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서 - 맛, 공간, 사람
크리스토프 리바트 지음, 이수영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레스토랑하면 일반적으로 가격이 비교적 비싼 상류층을 위한 장소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단어 자체가 가지는 뜻은 음식을 파는 모든 식당을 뜻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레스토랑은 그야말로 모든 종류의 레스토랑이다.
맥도날드같은 패스트 푸드 레스토랑, 서민이 즐기는 공간인 캐쥬얼 다이닝 레스토랑, 격식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까지.
시대의 변화에 따른 레스토랑의 변천사와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드나들던 기자와 지식인들, 또 일어났던 역사적 한 장면까지 세세하게 잘 묘사되어 있고, 책 읽는 내내 다큐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진행된다.
기사를 쓰기 위해 잠입해서 일을 하는 여기자, 흑백 갈등의 현장이 된 레스토랑에서의 모습, 스페인 이민자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모습 등등 매우 흥미로운 장면들이 묘사된다.
특히 조지 오웰의 소설에서 묘사된 웨이터와 주방장의 모습과 서열과 계급 시스템에 대한 기술등은 매우 사실적이어서 해당소설인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읽고 싶게 만든다.
한 마디로 이 책을 읽으면 책 중에 언급되는 유명요리사와 소설, 미술작품 등을 더 알고 싶은 욕망이 불끈불끈 생긴다.
초기 레스토랑에서 현재에 이르는 레스토랑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코스 요리 먹듯이 좀 더 음미하면서 정독을 하면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바탕으로 레스토랑 관련 다큐가 꼭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길 바라면서 책 읽은 뒤 보면 좋을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해본다.
책 속에서 언급되는 영국의 유명 셰프이자 칼럼니스트인 나이젤 슬레이터의 토스트(요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 앤소니 보데인의 동명 에세이 원작인 키친 컨피덴셜(LA의 유명 레스토에서 벌어지는 온갖 해프닝), 덴마크에서 북유럽식 다이닝 코드를 새롭게 만든 노마 레스토랑을 다룬 노마 :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을 영상으로 접하면 이 책이 뭘 말하고 싶은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읽은 뒤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이외에 더 추천하고픈 영상은 국내에서는 로맨틱 레시피로 소개된 백걸음의 여행이라는 영화(프랑스 레스토랑과 인도 이민자들의 레스토랑에 대한 이야기), 엘리제궁의 요리사를 보면 새로운 시도를 하려던 선구자적인 요리사들의 이야기, 이민자로 살아가면서 현지음식과 전통음식을 어떻게 잘 조화시켜갔는지에 대한 과정을 알 수 있다.
레스토랑에 대한 알쓸신잡같은 이 책은 시대적 상황, 사회문화적 분위기, 대표적인 사건, 사람등 다양한 시점으로 작성한 책이기에 읽다보면 살짝 산만한 느낌이 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읽는 관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이기에 여러번 반복해서 찬찬히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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