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드디어 개봉하는 걸 온 더 트레인.


원작소설은 폴라 호킨스의 장편소설로, 나를 찾아줘가 실종된 부부의 각자의 시점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 소설은 서로를 관찰하고 어떤 관련이 있는 세 여자의 시점으로 그려진다. (굳이 비유하자면, 나를 찾아줘의 부부를 바라보던 제3자의 누군가의 시점, 부인의 시점, 그리고 제 3자를 관찰하는 또다른 누군가)

나를 찾아줘보다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창같은 정통 추리 스릴러 소설이다. 거기에다 기억을 재구성 해나가는 과정은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의 메멘토를 보는 듯하다.


소설은 어느날 아침 주인공 레이첼이 기차에서 이상적인 부부의 균열 - 부인 메건의 불륜 - 을 목격하며 시작된다.

(기차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다는 점에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패딩턴발 4 50과 비슷하다.)

다음날 메건은 실종되고, 레이첼은 머리에 부상을 입은 채로 일어나지만, 전날 저녁의 기억이 없다. 힘겨웠던 과거의 결혼생활로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는 주인공은 남편 톰을  잊지 못하고 그주변을 맴돌고, 톰의 새부인 애나는 레이첼을 두려워하면서 그녀를 경계한다.

잊혀진 기억의 조각은 어떤 일이며, 사건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

레이첼이 실종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주된 흐름이다.


처음엔 좀 혼란스럽다.

여주인공 레이첼의 시점에서 흘러가던 이야기는 갑자기 메건으로 옮겨간다. 

그리고 그들 주위의 애나까지 끼어들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간다.

세사람은 과연 어떤 사이인가, 나도 모르게 관계를 분석하며 읽고 있다.

주인공 레이첼이 기억하고 있는 상황은 진실인가, 아닌가.

결정적인 장면을 기억하지 못한 건 그녀의 충격 때문인건가.

작가는 계속해서 뭔가 단서를 주지만, 그 단서는 마치 퍼즐같아서, 다 맞춘 것 같다가도 매순간 다시 짜맞춰야 한다. 독자는 주인공 레이첼의 시점에서 기억을 재구성해보지만, 다른 여자들의관점으로 바뀌면서 다시 새로운 정보가 생긴다.


주인공도 자기자신을 믿지 못하고, 독자도 알코올 중독자인 그녀의 기억이 의심스럽다. 자신을 믿지 못하기에, 기억을 아무리 재구성해도 어느 순간 이게 참인지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게 된다. 클라이막스까지 가는 순간까지도 독자는 주인공처럼 확신을 할 수 없이 계속해서 의심하게 되고,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세 여자의 상황이 어느순간 겹쳐보이면서, 결말은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결말부분이 나를 찾아줘보다 어쩌면 더 섬뜩했던 이 소설은 메건의 남편인 스콧의 대사가 가장 인상깊게 남을 꺼 같다.

더이상 자신의 부인이었던 이 여자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그러나 그의 부인이었던 메건은 과연 그를 제대로 알 수 있었을까?

나를 찾아줘만큼이나 서로를 가장 알 수 없는 부부사이의 일들.

열정적인 사랑 후에 오는 권태기, 그리고 외도와 그 이후의 일들.

겉보기엔 완벽해보이는 부부 사이가 과연 그런 사이일까 의문을 품게하는 소설 걸온더트레인.


영화와 원작소설이 있는 경우, 특히 스릴러물은 소설보다 영화를 먼저 접한 후 보는 편이다.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물은 결말을 알고 난 뒤 감상하면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엔 예외적으로 소설부터 읽었는데, 소설 속 이미지와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배우들로 캐스팅해서 영화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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