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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고 잘 파는 법 - 롯데홈쇼핑 이부장이 들려주는
이상발 지음 / 지식노마드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살아오면서 어떤게 잘 사는거고 어떤게 잘 파는건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정가보다 싸게 사면 잘 사는 거고, 이윤을 많이 남기면 잘 파는 법 아님?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고파는 행위에도 철학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이 책의 장점은 먼저- 재미있다는 거다.
다르게 말하면 이걸로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간다.
재미있다는 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책을 끝까지 놓지 않게 해주는 힘이 있는 책이라는거다.
콘텐츠 자체가 재미있다기 보다는,
쉽지 않은 유통에 관한 콘텐츠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쉽고, 유머러스하고 직설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자칫하면 교과서 같이 쓰여지기 쉬운 내용을 이렇게 풀어낼 수 있었던 까닭은-
책의 저자가 엄청난 유머의 내공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만나보지 않아도 저자가 얼마나 유쾌한 사람인지, 이 책의 첫날개 프로필만 보고도 짐작할 수 있었다.
힘이 있는 텍스트와 없는 텍스트의 차이는-저자의 이야기가 있냐, 없냐에 따라 많이 다른것 같다.
논술이건, 학술논문이건 다 다르지 않다.
저자만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주장과 내용이 담겨있으면 그 텍스트에는 힘이 있고,
반대로 그저 여러책과 주워들은 이야기의 짜집기에 지나지 않으면 뻔한 생명력 없는 글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내공'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엄청난 힘을 가진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도 있고, 유익한 내용들이 많아 읽으면서 일단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 책이었다.
구체적으로 유통업계에서 MD를 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래서 내가 이런걸 알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세한) 내용들이 책에 실려 있었는데.
유통업계나 MD를 지망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봐야할 필수도서고,
더 넓게는 나중에 회사원의 신분을 벗어나 자기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도 결국은 무형이건, 유형이건 뭔가 '파는' 행위니까)
엄마랑 같이 할인마트를 다닐 때,
엄마가 가끔 가격표가 붙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좀 더 얹어달라던가 깎아달라던가 하면서 협상을 벌이는 걸 봤는데-
어렸을 때는 가격표가 붙어있는 걸 무시하고 엄마는 왜 흥정을 할까, 좀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내가 삼겹살사면 절대 그 가격에 안사고 꼭 더 얹어서 사온다;;ㅋㅋ)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런 소비자의 권리가 '당연'한거라 말한다.
가격을 정하는 건 소비자의 고유 권한이라고.
할인마트의 둘째칸과 셋째칸의 물건은 그냥 놓여져 있는게 아니라 사람의 눈높이에서 가장 고르기 쉬운 물건들이 놓인 장소는 '골든존'이라고 해서 그마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들이 놓이는 거라 한다.
이런 내용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책은 할인마트와 홈쇼핑, 인터넷은 어떤식으로 물건을 '팔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는데, 공간의 제약과 시간의 제약등 각각의 매체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쇼핑할 때 이런 특성들을 잘 알면 좀 더 효과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용 중 백미는 '팔기실습'인데,
보면서 웃음이 빵터졌던 동시에, 너무나 진지하게 나도 도전하고 싶어졌다.
작은 물건을 잘 파는 사람이 큰 물건도 잘 파니까...^^;
초기의 대기업들도 처음부터 큰 사업을 했던게 아니니까...
그 외에도 이러저러한 자질구질하게 넘어갈 수 있는 쿠폰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사업하는 사람들이 했던 실패담, 후배 MD에게 하는 조언들도 깨알같이 담겨 있어읽는 사람에게 팁 이상의 내공을 전수해주고 있다.
저자의 18년 유통업계 경험의 내공이 압축되어 담겨 있는 이 책은
단지 유통업에 관심있는 사람 뿐 아니라,
반품불가에 울었던 사람, 쇼핑몰 쿠폰을 악착같이 받아내기 위해 개인정보를 적고 스팸전화를 받고 후회해본 사람,
홈쇼핑보다 자기도 모르게 충동구매 하고 나중에 자기 합리화 했던 사람들도 읽어야 할 책이다.
올해가 가기전에 이 책의 내용을 '옥션'이라던가 '중고까페'에서 실천해 볼 계획이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