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으로 사라진 아이 보름달문고 24
백은하 지음, 유기훈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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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화임에도 '낙태'나 '죽음'이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이 다루어지지 않은 이야기라 호기심도 생기고 더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주인공은 7년동안 할머니의 손에 키워져 엄마와 함께 살게 된 후에도

집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겉돌기만하는 슬기라는 여자아이와,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지만 자신에 대한 집착이 강한 엄마때문에

늘 큰 부담을 안고 지내는 솔찬이라는 남자아이입니다.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은 두 아이가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가 되고

우연히 영혼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면서 자신과 가족의 숨겨진 비밀들을 알게 됩니다.

 

슬기는 어머니가 슬기가 태어나기 전 힘든 집안사정 때문에

뱃속의 아이를 낙태한 일이 있었다는 걸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솔찬이는 자신이 쌍둥이였으며 쌍동이 동생이 세살 때

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영혼의 세계에 와서야 두 아이는 각각의 형제를 만나게 되고 처음 만난 사이지만

끈끈한 가족의 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채 피어보지 못하고 영혼의 세계로 가야 했던 아이들과

아예 태어나보지도 못한채 태아의 상태로 죽어야 했던 아이들이

인간세상에 대한 동경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보고

생명을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생활이 힘겹다는 이유로 하나의 생명인 태아를 낙태하는 것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일깨워주기도 하지요.

 

이 책에서는 누구나 궁금해 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워하기도 하는

사후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작가는 흔히 사후세계를 천국이나 지옥으로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나이에 따라 다른 마을에 나뉘어 생활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네요.

어려서, 혹은 태아의 상태로 죽음을 맞은 아이들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내기 위한 설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새로운 상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백 팔개의 구슬을 모으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든가,

윤회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어 불교적인 성향도 띄고 있는 것 같네요.

이런 다양한 설정이 죽은 어린 영혼들에 대한 동정과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는데 얼마나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며,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단, 한편으로 영혼의 세계가 너무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판타지의 세계로

묘사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영혼의 세계에서 가엾은 영혼들을 만나보고

자신들도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슬기와 솔찬이는

더 성숙한 모습으로 귀한 자신의 삶을 더 값지게 살아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책이 가벼워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부담에 없어서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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