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부당합니다 - Z세대 공정의 기준에 대한 탐구
임홍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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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세대마다 붙이는 명칭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건 명칭을 붙인다는 건 대다수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또한 사회 구성원을 틀에 맞추고 구분한다. 이런 언어들은 정치적으로 사용되면서,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다. SNS나 모든 언론 매체에서 가장 많이 듣는 것은 MZ 세대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태를 보여준다며 붙인 세 대라며,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많은 책들과 용어 설명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늘 사회에서 젊은 세대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겹치는 시대를 경험했으며, 지금처럼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지는 않았지만 저작권 자유로 문화적 혜택을 온몸에 받았던 세대로 자라서 나서 맨 처음 성인이 되었을 때가 생각난다. 선배들에게 술잔 돌리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아서, 비 위생적이니 새 술잔으로 마시고 싶다고 했을 때 괴물처럼 바라보던 선배의 모습. 말 트자고 해서 말 텄더니, 버릇없다고 했던 선배들을 보면서 모순을 느꼈었다. 언제나 평등함을 주장하면서, 직설적으로 문제점을 이야기하곤 했던 나를 선배들을 껄끄럽게 생각했다.

사회 나와서도 상사들보다는 후배들과 더 친했다. 후배들에겐 내가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많게는 10살 이상 차이 나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었다. 나중에 직장에서 일을 할 때는 늘 나보다 한참 어린 사람들과 일을 했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입장에 공감이 많이 갔었다.

시대가 변하면, 많은 게 변한다. 요즘처럼 시대와 환경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은 혼란을 겪는다. 사회적으로 충돌과 갈등이 많으면, 더 큰 발전을 위한 역동적인 사회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드러나지 않고, 문제를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시대를 지나왔기에 오히려 적절한 문제 제기는 발전을 위해서 긍정적이다. 디렉트로 이게 문제라고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젊은 세대에게 오히려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언론에서 말하는 MZ 세대 말고 실제 MZ 세대와 대화해 봤는가?

이 책을 읽기 전에 MZ 세대가 아닌 사람들에게 질문해 보고 싶다.

같이 일하는 상대 말고 다양한 MZ 세대 말이다. 처음엔 나도 잘 몰랐다. 함께 일하기도 하고 경험해 보기도 했던 M 세대 말고 Z세대는 더더욱. 대화를 나누면서 너무나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왔음을 느끼게 되는 이 세대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도 합리적이고, 현명하고 생활력도 강하다. 그럼에도 미래가 가장 불확실한 세대이기도 하다.

저자는 전작 <90년 대생이 온다>, <관종의 시대>에서 M 세대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 책을 선보였었다. 세대 담론에 대한 책을 읽느니, 그 세대가 이야기하는 걸 직접 들어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전작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너무 많은 매체와 전 대통령이 청화대에 대대적으로 돌렸던 책이어서 어떤 내용인지는 알고 있다. 기성세대와는 다른 사회와 환경에서 성장한 90년 대생이 주목하는 것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

투자를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나 한정 판매 품목, 미술작품, 가상화폐 등등 기존과는 다른 곳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는 그들. 과거엔 부정적 언어로 쓰이던 덕후나 관종을 긍정적 가치로 활용하는 90년 대생들이 다른 세대들에게 어쩌면 낯설게 보이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그만큼 사회는 급변해왔고, 나머지 세대들은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않으면 도태되어야 하는 위기 상황에 노출되었다.

전작들에 이어서 이번에도 이해하기 쉽게 사회적으로 뜨거웠던 담론들과 연결해서 Z세대가 생각하는 공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드라마 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에 감정이입을 깊게 했었던 상황 속에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을 다루고 있다. 권모술수로 동료를 비방하는 권민우의 캐릭터에 대한 항변을 이야기한다. 그가 제기했던 공정하지 않음, 부당함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한다.


 


 

©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권민우

책에서는 공정이란 무엇인가로부터 출발한다.

공평과 공정이 어떻게 다른지, 정치적 틀에 맞춰서 보면 어떻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모든 문제는 여기서 비롯되지 않나 싶다. 서로 다른 기준의 공정을 이야기한다면, 갈등의 폭은 줄어들지 않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매 정권마다 공정에 대해서 힘써왔지만, 우리 사회는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공정이라는 단어 안에 담겨있는 이중성을 간파하지 못하는 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예로 평창 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팀 남북 단일팀의 이슈를 이야기한다. 정치적으로 보기에 남북이 함께 하는 화해모드와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올림픽을 위해서 준비한 선수들에겐 기회의 박탈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한쪽에게는 공정할 수도 있는 문제는 다른 한쪽에서는 부당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M 세대가 가고 Z세대가 온다. 예전에 선호하던 공무원도 이제는 더 이상 선호 직장이 아니다.

4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기에,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뉴스에서 요즘은 예전보다 더 자주 열악한 직장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와 업무 과다로, 혹은 조작 미숙으로 희생당하는 젊은 세대들을 보고 있다. 업무환경의 개선이 있지 않는 한, 퇴사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저임금에 과거와 같은 무조건적인 복종을 원하는 고루한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 이상 젊은이들에게 눈을 낮추라는 말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면접 보러 다니면서, 기성세대인 분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학력을 낮추고, 적은 임금에서 시작하라는 말이었다.

대졸 적정 임금에 대해서 이야기했을 때 들었던 말도 생각난다.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사회에 발전이 없다고.

종종 상대 협력사에서 자기 회사는 복지도 좋고 근무조건도 참 좋은데, 직원들이 왜 자꾸만 그만두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던 상사분이 떠오른다.

조직 내에서는 왜 자신의 조직이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른다. 사람들만 그만둘 뿐.



 

이미 학창 시절부터 치열한 조별 과제 속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Z세대는 직장 내에서도 같은 상황을 겪게 된다. 조별 과제를 하면서 실은 나도 겪었었다. 손이 많이 가는 자료 조사나 정리는 후배들에게 주어지고, 선배들은 돋보이는 발표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학점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았던 것을 기억한다.

사회에 나와서도 그런 선배들이나 상사들은 많았지만, 감히 따질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오히려 요즘 세대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문제 제기를 하는 걸 보면서 속 시원함을 느꼈다면, 나는 왜 저렇게 하지 못했을까 생각했다면 이상할까?


 

 



언론에서 매스컴에서 젊은 세대를 자극적으로 다루면서 소비하는 행태가 몹시 안타깝다.

특히 선거나 특정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세대 이론 혹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왜 그럴까를 넘어서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느냐에 따라 사람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대에 따라 가치와 사회적인 시각도 늘 변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가치나 생각이 늘 변함없이 옳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규칙에만 따르기를 강요하는 사회는 발전하지 못한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시각과 상대방의 상황을 읽어내고 공감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요즘이다.


 



저자는 대기업 신입사원 입문 교육과 소비자 팀 분석 업무,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다채로운 직무를 경험했던 것들 바탕으로 조직 내 새로운 세대와의 소통 방법을 다뤄왔다. 90년대 생이 온다며, 기존과는 다른 M 세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Z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공정과 부당에 대해서 말하고, 젊은 세대를 무조건 비난하기 보다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책보다는 실제로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기를 무조건 겁내지 말기를 바란다. 일 외에 실제로 이야기해 봤을 때, 신선한 생각을 많이 하고 누구보다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으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모든 생각들이 모두 와닿지는 않았지만, 낀 세대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세대 구분이 뭐가 중요한가 싶다. 다 같은 혼란과 충격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인데 말이다.

사실 이런 책보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들이 건강하게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의 모임이 많지 않았던 지난 몇 년간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더 적어지면서 갈등이 더 심화되어 온 건 아닐까? 모임 자체도 함께하는 모임보다 세대별로 나뉜 모임들이 더 활발해지고 있는 요즘, 서로 간의 만남이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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