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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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덕이신 아빠가 키우는 다육이



전작 <극한견주>에서는 거대 견주에 대한 환상을 와장창 깨부수더니, 크레이지 가드너에서는 식물 키우는 것에 대한 환상을 깨부신 작가 마일로. 동물이든, 식물이든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진심을 다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고, 묘하게 뽐뿌 받아 대형견과 식물을 키우는 독자들이 존재할 것이다.


나는 식덕이 아니고, 매번 사무실에서 식물을 죽이곤 하던 소위 식물 똥 손이고, 도서관에서 100여 개의 화분에 물시중 들다가 질려버려서 식물을 키우지 않는다.


이런 내 주변에도 식물 키우기 고수들이 있었으니, 오랜 단짝 친구, 할머니, 우리 아빠였다. 


그중 할머니는 정말 오랫동안 예쁜 정원과 화분들을 키우셨으니, 가드닝의 달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빠는 관련 학과를 전공하셔서인지 모르겠지만,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하신다. 


한동안 난 키우는데, 온갖 정성을 들이셨고, 식물에 진심이셨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와 나에게는 관심이 없어도, 식물에게는 꼬박꼬박 시간을 투자해서 키우셨다.


세심한 물시중과 비료 고르기를 보며, 늘 시큰둥했던 나였지만, 크레이지 가드너 2권을 읽고 나니 작가님이 공유하는 지식을 아빠께 전수해 드리고 싶다. 


아빠가 겨울 동안 얼어 죽은 화초들을 보면서 얼마나 기운 없어 하셨는지, 식태기가 오신 줄 알았다. 


죽은 식물은 살릴 수가 없는데, 한동안 화초들을 두고 버리지도 않고 바라보셨었다.


지금은 언제그랬냐는 듯이 죽은 화초들을 버리고, 새롭게 구입하신 식물들로 제2의 가드닝을 시작하셨다.



이번엔 식물의 시중을 들어주는 작가, 보너스 스티커도 너무 귀엽다.



1권에서 가드닝에 대한 환상을 깨줬다면, 이번엔 본격 가드닝에 진심인 정보를 알려준다. 


사실 봐도 가드닝 못알인 사람이라서인가, 자꾸만 단짝 친구가 떠올랐다.


단짝 친구는 인테리어, 공예, 가드닝, 베이킹 등등 그때 트렌드가 되는 아이템에는 모두 도전했었다.


뭐 하나를 해도 전문가 수준으로 몰입하는 친구였다. 


코로나 전까지는 친구에게 뽐뿌를 받으면서 공예와 가드닝, 인테리어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실증을 잘 내고 꾸준과는 거리가 먼 나는 덕쿠 수준까지는 갈 수 없었다. 


도중에 포기하거나 모르겠다며, 친구에게 다시 가르쳐달라고 했다. 


지금은 그 친구가 뭐에 빠져있을지 궁금하다.


각종 인테리어 전시에 갔을 때, 나름 가드닝을 하는 친구는 화분을 보러 간다거나, 유행하는 핫한 식물들을 구입하러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친구가 즐겁게 설명을 해도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했던 때가 떠올렸던 작가님의 에피소드들.



가드닝을 한지 오래되어도 식물의 물시중은 여전히 고달프다.


얼마나 물을 줘야 하는지, 식물마다 다르기에 검색을 해서 찾아본다.


커뮤니티와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접하지만, 유저들마다 의견이 다른 경우엔 답이 없는 웃픈 현실. 


그러는 사이 귀하게 영입한 식물은 죽어간다. 


알로카시아라는 식물의 물 주기 방법 아시는 분들, 작가님이 제보를 원하니 알려주시길.


식물에 문외한인 나도 물 주기를 하면 할수록 죽어가는 식물들이 늘어날 때 슬퍼졌었다.


열심히 물 주는데, 왜 죽어가는가. 식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그때, 그 시절의 나. 







과습으로 뿌리가 썩어가는 식물의 경우, 흙을 모두 털어내고 물에 수경재배하면 다시 살릴 수 있다.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아서, 슬픈 마일로 작가님의 깊은 한탄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더불어 문송합니다의 문과인지라 덩달아 이해가 가지 않아서 같이 슬펐다.


초록이들은 왜 이렇게 키우기가 까다로운 것일까? 안 키워서 다행이라고 안심했던 사람.


가끔씩 식물과 텔레파시로 대화화는 듯한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복잡해지는 심정이 느껴졌다. 


정말 식물의 마음은 정말 모르겠다.






이번 편은 식덕이 되면서 알게 된 꿀팁들을 소개한다. 


적절한 비료의 사용이 실은 식물을 더 잘 성장하게 한다는 팁을 알려준다.


무기질 비료와 유기질 비료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비교해 주고, 선입견을 갖기보단 다양한 비료를 섞어 이용하면서 테스트와 실험을 거듭한다.


비료의 종류가 정말 많은 걸 알게 되었고, 유기질은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대신 벌레가 잘 생기는 단점이 있다는 점. 무기질은 화학 비료는 단시간 내에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하면 토양질이 좋지 않다는 점을 자세히 알려줘서 좋았다. 가드닝 알못은 이번 책에서 작가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비료가 벌레 아닌 동물의 것에 가까울수록 냄새와 불편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한참 웃었다. 아빠가 비료 구입하셔서 꼽을 때마다 식물에 과연 좋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작가는 적극 사용하고 실험하면서 가드닝을 즐기자고 한다. 


식물이 잘 자라는 건 좋지만, 못 자랄 때는 우울해지면서 식태기가 올 수도 있으니까.


흙 관련해서도, 아무 곳에서나 퍼 온 흙은 온갖 벌레들과 균이 가득할 수 있으니, 구입해서 가드닝 하는 게 좋다고 한다. 때때로 흙을 제조해서 키우기도 하지만, 만사 귀찮으니 만든 흙을 편하게 구입하자고 하는 작가.


가드닝 자체가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기에 최대한 자신에게 맞는 편한 방법을 잘 찾아야 한다.







덕질을 하면서도 사실 탈덕하고 싶을 정도로 정체기가 올 때가 많은데, 식덕인 작가도 식태기를 느낄 때가 있다. 왜 식태기를 느끼는가에 대해서 나름 진지하게 고찰해놓았는데, 아빠가 겨울에 죽은 화초를 보면서 느끼셨을 심정이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많이 속상하셨겠구나.


단지 식태기가 왜 올까에 대해서만 써놓지 않았고, 식태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 방법도 써놨으니 가드닝 하다가 현타 오신 분들은 적극적으로 참고하시길 바란다. 


겨우내 죽은 식물들 정리하고, 화분을 새로 구입하시고 열심히 키우는 아빠에게 이 책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며 즐겁게 가드닝 함께 하자는 작가.


탈덕하고 휴덕 하기엔 너무나 많은 식물을 키우고 있기에 그럴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종종 집 앞에 유기 동물도 아닌, 유기 식물을 보고 마음이 착잡해지는 상황도 그려놨다.


식물은 너무 잘 커도 고민, 안 커도 고민이다. 


너무 잘 자라서 희소성도 없고, 때론 버려지기도 하는 웃픈 현실. 


동물에 비해서 식물 키우기를 쉽게 생각했던 나 자신을 다시 보게 했던 이번 책.


생명체를 제대로 키우려면 먼저 공부부터 하고 열심히 키워야 한다. 


온라인 경매, 오프라인 구입을 하면서 오는 식물 뽐뿌질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예쁜 화분과 브랜드, 디테일에 점차 집착하게 되는 덕질의 심화 과정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알려준다.


식덕하는 사람은 물 생활한다며,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면서 수중 식물을 키우는 것까지, 식덕 생활의 확장. 


이사하다가 식물들이 망가져서 속상했었던 상황, 어설픈 지식으로 멀쩡한 식물에 애먼 짓을 해서 식물 망나니 짓까지 경험들을 재미나게 엮어낸다.






현실 식덕까지 모자라서, 게임 속 가상공간 속에서 극한 귀농 체험을 하게 되었던 작가.


비실비실한 식물들에게 보약이 된다는 빗물을 주기 위해 필사적인 모습, 빗물을 모으기 위한 팁까지 이번 편을 보시면서, 가드닝을 위한 꿀팁을 많이 참고하시길 바란다.


식물 키우는 게 너무 좋아서 빨리 은퇴하는 파이어족이 되어 가드닝만 하고 살고 싶다는 작가님 소망을 꼭 이루시길 바란다. 한때 타샤 튜터의 책을 보면서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었지만, 크레이지 가드너를 보면서 생각이 변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정말 쉼 없이 하루 종일 움직여야겠구나.


게으른 사람에게는 식덕은 정말 무리고, 부지런한 사람만이 식덕 생활도 한다. 


아빠와 단짝 친구와 함께 보고 싶은 책, 혹시라도 겨우내 식태기 오셨던 분들, 푸르른 초록의 세상을 보면서 함께 벗어나 보자.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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