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에 앞서 학창 시절에 남들이 한 번쯤은 빠져봤던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나 할리퀸에 잠깐 발을 들여놨다가 뺀 기억이 있다. 1~2권,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정형화된 캐릭터들과 판에 박힌 스토리 전개에 실증이 나서 금세 읽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학창 시절 국어선생님들의 말을 잘 듣는 학생이었는데, 그때 유행했던 유명 작가의 책에 대해서 언급하시면서 "언어파괴하는 책이니까 읽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 작가 귀여니의 책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굉장히 큰 주목을 받으면서, 또래 친구들은 모두 그 책을 자율학습시간에 몰래 읽곤 했다.
요즘의 국어, 문학 시간엔 재미난 지문이 많은지 모르겠지만, 우리 땐 굉장히 오래된 고전소설들 밖에 없었다. 그 작품들을 읽거나 접할 기회는 많지가 않기에, 그런 시간이 있었던 게 때론 고맙게 느껴지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소설에서 멀어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친구나 오빠를 통해서 접하게 되었던 일본 문학이나 영미소설을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장르소설만 해도 SF과 추리소설, 과학소설 쪽으로 치중되어 있었고, 친구들과 공유할 만한 건 순정만화였지, 로맨스 소설은 아니었다. 로맨스 소설, 특히 영 어덜트 장르의 소설을 접하게 된 건 몇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 <복수 여신>이 궁금해졌다. 숏폼 콘텐츠가 유행이라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웹드라마는 좋아했지만 특정 장르로만 접해본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