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열차 이일호 베틀북 저학년 문고
김정민 지음, 홍선주 그림 / 베틀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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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유아기일 때에는 엄마와 외출하는 그 자체를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고, 이전보다 더 많은 경험들을 해가면서 시시해하는 것들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이전에는 좋아했던 것들도 그 마음이 시들시들해져서 나름 서프라이즈라고 오버를 해도 무덤덤해한다.

신나는 일이 있을 거라는 엄마의 말씀에 잔뜩 기대를 했던 하율이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엄마는 엄마 친구를 만나니까 신나는 거고, 거기에 졸졸 따라가는 게 신나지 않다는 건, 정말 맞는 말이었다.

퉁퉁 부은 얼굴로 툴툴거리던 하율이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다. 엄마인 줄 알고 분홍색 옷을 입은 사람을 따라서 겨우 열차에 탔지만, 엄마가 아니었다.

하율이에게 보여진 것은 물음표와 느낌표 선로였다. 그리고 그 선로들은 하율이에게 말을 걸어왔다.

지하철의 불이 꺼졌다가 다시 켜지자 열차 안에는 아무도 없이 하율이와 거꾸로 매달린 부엉이 한 마리만 있었다. 그렇게 하율이의 지하철 여행은 시작되었다.

하율이는 열차 안에서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하율이가 탄 환상열차 이일호, 다리가 100쌍이 있는 백족씨, 그리고 목소리가 작은 이목씨가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데려가 준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 속에서는 뭐든 가능하다. 하율이는 위험천만한 상황과 신비한 상황 그 어디쯤에서 진심으로 신나는 여행을 즐기게 된다.

신나고 싶었던 하율이, 날고 싶었던 백족씨, 그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싶었던 이목씨는 그 꿈을 이루게 될까?

이 책은 이야기의 시작부터 마치 작가가 아이인 것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 작가의 말에서 더욱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엄마의 얼토당토않은 이야기에서 시작된 「환상 열차 이일호」.

이 책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것,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 줄 것, 그리고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고개를 끄덕여 줄 것에 대해 마음 깊이 다짐하게 해주었다.

신나면서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판타지 동화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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