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
나태주 지음, 유라 그림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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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의 시인 나태주와 걸스데이의 멤버이자 화가인 유라가 

시와 그림으로 만났다



언젠가 다른 시집의 서평을 쓰면서도 이야기했지만, 학창 시절 이후 시를 잘 읽지 않는다.


에세이나 소설은 읽어도 시는 어딘가 모르게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


시를 싫어하진 않았지만, 학창 시절 시에 대해서 너무 많은 분석을 해서인가, 단순한 시를 읽고 난 뒤 그 여백을 즐기고 감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시는 어딘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읽어야 한다는 편견이 있어서인지, 이상하게도 얇은 시집도 잘 잡고 읽지를 못하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정체된 삶이 연속되자 사람들과 닿고 싶어서 중독처럼 의지했던 음성 채팅 외에 메타버스나 영화같이 보면서 채팅하기 등등에서 때론 많은 위안을 얻었지만, 내면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했다.


세상과 닿아있고 싶었지만, 동시에 혼자가 되고 싶었다.


잠시 모든 것에서 오프라인 상황을 만들고 읽게 되는 건 결국 시집이었다.



아무리 시집을 많이 읽지 않고, 시에 대해서 알지 못하더라도 기억하고 많이 써먹는 시가 있다.


간혹 친구들 사이에서 많이 이야기하곤 했던 이 시를 지은 나태주 시인에 대해서 알게 된 건 실은 EBS 클래스e를 통해서였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풀꽃> -



저녁 시간 이후 EBS에서는 클래스e나 위대한 수업, EBS 비즈니스 리뷰 같은 유용한 프로그램을 보여주기에 켜놓고 다른 작업을 하곤 했다. 어느 날 굉장히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들으면서 맘이 너무 편안해졌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인생의 대선배 같은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혼자만 정체된 삶을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을 위로받았던 기억이 난다.


첫 시간을 그렇게 듣고, 죽 12강을 다 들었던 나태주 시인의 풀꽃 인생 수업.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시작해서 교장까지 지내시면서, 많은 시를 썼던 나태주 시인.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쓰는 연애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지친 독자들에게 쉴 곳이 되어주고 계셨기에, 정체된 삶 속에서 갇힌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안으로 다가올 것 같았다.



 

EBS 클래스e의 풀꽃 인생 수업으로 접하게 되었던 나태주 시인, 

걸스데이 유라가 화가로 그림을 그린 이번 시집




코로나 전에도 딱히 여행을 자주 가지 못했기에 하루하루가 축제라는 기분으로 이런저런 행사나 전시를 찾아다니면서 소확행의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요즘 시와 그림으로 독자들에게 여행의 기분을 선사해 주는 이번 시집은 4계절로 나누어져 연결되어 있다. 


봄의 풋풋한 계절감과 상큼한 여름, 감성적으로 풍부해지는 가을, 모든 계절의 끝이자 다시 시작으로 가는 관문인 겨울.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각자 느낀 대로 쓰고, 그렸기에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계절의 흐름이 보이는 그림과 시




시와 그림은 정체된 삶의 충분한 위로를 준다. 


가지 못한 여행도, 줄어든 외출과 변화가 없는 하루 속에서, 하루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시와 그림. 최근엔 일상의 작은 행복과 기쁨을 찾고자 노력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애쓴다.


그런 삶 속에서 작은 기쁨을 주는 분들께 고마워하고, 바로 곁에 있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장 소중히 보내려고 한다. 예전보다 많은 시간 함께 보내서, 더욱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들이라고 생각하고 가끔씩 시집을 읽으면서 찬찬히 보내려고 한다.


오갈 곳 없는 마음의 쓸쓸함을 일상의 소중함, 계절감과 여행을 꿈꾸며 날려버리길 바란다.


언뜻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나태주 시인과 화가 유라지만, 두 사람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시각에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 인생의 여행자이기에, 두 분의 마주침의 결과인 이 시집을 보면서 함께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마음 깊이 바란다.








나태주 시인과 유라의 친필 사인과 그림이 담긴 접이식 일러스트 달력이 보너스로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


사인하시면서 쓴 한마디마저 시 같은 느낌이어서 감동이 더 컸다.



나태주 시인과 화가 유라의 친필 사인 & 일러스트가 담긴 접이식 달력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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