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한 철학자들 죽음을 요리하다 1881 함께 읽는 교양 6
토머스 캐스카트 지음, 윤인숙 옮김 / 함께읽는책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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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요리할 수 있는 기발한 발상을 떠올리며 이 책을 펼쳐보았을 때

난 과연 죽음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있는지 물어본다.

분명 언젠가는 찾아올 운명의 존재, 하지만 내게는 왠지 그리 쉽게 다가오지 않을 거

같은, 부정하고 싶은 운명의 사슬처럼 여기고 있지는 않나 의문만 떠오르고 만다.

 

과연 자신에게 죽음이란 어떤 의미의 존재인지 곰곰히 생각하고 내가 살고 있는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  영원한 영생을 꿈꾸는 믿음을 지닌 사람으로

살고 있는지 다양한 물음을 또 던지게 된다.

삶과 죽음의 경계속에 또 다른 차원의 시간이 존재할 수 있는지, 기도하며 꿈꾸는

천국이란 곳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지  그 언제 나도 그 곳에 발을 내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그 기분은 우리에게 무엇을 안겨줄지 계속 궁금증에 빠지게 한다.

 

철학과 함께 하면서 죽음이란 존재를 마주했을 때 느낀 건 역시 자신에게 찾아오는

검은 그림자의 운명은  늘 죽음에 대안 불안속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늘 가볍게 나에게 그런 불운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며 진지하게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모습

또한 낯설지가 않다.

 

존재와 비존재는 어떤 차이에 놓여 있는 세계인지, 영원한 영혼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될지 아니면 영원한 벌을 받으며 내세에 모든 고통을 안고 가야할지 쉽게

내다볼 수 없는 운명의 다리를 우리는 어떻게 건너갈 수 있을까 상상도 해보고 말이다.

 

이 책을 통해서 죽음을 향한 다양한 고찰과 서로 다른 상반된 철학자들의 생각과 말을

들어보면서 무엇하나 냉철하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죽음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것은 영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당연한 인간의 마지막 운명의 모습으로 남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막연한 환상속에 살아가지 않기 위해 죽음에 대한 불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하이데거를 볼때면 그로 인해 현실적인 삶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또 아니었다. 인간의 마음이란게 그렇게 냉정하게 진정시키면서 철학적 사색속에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더 그런거 같다.

 

사후 세계는 생각해볼 수 있지만 종교적인 믿음의 선은 성급히 그을 수가 없게되버린다.

눈에 보이는 확신이 선명하지 않고  그저 작은 일말의 현실적이고 가능한 선택의 순간을

더 먼저 떠올리기 때문에 그런거 같다.

20c 문화 인류학자 어네스트 베거의 책에서 인용된 말처럼 우리는 언젠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알고 있지만, 이 엄청한 진실을 회피하기 위해 온갖

획책을 다한다는 사실에 그 누구하나 쉽게 고개를 젓지 못할 거 같다.

 

눈 앞에 다가온 죽음이란 손길이 보인다면 어떤 몸부림을 쳐서라도 그 암흑속에서

빠져나오고 싶을 것이고 끔찍하기 때문이다.

극도의 불안과 고통은 늘 나를 피해가길 바라는 심정은 가슴 한 구석을

자리잡고있지만 그래도 그 언젠가는 조용히 운명을 받아들이며 짤음 순간에라도

삶의 발자국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또 내가느낀 부분이다.

 

삶과 죽음을 다루었던 사유의 전문가들인 이 책의 철학자들은 다양한 죽음에

마주하는 방식과 대응법을 알려주었다.

그렇다고 결코 하나를 선택해 자신의 삶에 입힐필요는 없었지만 적어도 삶과 사후의

세계를 미리 오고 가볼 수  잇는 이 책의 이야기들은 한결 죽음에 대한 좀 더

의연하고 나만의 시선을 지니도록 도와주고 있다.

유일무이의 존재로 살아있는 생명이란 존재에 한 번 더 감사해보는 마음을

가져볼 수도 있었고  나의 자아속엔 무엇을 보는 삶이 들어있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유익했다.

 

그 정점은 결국 우리는 자기 앞에 놓여진 삶을 나의 것으로 잘 가꾸어나가고

죽음에 대한 불안을 넘어서서  인생에 중요한 삶을 이루어 나가는 길을 걸어가야하는

것이 우리가 진정 원하는 이상적인 얼굴이 아닐까?

 

삶을 살아가는 자체가 특전이라는 하나뿐인 인생과 함께하는 죽음에 대한

나만의 철학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자신있게 꺼내볼 수 있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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