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상대적으로 따뜻해서인지, 아니면 부산 사람들이 더 따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부산엔 유난히 길고양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던 것 같다.
사람 많은 관광지에서 갓 낳은 새끼들로 경계하는 게 아니라면, 사람들을 그리 겁내지 않고 거리낌 없이 성큼성큼 다가와서 먹을 걸 달라고 하는 아이들. 동네에서 사람들을 견제하면서 무서워하는 고양이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때론 정말 배가 고파서 먹을 걸 달라고 오는 아이들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사진들의 의미를 알게 된 건 <고양이와 할머니>라는 책을 접하고 나서였다.
사라지는 골목에서의 마지막 추억이라니.
그리고 꽃과 고양이를 찍은 사진이 너무 심쿵 해서 받자마자 열심히 읽었던 책이다.
재개발 지역에 사는 할머니와 고양이들, 길냥이들을 찍은 사진들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부산, 제천, 강릉을 영화제를 통해서 방문하면서 느낀 건 젊은이들이 정말 보기 힘들고, 나이 드신 분들이 더 많았었다는 점이었다.
특히 감천 마을은 강릉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감쪽같은 그녀>의 촬영지이기도 해서, 영화를 감상하면서 짠해지기도 했다.
멀리서 봤을 땐 몰랐던 마을 안쪽에서의 삶이 보이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