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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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쉬 왕의 딸로 25개국에 판권을 수출하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카렌 디온느의 신작 사악한 자매



마쉬 왕의 딸로 25개국에 판권을 수출하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카렌 디온느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마쉬 왕의 딸이 사랑하지만 동시에 증오하는 아버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파헤치는 소설이었다.

영화 룸처럼 감금된 모녀 속 그 아이가 성장해서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가는 과정을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면서 보여주고 있었고, 심리 묘사가 탁월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심리 스릴러 소설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작가 카렌 디온느의 5번째 장편 작품인 사악한 자매


사람들은 때론 진실을 외면하려 하지만, 언젠가 마주하게 된다.



이번 신작 사악한 자매에서는 전작만큼이나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한다.

부모를 살해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레이첼이 등장하며, 그녀는 그런 자신을 처벌하기 위해서 스스로 고립을 택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과거의 기억은 늘 왜곡되기 마련이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충격적인 진실은 덮어두고, 자신에게 편하게 기억을 조작하기도 한다.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부모님의 살인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알게 된 레이첼.



매일 밤 부모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는 주인공 레이첼



세상과 단절된 채로 정신병원에 15년 동안 약을 먹으면서,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에 대한 죄책감만으로 허송세월을 보낸 그녀는 다시 외면했던 과거와 대면하기 위해 떠난다.

한때 너무나 사랑했고 가장 안전했던 장소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집인, 미시간 주 어퍼 반도의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딴 숲으로.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을 찾기 위해 집으로 향하는 현재의 레이첼.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던 레이첼은 우연한 기회에 과거 자신이 저질렀다고 생각한 살인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전작 마쉬 왕의 딸에서는 출소하는 아버지를 추적하는 현재, 부모님과 함께 했던 과거를 교차시켜서 보여주면서 심리적 긴장감을 잔뜩 고조시켰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왜곡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집으로 향하는 현재의 레이첼과 과거의 어머니 제인의 시점을 교차시키면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간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그때 제인의 시점에서 과거의 사건을 보게 되면, 될수록 소름이 끼친다.

과거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는 원인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는 엄마 제인의 심리가 펼쳐진다.

큰 딸 다이애나가 자라면 자랄수록 뭔가 평범한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깨달아간다.

설마 의심했지만, 결국 의사를 통해 듣게 된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사랑하는 딸이 다른 자식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랑하는 딸의 존재가 다른 자식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는 

사실은 충분히 충격적이다.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과거를 추적하면서 알게 되는 기억들은 모두 충격적인 트라우마다.

좋지 않은 일들, 나쁜 기억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대다수 선택하는 방법은 망각이다.

제인도 딸을 사랑하지만, 좀처럼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이 두렵지만, 다른 딸을 위해, 남편을 위해 사실을 덮는 방법을 선택한다. 더 많이 주의하면 된다며 안심시키려 하지만,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만 간다.

또한, 레이첼도 자신이 잊고 싶어 한 과거의 사건들을 점점 떠올리게 된다.

언니와 관련되었던 에피소드들, 그 속에서 알게 된 냉혹한 진실들.



엄마와 딸이 공유하고 있는 숲속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은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 눈에 띄고 싶지 않아서 외딴 숲으로 이사 왔지만, 그 속에서 안정될 줄만 알았던 상황은 더 위협적으로 변해가고 마침내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과거에 벌어진 사건은 어떤 사건이었으며, 그 속에서 딸을 지키고자 했던 엄마 제인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언니 다이애나와의 기억을 되짚어갈수록 악몽 같은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왜곡된 기억의 저 건너편에 살인 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이 밝혀진다.

레이첼은 과거 속 진실과 직면하면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태어날 때부터 사랑할 수 없는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상황이 겉보기와는 달라.

모든 것이 드러날 거야.

기억해.


사악한 자매 - 카렌 디온느



작품을 읽을수록 떠오르는 영화 속 인물들이 생각났다.

<케빈에 대하여>속 모자관계, <악의 교전> 속 고등학교 교사, <나를 찾아줘> 속 에이미.

최근 흉흉한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서인지, 겉보기엔 멀쩡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이코패스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아무런 감정도, 죄책감도 느낄 수 없는 진정한 사이코패스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들이 어떻게 교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지.

사랑하고 싶지만, 어쩐 일인지 사랑할 수 없었던 아들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랑스러운 다른 자식을 위협할 때 벌어지는 갈등과 사건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에 빠진 에바와 그녀를 괴롭히면서, 

동시에 다른 자식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케빈.


겉보기엔 완벽하지만, 실은 사이코패스이자 소시오패스인 하스미 세이지와 에이미


카렌 디온느의 작품은 두 번째로 접하지만, 공통적으로 큰 트라우마를 경험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도심과 떨어진 외딴곳에서 문명과 떨어져서 고립된 환경에서 성장하고, 어쩐 일인지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숨겨진 과거의 진실과 마주하면서, 주인공은 과거를 바로잡고 자신과 현재 상황을 지키려 애쓴다.

끔찍한 경험을 한 사람은 다시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일까?

카렌 디온느는 작품에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다시 맞설 때,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말해준다.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지만, 행복은 다시 재건해갈 수 있으며 그들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다.

잠 못 이루는 열대야, 오래간만에 몰입해서 열심히 읽었던 소설, 크리미널 마인드 같은 드라마에서 접했던 범죄 사건들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정통 심리 스릴러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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