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화가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전시회,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고 슬픔에 빠져 검은색 옷만 입고 다니던 분이 친구에게 떠밀리다시피 찾게된 전시회였다.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작품은 사랑하는 여인, 아름다운 해변등 주제가 '행복'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그렇지 않았다. 어린 시절 세계대전을 겪으며 죽어가는 사람들, 현실에 대한 무력감,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보면서 무척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년에는 사랑하는 자식마저도 잃었다. 이러한 아픔이 있어 오히려 자신의 캔버스에는 행복한 모습만을 담으려고 했다. 너무나도 처참한 현실, 지울 수 없는 고통으로 무너질 뻔 했기에, 오히려 아름답고 행복한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를 위로했던 것이다.
그 관객은 밝고 행복한 그림들을 보며 처음에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우철님의 해설을 듣고 그 또한 아픔이 있었고 왜 이런 그림들을 그렸는지 알고는 큰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그 이후 검은 옷을 벗고 화사한 노란색 옷을 입고 다시 찾은 전시회에서 정우철님에게 사연을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그림을 보면서 이런 공감과 위로를 받는 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때론 웃기도 하지만, 나의 삶과 연관지어 공감하고 위로 받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생책이 뭐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림이든, 책이든, 내 인생을 뒤흔드는 공감과 위로를 받는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