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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견주 1 -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하는 극한 인생!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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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회한정 솜이 포스트잇이 너무 귀여운 극한견주
지난번에 소개했던 뽀자툰이 고양이와의 일상을 그린 잔잔한 작품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여탕 보고서로 유명한 웹툰 작가 마일로의 웃픈 개그툰이다.
흔히 대형견 하면 떠오르는 건 시베리아허스키, 그레이트 피레니즈, 콜리나 골든 레트리버 정도고, 대형견에게 쫓겨서 집에 왔던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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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아이들은 늘 좋은 친구다.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강아지 키우는 꿈을 키우기도 했던 시절.
하지만 영화나 책에서 너무나 충직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들의 모습 때문에 대형견 말고 그냥 강아지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꾸준히 해왔었지만, 강아지를 키우는 친구 집에 방문했을 때 느꼈던 개털 알레르기.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풍기는 개의 냄새. 치즈 먹고 토했는데, 하필이면 헹구지 않은 입으로 나를 핥아서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개털 알레르기만 아니라면, 진지하게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갈 때마다 엄청나게 반겨주는(단 1초 정도로 주인에게 바로 가버리지만) 녀석들과 겨울에 가면 냄새나는 발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자신들의 배에 넣고 품어줘서 너무나 좋았다.
하지만, 영화 베토벤을 보면서 대형견 키운다는 건 어마어마한 인내심과 참을성을 시험하는 일이라고 느꼈다. 아무리 정들어도 정말 큰 마당이 없는 곳에서 키운다는 것조차 무리이고, 저런 강아지를 운동시키려면 보통 체력이어서는 힘들겠구나 싶었다.
아이에게도 미운 5살, 7살, 사춘기 등등의 시절이 있든, 고양이에게는 캣초딩 시기, 강아지에게는 개춘기 시절이 있다. 그 시절엔 정말 잠도 못 자고, 말 안 통하는 짐승의 행동이 예측이 안되는 상황이다.
그런 시기를 무던히 넘길 수 없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미리 경고해주는 웹툰 극한견주.
성격도 좋고, 미소견이라고 불릴 정도로 천사견일 것만 같은 사모예드.
속지 마세요, 미소에. (작가의 씁쓸한 표정이 떠오른다.)
작가 또한 아마도 환상에 빠져서 키우게 된 사모예드. 마침 살게 된 집도 마당이 있는 넓은 집이었고, 그에 걸맞은 대형견을 키우고 싶어 하시던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듯, 함께하게 된 솜이.
새끼 시절까지는 뭘 해도 귀엽고, 사랑스러웠지만.
살인적인 털갈이 시기 때문에, 빠지는 털을 모으면 솜뭉치가 될 정도고 달리는 차 안에서 문 열였다간 날리는 털보라에 휘말리면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상황이 올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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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예드의 털정리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보자.
양털처럼 수확되는 양은 대낮부터 해가 지도록 해야 하는 징글징글한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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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런 털로 실을 만들어서 옷으로 만들기도 하는 사업도 시작되었다고 하더라.
작은 강아지나, 새끼의 경우에는 상관없지만 몸집이 커지면 반갑다는 표현도 과격해진다.
만화는 생각했던 우아한 상황과 현실을 비교하는데, 너무 차이나는 상황과 현실적인 표현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남이 당하니 웃음이 나오지 본인이 당한다고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지만은 않아서 웃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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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큰 대형견은 반가움의 표시도 남다르다. 그리고 만약 화장하고 있을 때 저런 상황이라면....
산책을 할 때도 강아지의 힘이 넘쳐흐르니 끌려가거나, 산책용 끈 하나도 어떤 걸 해야 하는지 몰라 쩔쩔 매는 모습. 간신히 알맞은 산책 끈으로 바꾼 뒤 별 무리 없을 거라 생각했더니 이번엔 길가에 보이는 걸 아무거나 집어먹거나 물어서 문제.
문제 하나가 해결된 것 같아도, 갈수록 첩첩산중인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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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푸른 풀밭과 눈밭에서 신나게 산책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했던 꿈꾸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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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겠다 싶어서 교육을 하고 싶어도 주인이 이해가 안 가고, 마음이 약해서 그만 실패.ㅋ
교육을 시키고 싶어도, 새삼 서럽게 울면서 쳐다보니까 참지 못하고 안아주면서 달래고, 나름 책을 참고해도 뭔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은 반려동물을 위한 프로그램과 교육소가 많아서 참고할만하겠지만, 그전에는 맨땅에 헤딩하듯 방법을 찾아가는 모습은 좀 많이 처절해 보인다.
애완견이 침대에서 함께 자고 싶어 하는 건 참 사랑스럽지만, 대형견이 그런다면 또 다른 문제.
그리고 추운 지방에 최적화된 몸을 지닌 만큼 더운 곳에서는 또 오래 못 자서, 함께 자기 위해서는 한 겨울에도 에어컨을 틀어놓고 주인은 떨면서 자야 하는 현실이 너무 웃프다.
솜이에 대한 주인의 애정이 절절하게 드러나는 장면들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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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이 침대 위에 올라가면 주인의 자리가 없어진다.
함께 계속 잘 자려면 기온을 서늘하게 유지해줘야 한다.
대형견이라서 용맹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에서 제일 겁 많은 솜이.
낯선 소형견들의 견제에 움직이지도, 싸우지도 못해서 주인이 안아줘서 옮겨야 한다.
(소형견들이 원래 좀 사납기도 하다. )
목욕이라도 시키고 털이라도 말리려면 하루 종일이 걸리는 사투.
기껏 목욕시켜놨는데, 더러운 게 더 맘에 드는지 바로 뒹굴고 와서 냄새를 풍기는 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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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겁 많은 대형견, 그대 이름 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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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다 씻겨놨더니, 다시 씻겨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 작가는 말없이 운다.
그래도 솜이가 저렇게 미소 지으면 어쩔 수 없지.
대형견에 대한 로망이 있으신 분들의 꿈을 산산이 깨부숴 줄 이 만화.
이미 대형견과 함께 하는 분들께는 위로의 말씀을, 아직 고민 중이시라면 이 만화를 보면서 심사숙고 하시길 바란다.
키우더라도 혼자서는 절대로 키울 수 없고, 마당 없는 집에서는 꿈조차 꾸지 말아야 할 것 같은 사모예드지만, 너무나 순한 얼굴로 혀를 내밀고 있는 저 천사 같은 미소에 안 넘어갈 강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는 웃기는 상황만은 아닌 것 같은데, 웃음으로 승화시킨 작가님의 센스에 박수를 보내며,
힘내세요~솜이를 위해서 열심히 체력을 기르셔야 하겠네요.
만화 보면서 빵빵 터져서 전기장판 위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추운 겨울날 전기장판에서 귤 까먹으면서 혼자 조용한 방에서 볼 것.
(예고 없이 빵빵 터지는 연속되는 웃음에 나도 모르게 바보 되는 상황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