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김경욱 지음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동화처럼'이라는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이 책의 작품해설을 쓴 강유정 문화평론가가 이 책을 '어른을 위한 연애 성장 테라피'라는 달콤한 단어로 지칭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직 어른은 아니지만 연애와 성장에는 관심이 많고, 동화도 좋아하는 어중간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보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1990년대 대학을 다닌 90학번들이 읽으면 가장 짜릿하게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대의 청춘을 보냈던 그리고 지금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서 감동이 없거나 한 건 아니지만 사람은 자기와 닮은 이야기를 볼 때 공감게이지가 폭발하기 때문에,

30대를 지나 40대에 진입한 사람들에게 강추하는 책이다.

 

355페이지의 두툼한 소설이다.

수학의 정석 1하고 비슷한 두께인데...(요즘은 안나오나 이책?;;)

이야기가 현실적이어서 그런지 금방금방 읽힌다.

읽다가 보면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읽다가 보니 왠지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가 생각나기도 하고;;(결말부분쪽에서)

 

시놉시스는 대략 이렇다.

[노래패 동아리에 가입한 대학 신입생 백장미와 한서영, 그리고 김명제와 서정우.

이들의 엇갈린 사랑과 운명은 세월이 지난 후 그들을 다시 한 자리에 모이도록 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장미는 서정우를, 명제는 한서영을 좋아했지만,

정작 두 선남선녀인 서정우와 한서영은 둘이서 커플이 됐다.

그리고 사회인이 되어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장미와 명제.

둘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멋지게 변해 있다.

서로에게 빠져드는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하고 곧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서정우가 하객으로 등장하면서 이들의 결혼 생활은 신혼여행부터 삐꺽거리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실직까지 하게 된 명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쓰라린 이혼의 여정뿐이다.

몇 년 후 서정우의 결혼식장에서 재회한 장미와 명제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두 번째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역시 서정우의 결혼식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 한서영 때문에 명제의 마음이 흔들리면서 결혼 생활은 또다시 좌충우돌. 결국 두 번째 이혼을 감행하는 것으로 파국을 맞이하고야 마는데……. 결코 만만치 않은 그들의 사랑과 결혼은 과연 동화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맺음 할 수 있을까?! ]- 이게 출판사 줄거리

 

비단 추리소설만 그렇지는 않아서 결말은 나도 그냥 안쓰는게 나은 것 같다.

사랑이야기이고, 인생이야기이다.

동화이야기이기도 하고 현실이야기이기도 하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진하게 여운이 남는다.

 

이 책의 제목은 '동화처럼'이지만 실상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동화 그 이후'로 표현될 수 있다.

동화에서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이지만.

이 책에서는 결혼 그 이후가 진짜 시작이다. 현실처럼.

주인공 장미와 명제가...신혼여행부터 꼬이고, 서로 사이가 좋아질라치면 또 오해하고, 대화도 잘 안통하고..

(원래 결혼생활이란 이런건가;;)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이들을 보면서 현실은 이렇게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기혼자라면 아마 자신의 모습을 투사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미혼이라면 미리 한번 기혼자의 삶을 살아볼 수도 있겠고.(이게 바로 소설의 좋은점?)

 

나는 주인공 '장미'에게 나를 투영시켜 읽으면서 나도 함께 설레고, 상처받고, 점점 단단하게 상처가 아물어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손톱만큼이라도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그래서 '동화처럼'은 마음의 키를 더 자랄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라 표현하고 싶다.

 

이 책의 뒷면에는 작가의 말이 쓰여있다.

 

'사랑에 대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하지 않고 있거나 둘 중 하나일 뿐.'

책을 덮고 나니 이 글이 눈에 들어온다.

 

현실 속의 사람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이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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