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를 믿지 마라 - 일상을 뒤흔드는 건망증의 위험과 기억력의 비밀
캐서린 제이콥슨 라민 지음, 이영미 옮김 / 흐름출판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스물 네 살이다.

그런데 나는 가끔 손에 안경을 들고 안경을 찾는 애교스런 건망증부터

아까 점심때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나는 초단기 심각한(?) 기억상실까지..

가끔은 10년된 친구의 얼굴만 떠오르고 이름이 안떠올라 입에서 맴도는 스스로를 보면서..

....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자책하기도 했다.

카페인을 너무 즐겼나? 어렸을 때 너무 많이 부딪쳤나? 뇌세포가 뉴런이 제대로 작동을 안하나?-_-?;;

 

이책의 부재는 '일상을 뒤흔드는 건망증의 위험과 기억력의 비밀'이다.

약간 '뿅'하고 기억력의 비밀을 서술해 놓았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이 책은 한편의 과학저널과 수필 사이에 약간 걸쳐져 있다.

과학의 힘을 빌려서 인위적으로(혹은 의식적으로) 기억력을 유지하기 위한 한 여자의 노력들의 기록이기 때문에

생소하고 약간은 불편한 과학 용어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그 과학용어들마저도 이야기속에 묻어가기 때문에 무척 흥미로운 편이다.

 

기억력을 도와주는 건 뭐가 있을까?

프로그램? 음식? 영양제? 닌텐도? 호르몬처방?

이 모든 것을 시도해본 이야기가 나온다.

게다가 뇌에 관한 상식들도 풍부하게 담겨있다.

 

스트레스가 뇌에 치명적이라던가,

부모자식의 애착관계가 높으면 지능이 높다던가.

박치기같은 직접적인 충격은 뇌에 손상을 준다던가,

 

사례들이 그다지 한국적이진 않지만, 사람이라면 한번쯤 관심을 가져보고 흥미를 가져볼만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뇌에서 더 나아가

뇌에 영향을 주는 잠, 비만, 당뇨, 고혈압, 빈혈에 관한 서술도 있어서 술술 읽혔다.

애더럴과 프로비질같은 약으로 기억력이 잠시 좋아졌던 이야기가 나온 부분에서는 나도 한번 그 약을 먹어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혹은 다른 감기약들도 기억력을 앗아갈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약간 충격적이었다.

 

기억력의 비밀의 결론?

은 뇌를 써야 한다는 거다.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거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자꾸만 안주하는 대신 도전하고 정기적인 낱말풀이와 사람들과의 사회생활을 통해서

기억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 두고두고 읽을만한 책이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자주자주 잊을테니까.

이 책이 집에 있다는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이 책은 조금 더 윤택한 삶을 도와줄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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