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디테일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끗 디테일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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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던 교토의 디테일

여행을 할 때, 주로 즉흥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다.

발길 닫는 대로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고 빡빡한 일정에 정신없이 다니기보단, 몇 군데 콕 박혀서 여유를 만끽하고 싶은 여행을 좋아한다.

작년 영화제 때문에 부산과 강릉을 가보게 되었는데, 관광에 이미 특화되고 번화한 화려한 부산과 아직은 소박하고 한산했던 강릉 중에 어느 쪽 여행이 맘에 들었냐고 물어본다면, 살짝 불편해도 여유가 느껴지고 쉼표를 찍는 여행을 즐길 수 있던 강릉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저자의 첫 번째 책인 도쿄의 디테일을 읽으면서, 고객을 배려하는 작은 아이디어와 차이에 대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번 책인 교토의 디테일은 전작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배려의 세련됨이 느껴지던 도쿄의 디테일과 달리, 교토의 디테일은 좀 더 편안함과 조화로움에 중점을 두었다.

읽으면서 강릉의 여행사업이나 가게에 전반적으로 적용되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연과 조화로움이 존재하면서도 전통과 공존하는 편안한 서비스나 아이디어에 중점을 둔 점은 강릉의 가장 큰 자원인 자연과 소박함과 맥락을 같이 한다.

디테일에 강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저는 생각은 정교하게, 행동은 과감하게 하는 사람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결국 디테일에 강한 사람이란 유능한 사람을 뜻하는 또 다른 표현 아닐까요?

- PUBLY CEO 박소령, 교토의 디테일 프롤로그 중

디자인이라고 부르기엔 많이 부족한 업종에서 일했지만, 늘 판매를 부르는 배너나 상품은 디테일 한끝 차이였다.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촬영, 클릭을 부르는 배너나 상품페이지 등등 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술할지, 정보에는 틀린 게 없는지 반복해서 확인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선 하나, 점 하나가 디자인의 끝판왕을 결정하듯이 디테일은 언제나 중요하다.

여행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디테일은 뭘까?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디테일이다.

또한 관광 온 여행객의 입장에서 기억에 남기고 싶어 하는지 내다보고 입장권의 사소한 디테일조차 간직하고 싶게, 계절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하는 것은 재방문을 유도하는 관광 서비스다.


 


영화티켓도 간직하고 싶은 희소성이 있는 오리지널 티켓이 유행 중이다.


여행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워밍업 로드.

여행의 스토리텔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이곳을 지나면 어떤 곳이 나올까 기대감과 호기심이 들게 하는 건, 여행 시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테일과 스토리텔링도 중요하지만, 실은 가장 중요한 건 이 서비스와 상태가 유지될 수 있는 항상성이다.

그만큼 새삼 하고 정교한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여행지의 기승에 해당하는 워밍업 로드,

이런 디테일이 유지될 수 있게 하는 정교한 매뉴얼의 필요성.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정교한 디테일의 한 끗 차이는 시작 지점에만 있지 않다.

가게에서 계산을 하는 마지막이 오히려 다음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시작점이 되거나 재구매의 연속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가게에서의 재미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기회는 중요하다.



계산하고 가게를 나서는 마지막까지 끝난 게 아닌 색다른 경험.


때론 불량재고로 버려진 실도 충분히 개성 있는 멋진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아브릴.

개성이 있고, 다양한 제품을 찾는 고객의 수요를 한발 앞서 예측한 창업주의 발상의 전환이 없었다면 이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브랜드 아브릴, 파월 북스의 큐레이션 서가

이번 교토의 디테일은 정말 여행지에서 카페나 가게를 창업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좋을 아이디어들로 가득하다.

작년 강릉 여행을 하면서 혼자 힐링하면서 다녔던 한가로움을 생각하면, 그 여행 중 아쉬웠던 점들이 한가득했는데, 그쪽에서 가게를 운영하시거나 관광이나 여행을 디자인하셔야 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시면서 새롭게 짜보셨으면 좋겠다.

교통 편의 불편함이 가장 힘들었고, 어딜 가나 시간의 제약을 생각하고 움직여야 했기에, 공간이나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에 비해서 여행이 쉽지 않았었다. 힐링과 웰빙, 또한 전통이 가득하면서도 편안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는 동선을 잘 짜서 홍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이 함께 하는 공간들의 풍경과 모습들.

자연을 이용한 채광은 마음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한다.

누군가 제게 '여행법'을 묻는다면 저는 '시간을 버리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씀드립니다.

긴 여행에는 반드시 쉼표가 필요하다.

교토의 디테일 207p, 209p

함께하는 여행도 중요하지만, 혼자만의 여행이 중요한 건 시간을 버리는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핫한 관광지를 도장 찍듯 보면서 꽉 찬 여행을 하기보다, 내 템포대로 시간과 돈을 맘대로 쓰고 경험할 수 있으며, 휴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여행에서는 중요하다.

그래서, 강릉 여행에서 더 큰 감명을 받았고, 강릉에 있는 많은 좋은 공간들이 다음에 갈 때는 좀 더 멋진 공간으로 변해있기를 바란다.

강릉의 고래 서점, 중앙시장, 월화 거리 등등 모두 멋지고 좋은 공간이었다.


 



시간이 걸리는 서비스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여유롭고 행복하다.

카페와 책방이 함께 공존하는 고래 빵집과 책방은 그 지역의 문화행사도 함께하고 있는 멋진 공간이었다.


가게를 들어섰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이 시간을 들여서 서비스와 브랜드를 끊임없이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잘 디자인되고 큐레이션 되어 촘촘히 연결된 공간 속에서 고객은 다양하고 충분한 경험으로 충만해질 수 있고, 다음에도 오고 싶은 공간이 된다.

여행지에서 다음에도 오고 싶은 공간이나 가게가 된다는 건 중요하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심한 디테일은 어떤 것인가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여행에서 당신은 무엇을 찾는가를 알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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