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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고양이
샘 칼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별마당 도서관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의 피로를 뒤로하며 읽은 책
읽기 위한 책과 보기 위한 책이 있다.
전자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상상하거나, 지식을 얻기 위해 읽게 된다.
후자는 시각적인 면에 푹 빠져서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단어와 문장의 나열도 좋아하지만, 보기 위한 책을 무척 좋아한다.
저작권에서 자유롭던 시절에 태어나서 아름다운 삽화나 일러스트에 익숙해서 지금도 그런 책들을 사랑한다.
그렇기에 더욱 반가웠던 샘 칼다의 그 남자의 고양이.
여러 분야와 시대에 살았던 유명인 중 고양이를 좋아했던 사람들과 관련 에피소드를 쓰고 그린 책이다. 왕, 정치인, 작가, 화가, 배우 등등 굉장히 다양한 방면의 사람들이 나오는데, 30명 중 1/3이나 작가 계열이 차지한다. 확실히 고양이는 예술가나 작가들의 뮤즈인가 보다.
타이포그래피도 일러스트도 독특하다.
고양이에 대한 유명인의 한 마디가 잘 와 닿는다.
생각해보면 지금도 고양이는 신성한 존재이기도 하고, 영혼을 볼 수 있다고도 한다. 목숨이 9개라서 쉽게 죽지 않고, 에드가 엘런 포의 소설에서는 불길함과 두려움의 존재로 등장했던 검은 고양이.
때로는 악운을 막아주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마네키네코가 있어서 행운을 불러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고양이에 대한 모든 잡설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매우 유용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동네에서 볼 수 있는 길냥이만 해도 간혹 나타나는 들쥐도 잡아주고, 볕 좋은 날 바위나 나무에서 기지개 펴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가끔씩 빤히 쳐다보면 나도 모르게 먹이를 갖다 주고 있고.
각 분야의 유명인들이 많았지만,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 중 가장 잘 와 닿는 건 하루키의 말
고양이는 보일 때 애정을 쏟아부어야 하는 존재
책에서의 대다수의 문구들이 참 많이 가슴에 와 닿았지만, 가장 인상 깊은 문구는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
고양이는 가끔 그냥 없어집니다.
주위에 있을 때 사랑해주고 고마워해야 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애묘인, 샘 칼다의 독특한 일러스트와 타이포그래피를 사랑하시는 분들을 소장하셔야 하는 책.
너무 피곤해서 나른한 오후에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북 카페에서 육포 먹으면서 가볍게 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