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1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 해냄 / 199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다들 어려워했다. 모든 전개가 철저히 빨치산이라는 입장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혹시나 나의 반공의식에 금이 가지나 않을까 못내 두려워하면서 한쪽 한쪽을 읽어나간다. 10권이라는 책이 나에게 많은 부담을 주었다. 다 읽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책값이 아니라, 조정래작가의 <아리랑>에서와 같이 그 시대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까봐, 그들의 삶을 보고 듣고 배워나가느라, 아무일도 하지 못할 것을 무척이나 걱정이 되었다.

<아리랑>을 읽으면서는 때론 내가 일제강점기에 사는 사람처럼 시대적 착오까지 일으키면서, 그 시대의 삶 앞에 많은 눈물과 애도를 해야만했고, 그들의 恨을 조금이나마 나누고자 했던 기억들.... 그래서 나도 굶어보고, 나도 민족을 위해 고문의 고통을 깊이 느껴보고.... 주위의 친구들이 <태백산맥>과의 여행에서 도중하차한 경우를 많이 지켜보아야 했다. 나도 단단히 마음을 먹고 <태백산맥>과의 여행을 시작했다.

염상진, 김범우, 심재모, 서민영, 손승호, 이지숙, 하대치 등으로 이어지는 각각의 인물들을 통해서 그 시대의 모습들의 쏙쏙들이 보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빨갱이의 공산당이 아니라, 철저히 인민들의 편에 선 레닌, 마르크스의 낙원을 건설하려는 염상진의 모습을 보면서, 내 속에 숨어서 나를 좌지우지 했던 빨갱이의식들의 싹을 몽당 몰아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들을 향한 아무적개심들을 다시 한번 되뇌기게 되었다.

벌교의 많은 남정네들이, 아니 전라도의 많은 인민들은 수백년 동안 무참히 짓밣어왔던 그들 자신들의 인권과 지주들의 끝없는 횡포앞에서 더 이상은 물러난 곳이 없음을 알고 마지막 자신들의 생계의 삶의 배수진을 위해서 어쩔수 없이 투쟁해야 했고, 어쩔 수없이 좌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그 어떤 것도 모른다.

사회주의가 레닌이 마르크스가 공산당이, 그러나 그들은 오직 자신의 땅 한땡이를 가질기를 원한다. 적어도 봄에 부황기를 뛰지 않는 자식들을 보고자 한다. 난 이번에 전라도속에 뿌리깊이 박혀있는 恨을 보게되었다. 태조왕건의 시대로부터 내려왔던 전라도에 대한 차별. 특히나 일제시대와 해방시기를 맞이하여 더욱 가혹한 차별과 대우를 받아야 했던 그들을 보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역감정 앞에서 몹시나 부끄러움을 가진다. 어린시절 전라도에서 만들어진다고 해서 해태상품을 불매하고, 운동경기나 전라도쪽에서 하는 것이면 무조건적으로 배척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얼마나 어리석고, 그들의 애한과 고통을 보지 못했음에 참으로 부끄럽다. 염상진이 끔찍이도 생각하는 인민들을 통해서 과연 내가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세상을 살아야됨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김범우와 심재모, 서민영의 입을 통해 쏟아지는 해방당시의 우리모습을 절실히 보게된다. 난 내세계안에 있는 1940년의 새로운 집을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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