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친정엄마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이성적으로 볼라치면 곤란하다. 삐뚤어진 나도 어쩔 수 없이 무너지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984> <동물농장>의 조지 오웰이 소설을 집필하기 몇 년 전에 썼던 르포르타주입니다. 영국의 탄광마을에서 지냈던 기간을 그린 1부, 사회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은 2부로 나뉘어집니다.

1부는 1930년대 영국 노동자들의 삶, 특히 주택문제와 실업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묘사됩니다.

2부는 정말 인상적인데,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는 그것을 신봉하는 이들이 사회주의를 망친다"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회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주의자"가 문제인 것이라는 거죠.  대중은 이해할 수 없는 용어를 구사하며, 노동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오히려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하며, 마르크스의 말만 교조적으로 신봉하며 육체 노동자만 진짜 노동자라고 여기고 사무직 노동자와 가난한 자영업자를 무시하면서, 그들만의 세계에서 잘난 체하는 부르주아 지식인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겨 있습니다.

파시즘을 키우는 것은 사회주의다, 라고 합니다. 사회주의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데올로기로만 맴도는 사이, 파시스트들은 사회주의가 하는 이야기에 맞서 자신들을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죠.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도 절묘하게 들어맞는 이야기입니다. 조지 오웰이 비판하는 그 모습이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고민을 던져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 나온 남자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난, 너의 손목을 본 적이 없었어. 우리가 함께 본 영화의 '지성희'(지진희)처럼. '성희'는 3년을 같이 산 부인 '영심이'의 손목에 자살을 시도한 흔적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지. 
너의 손목에 그런 흔적은 없지만, 또 다른 '손목'에 내가 알지 못하는 상처가 분명히 있을텐데.  내가 보려면 얼마든지 볼 수 있었고, 하지만 보지 못했던 그런 것들이 있을테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사람이, 그 사람의 생각과 고민을 알지 못한다는 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성희'는 '영심'과 연애를 하고 있던 중에도, 그녀에게 돈이 필요했고, 그녀가 '다단계'를 했다는 것도 전혀 알지 못했지. 그녀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리고, 난 지금 너를 얼마나 외롭게 하고 있을까. 

그녀는 애인이었던 성희에게 어떤 식으로든 표시를 했을 거야. 성희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거지. 그녀가, 솔직히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탓할 순 없는 거야. 그렇지? 사람은 보고 싶은대로 보고, 관심을 가지는만큼 보이고, 그러니까 그만큼밖에 보지 못했던 성희가 그녀에게 미안해해야 하는 거겠지. 그래서 그녀가 말했던 거잖아. 

"난 이해심이 부족했고, 당신은 이해력이 부족하더라."

밖에서는 세련되고 지적인 음악평론가지만, 편한 친구 앞에서는 누구보다 찌질하고 고집불통인 '성희'. 그는 나랑 참 닮아있는 거 같더라.  항상 '배려'를, '평등'을, '믿음'을 이야기하는 나였지만...뭔가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잘난 체 하는 나지만, 정작 난 굉장히 무심하고 찌질한 사람이니까 말야. 

그래서 난 오늘도 너에게 서운함을 느끼게 했나봐. 네가 나에게 했던 말, 표정, 행동들은 6년을 함께 했던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들인데, 난 다른 사람들이 내려주는 해석에 흔들려버리고 말았지. 너는 왜 내게 믿음을 주지 않냐고, 왜 표현하지 않느냐고 너의 표현들을 모두 무시해버렸어. 그래, 정말 이해력이 딸리나봐 나는.   



우리가 함께 본 이 영화에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장면이 있었잖아. 남자 셋이 모여 집에 도배를 하며 가족을 기다리는 모습. 여자 셋이 모여 생애 처음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하는 모습. 

남자 셋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노동을 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그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거 같아 좋아보였고,
여자 셋은 힘들게 살아온 그녀들이 처음으로 자기 자신들을 위해 선물을 해주는 모습이 좋아보였지. 

우리, 그렇게 서로와 자신을 위한 선물을 하며 살아가보자. 그들은 결국 헤어졌고, 미안해했고, "너를 잘 몰라서 미안했어"라고 사과했지만..  부족한 이해심과 이해력을 채워가며 우리는 같이 나란히 살아가보자. 서로의 '손목'을 들여다보면서, 기억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보자. 함께해줘서, 정말 고마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2주

* 집 나온 남자들 * 

<낮술>이 연상되지 않을 수 없다. 마누라가 감히 나보다 하루 먼저 집을 나갔다며, 함께 그녀를 찾아다니는 찌질한 세 남자의 로드무비.  

그녀는 왜 집을 나갔을까? 집을 나갈 때 그녀가 남긴 메모. 

"난 이해심이 없고, 넌 이해력이 없더라." 

이 의미심장함이여!  

수많은 '그'와 '그녀'의 진실들이 이야기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이하 감독, 두번째 영화란다. <여교수>를 보고 한동안 혼란에 빠졌었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안되서.....쿨럭;; 뭐 이번에는 나름의 각오를 가지고 보면 좀 낫지 않을까) 

* 공기인형 * 

섹스돌이라니. 지극히 일본적이다.  

심지어 배두나가 벗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안쓰러운 현실이지만,  

인간의 소외를 다루는 영화로서의 메시지를 기대해본다.  

오다기리 죠, 배두나, <아무도 모른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라 배우와 감독이 일단 끌리는 구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기인형이라는 설정이 맘에 걸리는 것도 사실이다. 남성 판타지를 그대로 구현하는 존재이니까.  

무엇을 확인하게 되든, 확인해보고픈 욕심은 생긴다.  

* 경계도시 2 * 

 평정심을 유지하며 영화를 보기 어렵다는, 

소위 이 땅에서 진보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유독 추천되고 있는, 

이 영화.. 

내리기 전에 꼭 봐야 한다.  

진실 앞에 설 용기가 아직 부족한 것인지, 

아직도 보지 못했다.  

 

 * 어둠의 아이들 * 

 영화의 홍보 카피 자체도, 

당신은 이 영화를 마주할 용기가 있습니까?

 현실은 추악하고, 그 추악한 현실이 진실이라고 버젓이 드러날수록  

보는 사람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무엇을 보게 될지, 짐작이 가면서도 짐작되지 않는다.  

적어도 외면은 하지 말아야 될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린존 - Green Zon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를 선택할 때, 액션영화, 더군다나 전쟁영화는 가급적 안 고르는 편이다. <그린존>의 마케팅은 본 시리즈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이 다시 뭉친 액션영화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린존>을 보자고 했을 때 "난 전쟁영화는 별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꽤 보았다.

멜로주의자도 빠져드는, 매력적인 액션

<그린존>이 액션 영화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액션영화를 즐기지 않는 나는 본 얼티메이텀을 보고 꽤 감동했는데, 특히 집과 집 사이를 통과하는 한치의 군더더기도 없는 본의 몸놀림과 절묘한 음악에 넋을 잃었었다. 액션영화에 비호감인 자도 빠져들게 만드는 폴 그린그래스의 적절한 긴박감, 과장되지 않은 날렵한 연출은 <그린존>에서도 역시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이라크 시아파의 지도자로 나오는 알 라위의 카리스마와 영도력(!)에 완전 압도당했다! 정치적 입장에 관계 없이....어찌나 멋있던지 말이다. 그가 보여준 액션이라곤 도망가는 것 뿐이었는데! )

다큐는 아니지만, 다큐스러운

사실에 기반한 픽션이기 때문에, 결코 다큐는 아니지만 <그린존>은 꼭 다큐의 모양새를 보인다. 부시 대통령의 전쟁 종료 및 승리 선언이 실제 그대로 보여지고, 이에 환호하는 미군들의 모습은 대놓고 작정했구나, 하고 걱정이 될 정도다. (이를 두고 씨네21의 모 기자는 미국 네오콘들에게 왜 명예훼손으로 적극 대응하지 않느냐며 질타했다! 풉)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 반전 아닌 반전

이 영화에 큰 반전은 없다. 주인공이 결국 알아내게 되는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는 것, 우리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이라크의 자유(Freedom of Iraq)'라는 거창한 명목으로 시작된 이라크 전쟁이 사실은 추악한 석유전쟁이라는 것과 미국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거짓말은 새로울 게 없었다.

하지만, 다 알고 있었는데도 역시, 미 정부와 언론이 보여주는 비열함은 아무리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알려내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라크에는 꼭두각시 정부가 세워져있고, 수없이 죽어간 이라크 국민들의 아픔은 아직도 생생할 것이므로.




'대량살상무기 증언을 조작한 게 뭐 대수냐' 라는 미 정부와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는 언론을 향해 군인 밀러(맷 데이먼)는 외쳤다.

"그게 전쟁을 한 이유인데! 당연히 중요하지!"



 

이 영화의 진짜 반전은 <그린존>

사실,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긴 하지만, 포탄이 펑펑 터지는 이라크 안에 "그린존"과 같은 미국인들의 휴양지가 있다는 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그린존’이란?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뒤 후세인이 사용하던 바그다드 궁을 개조한 미군의 특별 경계구역으로
미군 사령부 및 이라크 정부청사가 자리한 전쟁터 속 안전지대.
고급 수영장과 호화 식당, 마사지 시설, 나이트 클럽뿐 아니라 대형 헬스 클럽과 댄스 교습소가 존재 했으며
이슬람 국가에서 금지되었던 술이 허용되었다.


- DAUM 영화 정보 중

침략당한 이라크 국민들 뿐 아니라, 미 정부가 거짓말로 벌려놓은 판에 죽어라 땀 빼고 다치고 죽던 미국의 사병들도 그린존이라는 공간에서는 딴 세상 이야기였을게다. "그린존"은 이라크 한복판에서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조롱하면서 존재하고 있었고, 그 어느 곳보다 많은 사람이 피흘리던 곳에 위치한 이름이 'green'이라는 것은 미국 정부의 뻔뻔함을 그대로 상징하고 있었다.

간단하고 당연한 명제, "이라크는 이라크 국민의 손으로"

액션영화, 전쟁영화만큼 우리 편과 적이 뚜렷이 구분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는 그렇게 단순한 선 긋기가 쉽지 않다. 이라크 내부의 정치세력과 역사를 잘 알지 못하면 더욱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특히 밀러 팀장의 통역을 맡게 되는 프레디의 행동은 볼수록 아리송하다. 당췌 '누구의 편'인지 알 수 없게 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프레디가 그 답을 풀어준다.

"이라크가 어떻게 되든 당신들이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시아파가 독재를 했든 안 했든, 이라크 내에서 정치세력이 싸우든 말든, 미국이, 그리고 프레디를 평가하려던 내가, 대신 결정할 순 없는 것이다. 꼭두각시를 꽂는 것으로, 더우기 전쟁으로는 그들에게 폐만 끼칠 뿐이라는 것이라는 피울음 섞인 항변인 것이다.

전 세계의 "일진"을 자처하며 세계 곳곳을 들쑤시는 미국을 뜨끔하게 만들도록.... 전 세계에서 <그린존>에 열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eplicahandbag 2010-07-23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