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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것 투성이인 우리 아이의 행동
김지은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0년 6월
평점 :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육아는 더 힘들게 느껴진다.
비혼주의자이지만, 주변에 유부녀가 많기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많이 들었다.
때론, 직장 동료의 아이들과 잠시 놀아주기도, 친구의 조카와 잠시 놀아줬을 때도 있기에 육아에 대한 관심이 없을 수가 없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남의 집 소중한 자식에게 상처 줄 말을 할까 봐 전전긍긍하면서 조심스럽게 대하기도 했고, 때론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잠깐 놀아주는 건데도 아이들 맘은 정말 모르겠고, 아직까지 말을 제대로 못하는지 옹알대고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친구나 친구의 언니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맞장구를 쳐주기도 해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내가 나름 지킨 룰은 아이들도 인격체인 만큼 절대 반말을 쓰지 말고 대하고, 눈 마주치며 이야기하기, 최대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화젯거리와 선물공세로 관계를 유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나는 외부인의 입장이었다.
그렇기에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엄마들의 문제점이 보인다 한들 그것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었고, 그냥 함께하는 순간만은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려고 노력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 두 분이 맞벌이로 혼자 보내는 시간과 학원 뺑뺑이 시간이 꽤 되었었기에,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과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TV에서 육아 관련 프로그램이나 아이 관련 프로그램도 많이 생겨서 볼 때마다 혼동스러웠다.
과연 아이를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많은 부모들이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TV 프로그램에서는 아이의 문제 행동 뒤에는 늘 부모의 문제가 있고, 부모는 또한 그들의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가 해결되지 않은 채 성인이 된 문제가 있다.
아이의 문제 행동을 개선하기에 앞서 부모의 행동과 말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짚어나갔던 프로그램인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어른에게도 분명 어린이였던 시절이 있을 텐데, 너무 오래되어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그때 그 상황.
어린이의 사회도 어른의 축소판이라지만, 때론 어른보다 생각이 깊기도, 폭력적이기도 하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이라는 소설을 생각해보면, 문명이 없이 외딴섬에 소년들끼리 표류되었을 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그린 작품이다.
아이 입장에서 처음 아이들과 어울리는 유아원이나 유치원이라는 공간에 갔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프로그램이었던 "나의 첫 사회생활". 아이의 눈높이로 보는 첫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보여주는데, 정말 별것 아닌 일로 생기는 다툼과 마음의 엇갈림, 힘겨움 등이 의외로 어른 사회의 그것과 별다를 것 없어 보였다.
복잡한 어른들과 달리, 때론 지혜롭고 너무나 쉽게 화해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어른인 나도 많이 배웠던 프로그램이었다.
가장 보통의 가족은 연예인 가족의 일상 모습에서 일반인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얼핏 평범해 보이는 듯하지만 때론 그렇지 않은 가족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가고, 그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는가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언젠가 교육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심리 전문가 오은영 박사가 등장해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문제를 짚어주기도 한다.
연예인 가정 속 일반인이 공감할 수 있는 가족 심리 관찰 프로그램, 전문가로 오은영 정신과 의사 교수가 등장한다.(JTBC)
처음으로 사회생활(유치원, 유아원)을 하는 아이들의 상황을 보면서 어른들이 몰랐던 아이들만의 세계를 보게 해줬던 프로그램.(TVN)
이런 프로그램들이 유독 왜 많이 생기고 있을까.
현대의 삶은 복잡하고, 아이를 키우기에 쉽지 않은 환경들로 가득하다.
퍽퍽한 삶 속에서 모두 부모가 처음이라 힘겹고, 어렵다.
부모의 입장에서,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의 돌발행동은 도대체 왜 그런 건지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고, 때론 자신을 자책하게 되기도 한다. 워킹맘, 워킹 대디로 아이들과 충분히 있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무엇이 아이를 위해서 최선인지 항상 고민하지만 답을 쉽게 찾기 힘들다.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이와 부모는 서로 익숙해져간다.
그런 시행착오적 상황들에 대한 아동심리 상담 전문가 4인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읽는 방법을 소개한 책인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성장과 함께 변화해야 한다.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 19P
부모는 처음이라서, 어린 시절의 자신은 어땠는지 생각하기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참을성 있게 대응하고 싶어도 당장 보이는 아이의 돌발 행동에 당황하거나 대책이 서질 않을 때, 이 책을 백과사전처럼 참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실은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고, 이 책도 참고 정도로 급할 때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은 아니지만, 제3자 입장에서 아이가 문제를 일으킬 때는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함이 가장 큰 목적이었던 것 같다.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봤을 때, 문제행동이든, 예쁨 받으려던 행동이든 모두 다 부모님의 관심을 얻기 위기 위해 하곤 했다.
요즘 아이들은 다르다고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봤을 때 아이는 늘 엄마의 관심을 받으려 하고 엄마의 눈은 늘 핸드폰으로 가있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모든 부모가 그렇지는 않았지만, 내가 지켜본 아이들은 늘 부모의 관심에 목말라있었다.
부모 입장에서 공감 갈만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책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마도 아동심리 전문가들이 많이 들었던 질문들, 엄마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이 주된 내용이다.
책을 읽으면서, 모든 아이들에 대한 대부분의 공통된 질문은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문제 상황이나, 왜 그런 상황이었었는지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육아 멘토의 답변은 정말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조언이 담겨있으며, 아이들의 눈높이나 아이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풀어써놓은 편이다.
7장으로 구성된 엄마들의 궁금증 89가지
물론 순간적으로 욱하는 상황에서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순간적으로 이성보다는 감성이 먼저 나가기도 할 것이다. 바쁜 현대 생활에서 차근차근 시간을 쪼개서 책을 읽고 아이들을 교육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엄마들에게 아이들의 마음을 알려주는 책이지만, 거꾸로 아이들도 엄마나 아빠의 생각이 궁금할 것 같은데, 역으로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부모 마음에 대한 책은 없는지 궁금하다.
어렸을 때의 나도 생각이 그렇게 깊진 않았겠지만, 아주 가끔씩 부모님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교환해가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리고 엄마뿐만이 아니라 아빠도 아이의 마음이 궁금할 것이다.
함께 육아할 수 있게 아빠, 엄마 함께 읽을 수 있는 책도 나왔으면 좋겠다.
더 이상 육아는 엄마만의 몫이 아니니까.
다음번에 나오는 책은 아빠와 아이가 소통하는 내용의 책이 출간되었으면 한다.
육아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지만, 참고할만한 표본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