 있어서 섬세하고 서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나 환상 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취향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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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내연애 이야기 달달북다 2
장진영 지음 / 북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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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사생활』의 저자인 장진영 작가님이 쓰신 책이다. 소개 글에서 '클러치 백 거치대'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다. 주인공 '나'의 회사 대표는 미팅에 갈 때 '나'를 자주 데리고 가셨는데, 그때마다 '나'는 대표님의 고야드 클러치 백을 받아 들고 있어야 했다. 회사 막내의 포지션과 그 고충을 표현하기 위해 사물인 '거치대'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같다.

더불어 모델 에이전시에서 일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직장 생활을 해 본 적이 있다면 목격하거나 느낄 수 있는 일상적인 사건과 감정들도 잘 드러나있었다. 소설 뒤에는 작업 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작가님의 솔직한 생각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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