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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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엔 40살 정도지만, 실은 400살 넘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시간을 멈추는 법


이 소설을 읽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아무래도 요즘 가장 바쁜 배우 중에 하나인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영화화가 확정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잘생김을 연기하는 이 멋진 배우가 출연을 확정한 소설이라니! 
어떤 소설인지 궁금한 게 사실이다.
작가 매트 헤이그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는데, 국내에 벌써 8편이나 소개된 작가이고 20대의 우울증에 대한 경험을 쓴 "살아야 할 이유"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소설가였다. 또한 영국의 판타지 동화작가로도 유명한 분인데,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신 경험이 작품 대다수에 묻어나는 느낌이다. 
주로 삶과 죽음에 대해서 많이 다루는 듯한데, 이번 작품인 시간을 멈추는 법에서도 그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잘생김을 연기하는 컴버배치가 주연 확정되었다는 이번 작품. 

작가 매트 헤이그는 우울증을 글쓰기와 독서로 극복했다고 한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겉보기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지만, 실은 439살이나 먹었다고 주장한다. 
평범한 인간보다 15배나 노화의 속도가 느려서, 남들보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그런 남자가 있다. 
그가 다시 미국에서 런던으로 새로운 삶을 여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생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꾸준히 여러 작품 속에서 등장한 주제이다. 
즉, 새로울 것이 없는 스토리다.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주로 집중한 포인트는 너무나 흔한 주제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냈을까였다.
그리고 작품은 기존 작품들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비교적 덤덤하게 한 남자의 인생사를 풀어놓는다.


영생에 대한 부분을 다룬 건 영화 아델라인 : 멈쳐진 시간, 터크 에버래스팅과 유사한 스토리지만,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도 살짝 유사한 스토리라인이 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과 영생을 사는 남자 주인공과 수사물과의 만남이 있는 미드 뉴 암스테르담과 포에버


계속해서 살아가는 사람이 지켜야 할 법칙일까? 400년 전 프랑스에서 태어난 어느 한 남자의 이야기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주인공이 겪어온 험난한 인생사를 보여준다. 
중세 시대에 프랑스에서 태어나 종교전쟁으로 런던 쪽으로 넘어와 마녀사냥 시대에, 나이를 먹지 않는 아들과 함께 살아서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이야기.
그리고 온갖 질병이 팽배하던 시대에 사람들이 쉽게 죽어나가는 게 일상이던 어둡던 시대에 만났던 영원한 첫사랑 로즈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상세히 그려져 있다. 운명처럼 그녀와 마주쳤던 순간의 첫 만남은 그리 유쾌하진 못했지만, 로즈와 그녀의 동생 그레이스와 함께 했던 그 순간이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나날이었으리라.
몇 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외모는 눈에 띌 수밖에 없고, 정착을 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머물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나서 살게 되고, 그의 영원한 사랑은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첫사랑 로즈가 죽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했던 주인공 톰은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서 살아간다.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죽던 시대에 결혼해서 낳은 아기는 건강했지만, 로즈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홀로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돌며 살던 톰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오마이라는 친구를 만나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하고 영원히 사는 자신의 상황이 궁금해져서 당대 유명한 의사를 찾아가기도 한다.
그러다가 프리메이슨처럼 비밀결사단 같은 앨버트로스 소사이어티라는 조직의 수장 헨드릭과 아그네스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조직의 일원이 되게 된다. 바로 자신의 체질을 물려받은 딸 매리언을 쉽게 찾기 위해서. 조직의 일원이 되면 꼭 지켜야 할 규칙이 있는데, 8년을 주기로 다른 곳에서 새 출발해야 한다는 것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정착하지 못한 채로 유령같이 떠도는 삶을 사는 톰은 런던에서 역사 선생님으로 새 출발하면서 마주치게 된 프랑스어 선생인 카미유에게 다시 끌리게 된다. 하지만, 앨버트로스 소사이어티의 규칙과 과거에 떠나보낸 첫사랑에 대한 죄책감으로 쉽게 사랑을 시작할 수가 없다.

톰이 매리언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과정은 살짝 흥미롭다.
마치 영국 드라마 닥터 후처럼 시간여행을 하듯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그 시대의 중요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가장이지만 재미있다.
그래서인지, 그냥 평범한 러브스토리이기보다는 시대극 같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그 어딘가에도 속하지 못한 채 떠돌면서 앨버트로스 소사이어티 속에서 단순한 재미와 쾌락에 집착하며 살아가게 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톰은 소설 후반부, 한때 친구였던 오마이와 마주치면서 인생의 새로운 전환을 맞게 된다.


런던에서는 셰익스피어 극단에서 함께 일하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그 유명한 스콧 피츠제럴드와 마주치기도 한다.


작가는 마지막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쓴다.
결국 소설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던 톰이 자신에게 저주처럼 주어진 인생을 다시 새롭게 자유를 찾아가면서 끝맺음을 한다. 과거에 묶이기보단, 현재에 충만한 삶이 자유로운 삶이라고.


세상에는 오직 현재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제는 분명해졌다. 현재는 매 순간 속에서 영원히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직 살아야 할 현재가 많이 남아있다.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얼마든지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시간의 지배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면 비로소 시간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더 이상 나는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두려워하지도 않을 거고. 왜?
내가 바로 미래니까.

중세와 격변기의 영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등 시공간을 넘어선 다양한 배경이 많아서, 영상화되었을 때 어떨지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애절한 사랑을 하는 고독한 남자로 나온다니, 어서 빨리 마무리되어 개봉되었으면 좋겠다. (현대극, 시대극 코스프레 몹시 기대된다.)
새로울 것이 없을 스토리 라인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읽어보니 꽤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소설이다.


첫 사랑 로즈에, 시공간을 넘나드는 스토리는 자꾸만 영국드라마 닥터후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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