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앳 홈
루카 도티 지음, 변용란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오드리 헵번의 아들 루카 도티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추억과 레시피 메모가 담긴 책. 오드리 앳 홈


오드리 헵번이 직접 그린 라 페지블 정원 풍경이 담겨있는 표지.


오드리 헵번은 엄마가 매우 좋아하는 여배우이다. 

엄마가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그녀의 사진은 늘 학교 앞 문방구에서 엽서로 팔리고, 데뷔작인 로마의 휴일은 TV에서 단골로 방영해주는 영화였다. 
그런 그녀의 작품들을 하나둘씩 보면서 당연히 그녀의 전기 책들도 여러 권 읽게 되었는데, 워너비 오드리 헵번이라는 책을 한때 소중히 간직했었다. 
그녀에 대한 책 중 자연인 오드리 헵번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할리우드 스타에 대한 이야기만 많았고, 제대로 된 자서전은 없었다. 

그러다가 보게 된 오드리 앳 홈. 
그녀의 아들 루카 도티가 어머니가 간직해뒀던 레시피 메모와 관련된 기억 속 어머니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다. 
루카 도티가 철들 무렵의 오드리 헵번은 할리우드의 생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을 시기여서, 가족 내에서 평범한 어머니였던 그녀가 유명한 여배우임을 알아채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을 것 같다. 


아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엄마였던 오드리 헵번


아들의 기억 속에 그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사랑스럽지만, 평범한 사람. 초콜릿을 사랑하고, 스파게티 포모도로 같은 소박한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는 걸 좋아했던 어머니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영원히 사랑스러운 공주님이기도, 요정이기도 하고, 외모보다 더 아름 다운 유니세프에서의 활동으로 알려진 사람이었다. 


오드리 헵번의 일생을 지배하고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꾼 전쟁의 기억과 트라우마.


그녀의 우아한 아름 다움 뒤에는 어린 시절 겪었던 전쟁의 어두운 기억과 기아로 평생 안고 가야 할 후유증도 있었다. 전쟁에서 어린 시절 그녀가 겪었던 일들은 훗날 그녀가 유니세프 활동을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전쟁에서 해방되면서 맛본 초콜릿은 평생 그녀의 참을 수 없는 유혹 중 하나로 남았다. 
전쟁 후 발레리나의 꿈은 포기해야 했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했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미고 싶어 했다. 
저자인 루카 도티의 아버지와 사랑에 빠졌을 때, 오드리 헵번은 이탈리아에서 소박한 가정생활을 하면서, 주부로 살았다. 그녀가 이탈리아에서 사랑에 빠졌던 음식들을 보면 다 소박한 음식들뿐이다. 
이탈리아 가정식이나 집밥 같은 느낌이랄까.



루카 도티의 아버지 안드레아 도티와의 만남


사랑스러운 아들인 둘째 루카 도티.



오드리 헵번과 가까웠던 율 브리너의 아내 도리스 브리너. 

여행가방에 챙겨간 파스타로 친구들에게 대접했다는 그녀가 무척이나 소박하고 행복해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할리우드의 시점에서 봤던 그녀의 연애와 삶의 이야기들과 비교했을 때, 자연인 오드리 헵번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가족사진 앨범 속 그녀의 모습들은 도메이코업에 소박한 옷차림이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미소를 환하게 짓고 있다. 
특히 스키를 타거나, 해변가에서 아들과 함께 한 모습, 친구들과 맛있는 스파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그녀가 뭘 소중히 여겼는지 잘 알 수 있다. 


오드리 헵번의 마지막 동반자 로버트 월더, 유니세프 활동 중에 만난 이 네덜란드 배우에게 끌린 이유는 어린 시절 전쟁을 겪었던 공통점이 아니었을까.


이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전쟁과 기아를 겪지 않도록 열심히 구호활동에 나섰던 그녀의 인생 후반부는 정말로 아름답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는 두 아들이야말로, 그녀의 진정한 유산이 아니었을까?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마음이 담긴 이 책에는 오드리 헵번이 직접 그린 라 페지블 정원 풍경이 담겨있고, 표지의 일부이기도 하다. 
아들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가슴 아팠던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도록 하자. 
그녀가 소중히 했던 모든 추억들이 생생히 담겨있다. 
더불어 소박한 그녀의 요리들도 함께 해 먹어보면 금상첨화다.
(그녀가 그렇게나 좋아했다는 스파게티 포모 도르는 조만간 꼭 해 먹어볼 것이다.) 


아들 루카 도티가 가장 좋아하는 어머니의 사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