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 열혈 겜돌이의 명작 고전 게임 추억 찾기 연구소
꿀딴지곰 지음 / 보누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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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본 순간 떠오른 건 우리 오빠였다.

"이 책을 우리 오빠를 위한 헌정서같은 책이로구나!"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좋아했고, 진정으로 게임을 즐길 줄 알았던 오빠. 정말 게임을 좋아하고 한때 게임 동호회까지 운영했던 오빠보다, 그냥 곁에서 오빠의 게임 플레이를 보면서 실패할 때마다 마냥 즐거웠던 나는 비디오 게임업계와 온라인 게임업계에 잠시 발 담그기도 했었다. 되돌아보면 게임과 애니메이션은 꽤 긴 세월 동안 함께 했던 취미생활이자,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문화코드 중 하나였다.

자칭 고전 게임 칼럼니스트이자 비디오 게이머 경력 40년을 자랑하는 레트로 게임계의 고인물이라는 꿀딴지곰님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집콕 생활을 주로 하면서 혼자 잘 놀았던 어린 시절 속에서 기억이 남는 추억 중 한 가지는 게임과 만화책이었다. 게임을 좋아하지는 않

았지만, 오빠와 엄마가 나보다 더 좋아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빠에게 하라고 사준 게임기를 엄마도 종종 즐겁게 플레이하셨다는 점이다.

한때 우리 집은 아빠를 제외하고 모든 가족이 게임과 참 가까웠던 시절이 있었다.

리모컨을 접수한 사람은 주로 오빠였기에 어릴 때부터 내 취향을 찾기 보다 오빠 취향의 영화와 게임, 책들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었던 것 같다.

요즘 레트로라는 단어로 90년대 패션과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유행하고 있다.

게임도 예전 게임이 유행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네 영화관 곁에는 레트로 게임기가 있다. 가끔씩 앉아서 플레이해 보면, 그 시절 그 때로 되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느끼기도 한다. 놀 거리와 자극이 가득한 현대와 달리, 전통 놀이와 게임기를 함께 병행하던 시대였다. 따지자면, 놀이문화조차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접점에 있던 시대를 살고 있었다. 넘쳐나는 정보와 놀이거리, 문화 정보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요즘과 달리 오히려 당시엔 한정된 정보로 놀이문화는 자연스럽게 친구와 가족끼리 소소하게 공유되었다. 그렇지만 모두 같은 것을 즐기면서 서로의 감상을 자유롭게 공유하던 시대였다.

저자는 8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게임의 태동과 역사를 4부에 나눠서 다뤘다.

게임에 어떻게 가까워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동기부터 유행하던 게임기와 게임회사들의 흥망성쇠, 킬러 타이틀 등 다양하게 다뤘다. 80년대 문방구에서 시작된 게임문화는 콘솔 게임기와 아이큐 2000으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열게 되었다. 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 잡지, 오락실의 성장과 세가와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의 비약적인 성장, 게임보이 어드밴스의 등장. 2000년대 오락실의 쇠퇴와 함께 플레이스테이션의 등장, 현대에 레트로 게임의 붐까지 상세하면서도 간략하게 정리해뒀다.

문방구 아닌 오락실에서 게임하거나, 집에서 게임기로 게임하던 오빠를 보면서 자랐던 어린 시절

생방송과 재방송밖에 없던 시대, 놓치면 다시 볼 수 없거나 재방송이 있는 건 인기 프로그램밖에 없었던 그때 그 시절엔 TV 편성표에 따라서 일상을 맞췄다. 특히 주말 아침에 하던 일본 명작 만화들은 꼭 보기 위해서 일찍 일어났던 기억이 난다. TV 리모컨을 장악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갈 수밖에 없던 시대여서인가, 공포영화도 SF 드라마 시리즈도 참 열심히 봤었다. 그때는 보면서도 좋지 않은 효과를 받았던 기억은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한 스토리는 기억에 남지 않았다. 인상적인 캐릭터만 기억에 남았을 뿐이다. 은하철도 999는 철이와 메텔이 너무 대조적인 존재고, 주제곡도 기억에 남았는데 얼마 전 극장에서 감상했을 때, 너무 심오해서 놀랐다. 예전에 전시회할 때도 가서 재미나게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스토리가 너무 어두워서 내가 어릴 때 이런 내용을 이해하면서 봤었나 싶었다. 100% 이해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당시엔 아는 만큼만 이해하고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는 체 감상했었고, 관련된 내용을 어린이 감성대로 희화화해서 놀았다. 친구들과 함께 읽은 책, TV 이야기나 영화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공유했었던 시절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성장해서도 게임기나 에뮬레이터로 즐겼던 게임들이다.

팩맨, 구니스는 엄마도 정말 좋아했던 게임이어서 기억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거나 잘하기보단 엄마와 오빠의 플레이를 구경했던 나도 점점 혼자서 게임을 즐기게 되었다. 당시엔 유명 애니메이션이나 영화가 게임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었다. 당시 유행했던 양배추 인형과도 연관된 게임도 존재했었다.

놀라운 건 게임을 한지 정말 오래되었는데도 어린 시절에 경험한 건 다 기억이 난다는 점이다.

아래 게임들 모두 책장을 넘기면서 자동 BGM이 나오는 느낌이었다면, 이상할까?

게임이 어떤 스토리였는지도, 어떤 게임의 난이도가 높았었는지 전부 생생하게 기억난다.

아마, BGM만 들려주고 어떤 게임인지 맞추는 퀴즈가 있다면 모두 다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게임기의 역사에 대해서 소개한 부분에서도 읽으면서 추억 돋았다.

공부를 위해서 구입했던 아이큐 2000으로 게임의 신세계에 접했던 오빠는 물론 프로그래밍도 열심히 공부했지만, 게임은 더 열심히 플레이했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와 PS가 떠오르지만, 그 외에 더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레트로 게임이기에 2000년 이전 게임들과 오락실, 게임기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2000년도 이후로도 게임은 계속해서 진화했다. PSP, PS2, PS3 온라인 게임, PC 게임, 오락실에서 펌프와 DDR, 건 슈팅 게임 등등 많은 게임들이 나의 게임 생활 속에 등장했었다.


 


 



게임 외에 게임 공략을 담은 수많은 게임 잡지들, 용돈 모아서 샀던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 잡지 뉴타입은 용돈 모아서 열심히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간식 먹을 돈 아껴서 한 달에 한 권씩 구입했던 그 책들, 지금은 이사 오면서 다 나눠주고 없지만, 그때의 추억은 남아있다. 애니메이션도 TV에서 방영해 주지 않으면 동호회 중심으로 상영회를 찾아다녔던 그때 그 시절. 취미생활 뭐 하나를 해도 정보를 찾고 물어봐서 참여해야 했었지만, 그래도 그리운 시절이다. 한때 오락실이 있었던 자리엔 다른 것들이 자리 잡았지만, 90년대 유행이었던 볼링장이 대형으로 지어진 걸 보면서, 오락실도 다시 그렇게 추억의 장소처럼 붐으로 다시 생기지 않을까?

한때 열심히 예전 게임들을 성인이 돼서도 플레이하면서 추억을 떠올렸던 때가 떠오른다.

예전 게임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 분, 8090년대 게임에 대한 대략적인 감성과 시대적 흐름을 읽고 싶으시다면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게임회사에서 근무했던 때를 떠올리면, 힘들었던 기억들이 더 많긴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같은 팀에서 일했던 사람들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과 순수함이 함께 했었던 그 분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인스타그램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책 서평단으로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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