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고전강독 1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최고의 인생을 묻다 공병호의 고전강독 1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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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박사님은 이미 이 이름 자체로 브랜드화된 인물이다.

잘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경영 경제 자기계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그분.

그 분의 신간이 나왔다.

책을 워낙 많이 쓰시는 분이여서... 공병호 박사님이 또 신간을? 하고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책은 꽤 특별하게 보였다. (완전 내 입장ㅋㅋ)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고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점

: 나는 클래식을 좋아한다. 클래식을 좋아하고 고전을 좋아한다. 매력이 있다. 질리지가 않는다. 인스턴트같은 현대 문화와는 다르다. 오랜시간 계속 잊혀지지 않고 지금까지 전해내려온다는 건 묵직한 핵심이 담겨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니! 땡긴다.

2. 이 책의 부제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최고의 인생을 묻다라는 점

: 최고의 인생은 뭘까? 성공이란? 행복이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의 부제가 그렇게 마음에 들 수 없었다. 무언가 질문에 대한 답이 들어 있을 것 같고 답이 아니더라도 답에 근접한 무언가가 존재할 거라는 기대가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 소감을 한마디로 압축해서 말하자면 [특별함을 기대했고, 그 기대는 배신당하지 않았다] 이다.

 

고전? 자기계발? 너무 따분하거나 어렵지 않아?

이 책이 너무 좋아서 친구에게 권했는데, 친구가 내게 되물었다.

단연코 어렵지 않다. 책의 전반적 논조가 논리적이고, 직설적이며 콘텐츠에는 교훈적이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많아서 차근차근 생각하면서 읽다보면 어느새 책에 푹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크게 6가지 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의 장 안에 소제목들이 담긴 챕터가 여러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챕터는 4~5페이지로 짧은 편이어서 읽다가 중간에 읽기를 멈춰도 부담이 없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그리고 부제에 나와 있듯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이 책의 주인공인 셈인데- 고전 속 소크라테스의 말에서 얻는 지혜, 그걸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내용들이 꽤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물론 소크라테스가 어떤 캐릭터인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프롤로그에 담아놓았고, 중간중간 브릿지로도 넣어놓아 소크라테스의 말 뿐 아니라 그 말이 나오게 된 가치관이나 배경(시대상황)까지도 이해가 쉽도록 해놓았다.

 

1장에서는 지혜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흥미로웠던 내용은 소크라테스는 참  색다른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인데 예를 들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누구일까?'

에 대한 답으로 ' 스스로 자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p46)이란다.

 

소크라테스는 눈치를 보지 않고,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자는 소신을 가졌기 때문에 당시 싫어하는 기득권층이 많았던 것 같은데-그럴만하다.

비판을 달가워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비판과 쓴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은 그 만큼 큰 그릇이라는 이야기겠지.

여튼 목숨걸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소크라테스는 오늘날 '도덕적 상대주의'에 빠져있는 우리에게 진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이런 것이 기존의 현실에 젖어있는 나에게 새로운 각성을 선물해준다.

 

2장은 정의와 원칙에 대한 내용이다.

이 장의 첫번째로 나오는 내용이 꽤 인상깊었는데 '한 인간의 내공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p109)는 것이다.

내공의 차이는 계속 배우려고 하며 끊임없이 틀을 깨고 깨우쳐 가려고 하는가. 아니면 과거에 머물러 하며 아집에 갇혀있는가에 따라서 나뉜다는 것.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조금은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따.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제시하는 정의하는 원칙들 5가지가 나온다.(p131)

1) 정의롭지 못한 짓을 행하지 말 것

2) 보복으로 정의롭지 못한짓을 행하지 말 것

3) 남에게 해를 입히지 말 것

4) 해를 입더라도 보복으로 정의롭지 못한 짓을 행하지 말 것

5)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와의 합의를 통해 이룬 것들을 지킬 것

 

소크라테스가 감옥에 갇혔을 때도 탈옥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와 같은 자신의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삶의 원칙과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3장은 탁월함에 관한 것이었다.

난 이 부분이 제일 궁금했었다. 나 역시 공박사님 처럼 '탁월한 사람'을 꿈꾸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탁월함의 정의 부터 탁월함 자체와 탁월함의 사례를 구별하는 것, 탐구와 배움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관점이 제시된다.

 

이 부분에서 가장 공감 돋았던 부분은 '탁월함은 가르칠 수 없다. 스스로 이루는 것이다'(p188) 였다.

소크라테스가 이와 같이 주장했던 근거는 '아무리 탁월한 사람이어도 자신이 가장 아끼는 자식에게조차 그 자신의 탁월함을 가르칠 수 없다는 점'(p192)이었다.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4장은 삶과 죽음, 즉 생사관에 관한 내용이다.

예전에 나는 먼저 하늘나라로 간 친구의 장례식장에 간 적이 있다. 당시 매우 충격이었고 (너무나 갑작스러운 사고였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장례식에 다녀오는 길에는 삶의 허무함이나 쓸쓸함을 느꼈다. 그러나 곧 바쁜 일상에 묻혀 그 이후로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 생사관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좋았다. 이것이 곧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므로.

 

예전에 봤던 힐링캠프 차인표 편에서 나왔던 '자살은 우리 인생의 선택메뉴에 없는 겁니다'라는 발언이 생각나게 하는 자살에 관한 내용, 죽음과 영혼과 지혜와의 관계등이 담겨 있어서 다각도로 여러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5장은 사랑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인데, 사랑의 속성이 속속들이 담겨 있다.

소유욕과 사랑에서 파생되는 영원한 삶, 사랑의 사다리 이야기 등 단순히 남녀간의 관계에서의 사랑 뿐 아니라 사랑의 핵심을 찌르고 있어서 읽으면서 내내 공감하는 동시에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했다.

 

마지막장은 훌륭한 리더의 조건인데 답이 벌써 목차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

훌륭한 리더의 조건? 니 자신부터 먼저 알라는 거다.

소크라테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 말은 개인의 삶으로 국한 시켜 적용가능하긴 하지만, 리더처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중요한 요건이라고.(p341) 잘 알지도 못하는 것을 타인에게 가르칠 수 없는데(p354) 자기인식이 안되있는 사람이 남을 가르칠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p368)

 

또한 개인적인 부분에서도 나 자신을 아는 건 매우 중요한데- 특히 책의 이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인생이란 큰 맥락에서 보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행길이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살아보면서 절절히 와닿는 사실은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이 나이와 함께 변화해 간다는 사실이다'(p347)

 

책은 전반적으로 '흔들림없는 확고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가치관과 철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고, 고전과 철학이 이 작업을 도와줄거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도 저자 스스로가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개척해나가겠다고 마무리지으며 책을 끝낸다.

 

 

삶에 본질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책이라 다 읽고 나면

이빨을 닦고 난 후에 느끼는 개운함+더운 여름에 얼음물을 들이켰을 때 목구멍에 차가운 물이 내려가는 걸 느끼는 순간의 희열

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당연히 추천.

 

 

덧: 공병호의 고전강독 2도 있더라. 이 책의 부제는 '다시 정의를 묻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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