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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7
케이트 비턴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9월
평점 :
상실과 부재는 늘 우리 곁에 있지만,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다.
시드니 스미스를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안산평생학습관 작은도서관에서 했던 그림책 더미북 제작 프로그램에서였다.
그의 책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미묘한 일러스트 속 무덤덤한 표정의 감정 변화,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연출의 그림이 마음을 조용히 사로잡았다.
그리고 《레베카》를 읽으며
‘상실’이라는 감정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문득 대학생 때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얼마 전 돌아가신 고모도 생각났고, 비대면 무빈소 장례를 치르며 제대로 슬픔을 나눌 시간조차 없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게 될까.
책 속 레베카 역시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마냥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녀에게는 네 명의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레베카는 떨어져 있는 장작을 패기 위해 도끼를 든다.
남편의 빈자리를 뒤로 한 채, 아이들과 함께 다시 일상을 유지해나간다.
슬픔이 사라져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내게 건넨 이야기였다.
책 속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
“슬픔은 아주 오래된 것입니다.
할머니의 할머니보다 더 오래된 것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슬픔을 느낄 뿐, 보지 못해요.”
“사랑은 언제나 나를 부르지요.
슬픔은 사랑의 다른 반쪽이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평생
슬픔과 함께하는 감각을 배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미처 몰랐던 나의 감정과 상처를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
《레베카》는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면서
어쩌면 상실을 경험한 어른에게 더 오래 남는 그림책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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