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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빵
이철환 지음 / 꽃삽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Episode Ⅰ
"아가야, 추운데 어서 집으로 가...., 어서..... 엄마는 덫에 걸려서 집에 갈 수가 없단다."
깊은 산속... 하얀 눈발 위에 커다란
어미고라니와 그 품안에 아기고라니의 싸늘한 주검을 떠올리며
나는 코를 팽~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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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Ⅱ
아이들이 가고 난 뒤 영선의 남편이 영선에게 물었다. “누구네 집 애들이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나는데.......” “사실은 저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음식을 그냥 주면 아이들이 상처받을지도 모르잖아요. 엄마 친구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 올 수도 있고 해서.......”
나는 현장에서 간음하다 붙잡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채 바리새인들의 손에 질질 머리채 잡혀 끌려오는 여인이 떠올랐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는 예수님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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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Ⅲ
100미터 결승전이 시작되었습니다............출발 신호를 들을 수 없는 병덕이는 바로 옆에 있는 선수의 운동화만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옆 선수가 발을 떼는 순간 병덕이도 스프링처럼 튀어나갔습니다. 병덕이는 죽을 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병덕이가 1등으로 결승선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뒤따라오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2등도, 3등도, 4등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부정출발을 한 선수 때문에 출발 신호가 무효처리된 것을 병덕이는 알 지 못했던 것입니다. 부정출발을 알리는 신호음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병덕이는 결승선까지 혼자 달렸던 것입니다.....
소경 겨지 바디매오여 난 당신의 외침이 너무 부럽소...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특히 많은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그렇게 꾸짖고 업신여겼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당신은 더욱 크게 소리를 지르게 되었죠...‘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님은 당신처럼 낫고자 하는 간절한 믿음이 있는 사람을 아주 좋아한다오. 혈루병을 앓은 여인, 병들어 죽어가는 종을 위해 예수님께 나온 백두장도 그러했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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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Ⅳ
아이 앞에 놓인 하얀 도화지 위에는 수십 마리도 넘는 나비들이 팔랑팔랑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도화지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들이 온통 빨간 나비들뿐입니다. 흰나비, 노랑나비, 호랑나비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슬그머니 물었습니다.
“어.... 이상하다, 나비가 전부 빨간색이네..... 아빠는 빨간색 나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치...... 아빠는 그것도 몰라.... 얘네들은 산타 나비야.”
도마는 왜 예수님을 보고도 의심을 했을까? 예수님의 손을 보고 예수님의 옆구리를 만져보고서야 겨우...... 그래서 아이와 같은 믿음을 가져야 천국을 볼 수 있는 것인가? 유치부 보조교사시절이었던가? 한 아이가 으시되면서 ‘선생님 저는 참 믿음이 좋은 것 같아요, 성경에 나온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직접 만나보고, 이적과 표적까지 보면서도 예수님을 믿지 못했는데, 저는 보지 않고도 예수님을 믿고 있으니’ 난 어떤 예수님을 보았고, 믿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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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드라마에서 나오는 시쳇말로 ‘나 이런 슬픈 이야기 않 좋아하는데’
이성이 아닌 가슴이 붉게 뜨거워진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참으로 좋은 일인 것 같다. 세상에는 더 이상 내가 슬퍼서 울 수 있는 일이 없다. 단지 잔악하고 생각만 해도 결코 떠올리기가 끔찍한 일상만이 내 주위를 감싸고 있다. 내 방, 내 주위... 온 세상이 더러운 쓰레기로 가득차 있더라도 예수 안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진리가 있고 생명이 있고, 참 자유가 있다.
나에게는 이상한 능력이 있다. 나는 눈을 감고 생각하면 볼 수 있다.
옛 사진을 보고 다시 눈을 감으면 그 장면들이 영화처럼 오버랩된다. 4살에 살던 집 전경, 아직까지도 선명한 위병소로 들어가는 길, 죽을만치 추운 날씨를 벗삼아 행군을 하던 군 작전지역의 작은 오솔길..... 그리고 내 사랑하던 사람들과 함께 했던 작은 시간들......그런 탓에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중에 많은 선명한 환상을 보여주신다. 마치 베드로가 변화산에서 천사들을 보고 난후 오두막을 짓고 영원히 살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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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곰보빵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 아름다움을 어떻게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보여줄 수 있는지 다시 기도하게 된다.
곰보빵을 다 읽고
난 한동안 울었다. 그냥.. 때론 남자일지라도 아무 이유없이 눈물을 흘릴만 하다. 내 가슴속에 진한 은혜의 물결이 사무쳐온다. 십자가, 사랑, 긍휼, 약속, 복의 근원........
그리고
난 더 이상 가슴이 저리도록 아프기 싫다. 내 눈시울을 타고 줄줄 흐르는 눈물도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