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 아주 작은 수고로 생애 최정점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이승훈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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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만나기도 힘든 요즘이지만, 만나면 늘 대화의 시작은 건강 상태에 대한 안부를 묻는 것이다.

통화를 할 때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지인들이 늘어나는 데 대한 두려움이 크다.

부모님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질환을 가지고 계시고, 나 또한 건강하다고 자부할 수 없는 상황.

2020년 이후 매해 올해는 끝나겠지 싶었던 코로나의 종식은 점차 멀어지고, 4명 중 1명이 걸리는 유행의 정점에서 또 다른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

끝나지 않을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우리는 막연한 공포로 언제까지 불안해야 할까?

3년째로 접어드는 코로나 상황에 한계에 다다른 의료진,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에 지쳐가고 있다.

종식되지 않는다면, 결국 함께 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잘한 질병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건강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노환이 있다.

젊은 시절에 병에 걸렸다고, 그 사람은 건강하지 않은 것일까?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더 늦기 전에 알게 되어 다행이고, 상황을 잘 유지하면서 건강에 신경을 쏟게 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그렇기에, 2020년 여름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서울대병원 이승훈 교수님의 답변은 큰 화제가 되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건강에 대한 상식을 완벽하게 뒤엎는 교수님의 어록이 있었으니, 바로 건강을 위해 무엇을 챙겨드시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촌철살인 같은 말이지만, 현재 환자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의사가 건강을 챙기기 위해 먹는 것은 바로 필요한 약을 먹는 것

나이가 들면서 걸리는 건데

받아야 할 진단이나,

먹어야 할 약을 회피하면 병을 키운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이승훈 교수

교수님은 수전증 때문에 외과의로의 꿈을 일찌감치 접어야 했는데, 신경과 약을 먹고 나니 허무하게 증상이 사라졌다고 말씀하셨다. 약은 부작용 때문에 막연히 두려워하면서, 한약과 영양제, 보양식은 필요 이상으로 챙겨 먹는 기현상. 우리는 제때 받아야 할 진단을 최대한 피하고, 증상에 대한 치료로 수술을 하거나 약을 먹는 것을 꺼려 한다.

언젠가 아빠가 큰 수술을 받아야 했을 때 수술 자체를 두려워하셔서, 다른 방법은 없는지 계속 찾아봤었다.

아빠가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처음 겪는 큰 수술에 때문에 몹시 신경이 쓰였었다.

몹시 초초해할때 들었던 레지던트의 위로가 아직도 생각난다.

"죽을 병 아니고, 수술하면 나아지는 거잖아요."

수술을 마친 뒤에는 "멀쩡하게 수술했는데, 왜 아직도 제대로 못 걷고, 할머니나 쓰시는 보조기와 지팡이에 의존하세요?"라고 이야기했던 담당 의사의 한마디도 정확하게 기억난다.

그 이후로도 부모님은 노환으로 앓게 된 상태들을 나중에서야 검사로 한꺼번에 알게 되었다.

가까이 살면서도 이렇게 악화될 때까지 몰랐던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낄 때도 있었고, 자책을 하면서 속상해했었다. 그런 기분을 오래 느낄 사이없이 바쁘게 병원에 모시고 다녔었다.

다행스럽게도 치료를 하면서 상태가 나아지기도 했지만, 코로나 상태로 정기적으로 가봐야 할 병원에 가보지 못하기도 했고, 그런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서서히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들도 롱 코비드같은 후유증과 함께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질병과 무덤까지 같이 가야 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뇌졸중의 재발견>을 집필한 뇌졸중 전문가 이승훈 교수가 자신도 몰라서 탐구했던 질병의 본질을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직접 공유한다.



 

각 장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최대한 읽기 쉽게 쓴 책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살면서 가장 안 만나면 좋을 사람으로 정의된 뇌졸중 대학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님.

5분에 1명 발병, 15분에 1명 사망한다는 머릿속 시한폭탄인 뇌졸중.

뇌졸증이 아닌 뇌졸중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만큼 나와는 상관이 없는 병이라고 생각했았었지만, 친척분 중 뇌졸중으로 골든 타임을 놓쳐서 돌아가신 분이 계셨고, 친구의 어머니도 똑같은 증상으로 고생했었기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의학전문서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분야이기에,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중간에 읽다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쉽게 풀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지만 띄엄띄엄 읽다가 최근 가장 관심 있는 5,6장을 집중해서 읽었다.


 

 

다소 직설적인 질문과 의문들. 모두 다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솔직한 문체가 와닿았다.

책을 읽다가 가장 놀란 점은 감기에 대해서 의대에서 전문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가장 익숙하고 흔하게 걸리는 질병이기 때문일까?

코로나19 이전까지는 1년 중 환절기에 늘 감기에 시달렸고, 조금이라도 피로하고 컨디션이 떨어지면 어김없이 독감에 걸려서 고생했었다. 현재는 마스크와 손을 깨끗이 씻고 손소독제를 수시로 써서인지 감기에 걸린 적이 없다. 정말 간단한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건 책에도 나와있지만,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었다.

외출 후 청결관리, 전신 샤워와 콧속과 입속을 깨끗이 관리할 것, 외부에서 입고 온 옷과 가방은 세탁을 하거나 소독을 할 것, 잠자면서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비타민제를 먹어줄 것 등등.

그동안 감기에 걸렸던 이유는 그만큼 바이러스 노출에 조심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감기가 어떻게 걸리는지, 감기와 독감의 차이, 감기에 대한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속 시원하게 적어내렸다. 감기인지, 독감인지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도 이야기했었던 약에 대한 일반인의 독특한 시각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일단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검사와 진단을 통해서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필수적으로 필요한 약을 의사가 처방해 줘도 약의 부작용이 두려워서, 약이 아닌 영양제나 민간치료요법으로 결국 질병을 키운다. 상태가 악화되고 나서야 의사의 처방에 따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TV나 언론에서는 또 얼마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을 과대포장해서 이야기하는가.

특히 부모님들이 즐겨보시는 몇몇 채널 중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의사들과 전문가들은 어떤 질병을 극복한 식품이나 영양제들을 과다하게 복용하도록 유인한다.

그런 프로를 볼 때마다, 상술에 너무 쉽게 넘어가시는 부모님들을 보면서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었다.

이 책이 바로 정답이 되지 않을까.




 

병을 치료하는 의사도 당연히 질병에 걸린다.

질병에 가장 먼저 노출되기 쉬운 것도 의료진들이다.

타인의 병을 치료하지만, 자신의 질병을 자신이 모두 진단할 수가 없다.

질병에 걸리고 증상이 있어도, 바로 죽지 않을 경우에는 잘 관리하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병에 걸렸다고 인생이 끝난 게 아니다. 질병이 걸렸어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예전에 평생 동안 관리해야 할지도 모르는 증상을 진단받았을 때, 몹시 막막했고 병 치료 기간 동안 힘겨웠던 기억이 있다. 그때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긍정적으로 상태를 받아들이면서 치료 기간 동안 스트레스 덜 받았을 것이다. 이런 책을 읽지 못해서 안타깝다.


 



이승훈 교수가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점은, 현재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과 검사로 파악하라는 것이다.

너무나 간단하게 알 수 있는데, 막연한 두려움으로 검사나 진단을 미루다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기도 한다.

불확실한 정보에 연연해하지 말고 확실한 정보를 접하는 것도 많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정보가 제대로 된 것인지 일반인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코로나19가 유행의 정점을 지나 서서히 사회적 거리 두기를 폐지하느냐를 결정해야 할 때에 이 책이 어느 정도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이다.

건강에는 관심이 많아도, 질병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나 같은 사람에게 특히 필요했던 책이다.


 



마지막 부분쯤에 명의에 대해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확실히 방송에 등장하면, 유명하고 실력 있는 의사일 것이라 생각하고 그 관련 병원을 찾아보게 된다.

시간은 촉박한데, 정보를 처음 찾을 경우엔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런 병원은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부모님의 수술을 하면서 결국 의지하게 된 건, 온갖 커뮤니티의 정보들이었다.

해당 병원에서 유명한 의사의 팀에서 실질적으로 수술을 하는 의사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찾아봤었던 것 같다.

그 의사가 몇 년 차 의사인지, 수술 후 경과는 어땠는지 등등의 정보를 많이 검색해 봤다.

더 큰 수술을 하게 된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결국 집에서 멀지 않고 왕복하기 편한 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명의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잘 맞는 의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책은 기대보다 엄청나게 특별한 내용을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의외로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을 집어주고 정리해 준다.

알고 있거나, 모르고 있거나 가장 기본적인 것인데, 소홀하게 지나가는 내용이다.

질병을 앓고 있는 건 불행한 상황이 아니다.

적절히 잘 관리하면, 삶의 질을 끌어올려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건강에 관심이 많지만, 질병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 무덤까지 함께 해야 할 질병과 어떻게 공존해 나가야 할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해 본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이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말씀하셨던 것을 공유해 본다.

나를 만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이것'을 해라

1. 담배를 끊어라

2. 고혈압 & 당뇨를 두려워하지 말고 살피자

유 퀴즈 온 더 블록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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