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할 때, 주로 즉흥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다.
발길 닫는 대로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고 빡빡한 일정에 정신없이 다니기보단, 몇 군데 콕 박혀서 여유를 만끽하고 싶은 여행을 좋아한다.
작년 영화제 때문에 부산과 강릉을 가보게 되었는데, 관광에 이미 특화되고 번화한 화려한 부산과 아직은 소박하고 한산했던 강릉 중에 어느 쪽 여행이 맘에 들었냐고 물어본다면, 살짝 불편해도 여유가 느껴지고 쉼표를 찍는 여행을 즐길 수 있던 강릉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저자의 첫 번째 책인 도쿄의 디테일을 읽으면서, 고객을 배려하는 작은 아이디어와 차이에 대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번 책인 교토의 디테일은 전작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배려의 세련됨이 느껴지던 도쿄의 디테일과 달리, 교토의 디테일은 좀 더 편안함과 조화로움에 중점을 두었다.
읽으면서 강릉의 여행사업이나 가게에 전반적으로 적용되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연과 조화로움이 존재하면서도 전통과 공존하는 편안한 서비스나 아이디어에 중점을 둔 점은 강릉의 가장 큰 자원인 자연과 소박함과 맥락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