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 사회를 아쉬워하며 꼭꼭 숨기며 살아온 개인 희생사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지음 / 창비 / 1995년 3월

얼마전 우연히 세사람이서 술자리를 갖게 되었는데, 그중 두사람이 '똘레랑스'를 화두로 하여 이야기를 해나가는 데, 그야말로 나는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었었다.

급하게 책을 사서 읽어내려가는데, 개인과 가족의 희생의 역사는 홍세화님의 개인만의 얘기가 아니라 이나라 이 민족이 겪은 희생이며, 동시에 반대편에 섰던, 지금도 서있는 가해자에 관한 얘기인 것이다.

그렇다. 나는 저자의 의견에 거의 대부분을 동의한다. 우리 민족사에 가장 큰 오점중의 하나는 잘못된 역사에 대한 바른 평가나 심판이 없었다는 점인데,(요즘 친일파 708명의 명단도 발표됐지만) 그에 반해 프랑스의 과거사 정리 부분이 깊이 와닿기도 한다.

내나라에 살면서 자기의 생각을 말할 수 없고, 나의 주장을 차분히 말할 수 없는 그래서 '똘레랑스'가 없는 사회, 많은 부분이 아쉽기만 하다. 한 사회와 다른 사회와의 만남, 힘있는 집단이 약한 개인에 대해 갖는 배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의 상대방에 대한 존중, 존중받기 위해서 먼저 존중하는 풍조 등등

문화사대주의를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문화는 흡수되기보다는 우리것화했던 민족이기에 다른 것보다도 이'똘레랑스'를 수입하여 우리것으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외규장각도서 반화 문제를 비롯한 우리 문화재 약탈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내 마음의 노폐물이 한겹 벗겨진 듯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8월

먼저 저같은 사람이 있을까 해서 말씀드리자면, 처음 일부분을 읽을 때까지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감동을 받았다는 독자서평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기대를 갖고 보셔도 됩니다. 그간의 덧쌓인 마음의 때를 씻어낸 듯 합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고 나서 한참을 '멍'한 상태로 있었던 같습니다.
그간 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찌들어 있었던 문명과 물질의 부정적인 때를 스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준만으로 사회를 판단하고 재단하고 평가하곤 했습니다.

참과 거짓에 대한 기준 또한 그랬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작은 나무가 받은 교육이야말로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적이고 체득함으로써 얻은 산교육이 아닌가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정치가, 기독교인, 백인들이 갖고 있는 사고방식이 그들 스스로는 자신들이 정상이라고 여겨 왔지만 실상은 위선과 이기심과 계산에 의한 가치기준일 뿐이었고, 단지 정치적인 기득권을 가진 가진자들 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사회 가치 판단의 기준이라고 크게 착각하며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은 나무가 위선과 편견으로 가득찬 고아원에서 벗어나는 순간, 작은나무가 자연으로돌아가는 장면에서 스스로가 동화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자녀들의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님 여러분 자녀들을 주변의 기준에 맞추어서 다람쥐 챗바퀴 돌리듯 몰아세우지는 않으셨는지 되돌아보십시오. 우리 아이들에게는 조금이라도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은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책으로 이 책을 과감하게 추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