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
한설 지음 / 예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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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 평균 스물아홉살 여자들의 이야기.
실제로 있을 법한 일들을 담아놓은 공감 에세이다.

 

나도 스무살 땐 스물아홉살이라는 나이가 까마득하게 보였는데,
막상 스물아홉이 되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더 절망적이다.
무슨 일이라도 반짝, 하고 일어나야 하는가? 자그마치 스물아홉인데 말이다.


나 뿐만 아니라 여자들은 한번쯤은 다 이런 생각을 하나보다.
'벌써 스물아홉 언저리. ... 무엇하나 이뤄낸 것이 없다(P34)'
이 책이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이 책에는 네명의 스물 아홉 여자들이 등장한다.


딱 있을법한 캐릭터들이다.

친구 중에 공무원 준비중인 친구 하나 있고, 주부가 된 친구도 있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친구들은 수두룩하고...
1월부터 12월까지 스물아홉 여자들의 1년간 사건의 기록인 것이다.


왜 하필 스물아홉 여자일까, 스물아홉 남자는 어디로 가고ㅋ
특별히 나이와 서열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서는 여자에게 짐지우는 나이에 대한 압박이 더 심하다고 봐도 될까.
그래서 책을 처음 읽었을때는 약간 섹스앤더시티의 스물아홉컨셉 아닌가 싶었는데 확실히 나이가 주는 압박면에서 한국사회라는 뚜렷한 문화적 특수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스물아홉에 늦었다는 말 자체를 안할테니.

 

책 52페이지를 보면 <스물아홉 병 증상>이라는 게 나오는데, 딱 스물아홉만의 병이라기 보다는
삶의 불안감과 막막함을 가지는 20~30대는 거의 해당되는 증상이 아닌가 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공감이 갔던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인간관계 및 친구관계의 변화였다.
수정과 민재는 대학때까지만 해도 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집안환경처지로 점점 멀어지는 설정이 나오는데 보면서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지 않나 하면서 스스로를 되짚어보게 하는 부분이었다.

 

친구들 사이에 발생하는 이런저런 일들,
시댁과 집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일들,
각종 썸과 연애, 그리고 꿈을 향한 도전...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데 불안한 이유는
인생에 정답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가 나이별로 제시하는 기준들이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기준들이 정답은 아니므로.

이 책에서도 이 부분을 스물아홉 처자들에게 강조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파랑새 증후군이면 어때? 난 아직 서른도 안됐는데. 기회가 있을 때 도전해보는 거지. 이것저것 해보고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인생의 길을 가다보면 속도는 남들보다 느릴 수 있다. 그러나 '나다운 길'을 갈 수 있다. 느리면 어때? 나의 길을 가면 되는거지'(P311)

 

서른이 되었다고 갑자기 눈가의 주름이 마구 생기는 것도 아니고
피부 탄력이 줄어 폭삭 볼살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서른은 생물학적 의미가 있는 나이라기 보다는 심리적 지지선 혹은 저항선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뤄놓은 것 없다고 과거를 보고 불안해하지 말고
앞으로 이룰 것들이 있는 미래를 봐야겠지.

 

 '나다운 길'을 잃지말고.

 

 

 

-본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 받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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