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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 - 10대를 위한 실전 미디어 리터러시 ㅣ 발견의 첫걸음 12
김아미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문사회 과목을 담당하며 사실상 내가 담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정보부 기획 업무를 맡게 된 올해, 자연스레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 자료를 준비하게 되었는데 올해 스마트쉼센터에 올라온 예방교육자료가 숏폼과 딥페이크의 문제점이었다. 이번에 읽게된 『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를 보며, 교육 현장 속 다양한 고민들과 겹쳐지며 더 깊은 의미로 다가왔다.
책은 겉보기엔 밝고 통통 튀는 문체로 쓰였지만, 그 안에는 디지털 환경 속 아이들의 혼란과 위험, 그리고 그것을 마주하는 어른의 책임이 묵직하게 담겨 있다. ‘소셜 플랫폼은 마치 동네와 같아서 어떤 동네에서 놀 것인지 잘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은 디지털 플랫폼을 추상적으로만 이해하던 아이들에게 훨씬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비유였다.
책 속엔 나에겐 추억이고 아이들에겐 생소한 ‘싸이월드’와 ‘버디버디’ 이야기까지 등장하는데, 그 반가움이 마치 서로 다른 세대를 연결해주는 다리처럼 느껴졌다. 반면, 나이가 들어 요즘 숏폼 문화에는 익숙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좋아요’나 ‘조회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짐작하게 되는 부분에선 싸이월드일촌평의 개수나 프리챌 등 커뮤니티에 올린 댓글, 반응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그 숫자 속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판단하게 되는 현실을 마주하며, 단지 기술 교육이 아닌 '소셜미디어 속 자존감'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자마자 인터넷, 핸드폰, 스마트폰이 당연시되는 세상에 사는 아이들인데 그에 대한 교육, 그에 대한 주의사항 등이 제대로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수업에서도 AI나 미디어 도구를 접목한 수업이 많아졌지만, 그에 앞서 ‘미디어 리터러시’와 ‘디지털 윤리’ 교육이 동반되지 않으면 도구는 도리어 무기가 될 수도 있음을 절감한다. 특히 딥페이크 영상이나, 타인의 얼굴을 아무렇지 않게 찍고 공유하는 태도는 교육의 부재를 보여주는 사례다. 책은 이러한 문제들을 단편적으로 짚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 가짜뉴스, 밈의 기원과 의미, 버추얼 아이돌의 영향력 등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폭넓게 다룬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독서 자료를 넘어 토론과 질문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매우 실용적인 텍스트다.
특히 매 챕터마다 등장하는 체크리스트와 질문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점검해보고 친구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구조로 짜여 있어, 실제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 시간에 활용하기에 적절하다. 필자 역시 숏폼 의존이나 딥페이크에 대한 자료를 찾던 중, 이 책을 기반으로 영상을 소개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학생들이 흥미를 갖는 주제를 바탕으로 하되, 깊은 생각까지 이르게 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10대,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고 함께하는 어른 모두에게 유용한 책이다.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돕는 일, 그 출발점에 이 책이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