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세트 (완전 복원판 + 원서 복원판) - 전2권
엘리자베스 키스.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 지음, 송영달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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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쇄국 정책을 고수하던 조선은 서양인에겐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나라였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시작으로 서양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외교관, 여행가, 선교사등의 외국인이 조선에 들어오게 되었고, 일본의 식민지 이후로 더 많은 서양인이 들어왔다. 그들은 자신이 보고 경험한 일을 글이나 그림으로 알리면서 조선이라는 나라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이 책은 3.1운동 직후 한국에 들어와 일제 치하 당시 한국의 묘사한 키스 자매의 [Old Korea]를 우리말로 옮기고, 한국 소재의 작품을 거의 모두 담은 책이다. 엘리자베스가 그림을 언니 엘스펫이 글을 썼다.

책을 보면서 그림과 글이 모두 당시의 상황을 너무 잘 보여주고 있어서 마치 내가 그 시대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림을 보자면 결혼, 굿등 한국의 풍속부터 양반, 농민, 고관등 인물화와 동대문,광희문등의 한국 풍경까지... 다양한 그림들을 사실적으로 그렸으며, 같은 그림을 두가지 기법(수채화, 목판화 혹은 에칭)을 사용해 함께 실어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대로를 벗어나서 구불구불한 골목길에 들어서면, 알라딘 단지 같은 장독이 늘어서 있는 신비스러운 집안 마당을 들여다볼 수 있다. 35p

<조선독립신문>을 제작하고 배포하던 수많은 젊은 남녀 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보다 더 어린 열두 살 혹은 그 이하의 어린 소년소녀들도 한국인 특유의 정신력, 불굴의 용기, 자제심, 위험과 압박에 끄덕도 하지 않는 인내심, 학구열등을 보여주었다. 95p

심문관이 이용직에게 물었다. "진정한 힘이란 무엇이요?"
"진정한 힘이라는 것은 우리가 오늘 너희들에게 보여주는 단결된 조선의 정신이다. 너희들은 군함의 무력을 자랑하지만 우리가 만세를 부르는 정신을 분쇄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힘이다." 181p

알라딘 단지 같은 장독이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다. 그만큼 우리 한국이 키스 자매에게는 신비한 세계처럼 느껴졌으리라. 또 시대가 시대였던 만큼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내용이 중간중간 나오는데 그들의 결연한 모습이 감동과 재미를 더한다.
개인의 이익이 최우선인 현세에서 자신의 안위보다 조국을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이란 무엇일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러한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 볼 수 있었던 키스자매도 어찌보면 행운아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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